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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기대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심형래가 오랜만에 영구로서 돌아온 를 최대한 열린 마음과 호의적인 태도로 보려 했던 이유는 영화를 통해 과거의 추억을 환기하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것은 의 전략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TV에서, 그리고 수많은 시리즈물 속에서 애견과 함께 귀신을 퇴치하고(), 월남전에서 적군의 로봇을 무찌르던() 영구와의 추억을 간직한 세대를 위한 영화다. 이 영화의 개그 코드는 심형래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이에게 온전히 먹힐 수 있다. 그래서 이 영화가 할리우드에서 통하느냐 마느냐 하는 논쟁은 때보다도 더 의미가 없다. 중요한 건, 과연 그 추억의 환기가 제대로 이뤄졌느냐는 거다.
의미없이 휘발되어 버린 추억 │영구 없다" />
때에도 심형래의 작품은 작품 자체의 플롯과 의미보다는 심형래라는 개인이 작품을 만들기까지의 서사가 더 큰 의미를 가졌다. 역시 그렇다. 이 영화를 지배하는 건 영구라는 캐릭터로 대표되는 가장 화려했던 시절에 대한 심형래의 향수, 그리고 그것을 재현하고자 하는 욕망이다. 마피아 보스의 숨겨진 바보 아들 영구의 이야기도, 하비 케이틀로 대표되는 할리우드의 외형도, 이 욕망을 위한 일종의 도구일 뿐이다. 그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진짜 문제는 그 방식이 너무 얕다는 것이다. 가 감동적일 수 있었던 건, 나이든 록키가 현역 챔피언과의 대결을 위해 도전하는 스토리와, 록키를 통해 다시금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시금 보고 싶었던 관객의 욕구가 행복하게 결합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록키가 다시 샌드백 대신 냉동육을 때리고 필라델피아 박물관 앞 계단을 뜀박질하는 장면을 통해 추억은 ‘지금 이곳’에서 온전한 의미로 환기된다. 하지만 는 영구와의, 심형래와의 추억을 환기하기보다는 일회적으로 소비한다. 영구뿐 아니라 과거 그가 출연했던 ‘변방의 북소리’, ‘내일은 챔피언’ 같은 개그 코너에서 차용한 슬랩스틱은 영화에서 별다른 맥락 없이 거의 그대로 되풀이된다. 봉이 야구방망이로, 허름한 체육관이 뉴욕의 넓은 체육관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반가운 개그를 볼 때마다 웃음이 터지지만 그뿐, 다음 신으로 넘어가면 웃음도 기억도 쉽게 휘발된다.
그래서 관객의 추억에 기대는 의 전략은 어쨌든 의도한 포인트마다 웃음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일차적으로는 성공적이지만 심형래에겐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는 자기 자신을 위한 오마주를 바쳤다. 분명 그는 그럴만한 경력을 가진 존재다. 하지만 패러디도, 현재진행형의 의미도 없는 자기복제는 영광의 기억을 두텁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소모시킨다. 심형래의 과거 개그를 기억하는 관객으로서 의 재미에 대해서는 10점 만점에 6~7점 정도로 평가하겠다. 평균 이상의 코미디인 셈이다. 하지만 다시 기대를 갖고 심형래가 나오는 코미디 영화를 볼지는 모르겠다. 그럭저럭 웃긴 영화를 남겼지만, 그와의 추억은 빛이 바랬다. 별로, 남는 장사는 아니다.
글. 위근우 eight@
편집. 장경진 three@
를 기대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심형래가 오랜만에 영구로서 돌아온 를 최대한 열린 마음과 호의적인 태도로 보려 했던 이유는 영화를 통해 과거의 추억을 환기하고 싶다는 욕구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것은 의 전략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TV에서, 그리고 수많은 시리즈물 속에서 애견과 함께 귀신을 퇴치하고(), 월남전에서 적군의 로봇을 무찌르던() 영구와의 추억을 간직한 세대를 위한 영화다. 이 영화의 개그 코드는 심형래의 전성기를 기억하는 이에게 온전히 먹힐 수 있다. 그래서 이 영화가 할리우드에서 통하느냐 마느냐 하는 논쟁은 때보다도 더 의미가 없다. 중요한 건, 과연 그 추억의 환기가 제대로 이뤄졌느냐는 거다.
의미없이 휘발되어 버린 추억 │영구 없다" />
때에도 심형래의 작품은 작품 자체의 플롯과 의미보다는 심형래라는 개인이 작품을 만들기까지의 서사가 더 큰 의미를 가졌다. 역시 그렇다. 이 영화를 지배하는 건 영구라는 캐릭터로 대표되는 가장 화려했던 시절에 대한 심형래의 향수, 그리고 그것을 재현하고자 하는 욕망이다. 마피아 보스의 숨겨진 바보 아들 영구의 이야기도, 하비 케이틀로 대표되는 할리우드의 외형도, 이 욕망을 위한 일종의 도구일 뿐이다. 그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진짜 문제는 그 방식이 너무 얕다는 것이다. 가 감동적일 수 있었던 건, 나이든 록키가 현역 챔피언과의 대결을 위해 도전하는 스토리와, 록키를 통해 다시금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시금 보고 싶었던 관객의 욕구가 행복하게 결합했기 때문이다. 때문에 록키가 다시 샌드백 대신 냉동육을 때리고 필라델피아 박물관 앞 계단을 뜀박질하는 장면을 통해 추억은 ‘지금 이곳’에서 온전한 의미로 환기된다. 하지만 는 영구와의, 심형래와의 추억을 환기하기보다는 일회적으로 소비한다. 영구뿐 아니라 과거 그가 출연했던 ‘변방의 북소리’, ‘내일은 챔피언’ 같은 개그 코너에서 차용한 슬랩스틱은 영화에서 별다른 맥락 없이 거의 그대로 되풀이된다. 봉이 야구방망이로, 허름한 체육관이 뉴욕의 넓은 체육관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반가운 개그를 볼 때마다 웃음이 터지지만 그뿐, 다음 신으로 넘어가면 웃음도 기억도 쉽게 휘발된다.
그래서 관객의 추억에 기대는 의 전략은 어쨌든 의도한 포인트마다 웃음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일차적으로는 성공적이지만 심형래에겐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는 자기 자신을 위한 오마주를 바쳤다. 분명 그는 그럴만한 경력을 가진 존재다. 하지만 패러디도, 현재진행형의 의미도 없는 자기복제는 영광의 기억을 두텁게 하기보다는 오히려 소모시킨다. 심형래의 과거 개그를 기억하는 관객으로서 의 재미에 대해서는 10점 만점에 6~7점 정도로 평가하겠다. 평균 이상의 코미디인 셈이다. 하지만 다시 기대를 갖고 심형래가 나오는 코미디 영화를 볼지는 모르겠다. 그럭저럭 웃긴 영화를 남겼지만, 그와의 추억은 빛이 바랬다. 별로, 남는 장사는 아니다.
글. 위근우 eight@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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