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던트>, 진실을 말하는 대통령을 갖게 될까
, 진실을 말하는 대통령을 갖게 될까" /> 1회 수-목 KBS2 오후 9시 55분
대선이 한창 진행 중인 여당 후보의 캠프. 그의 비자금 문제가 불거지고, 아내는 자신의 소행이었노라 고백한다. 이를 해결하려 검찰에 출두하던 후보는 저격을 당한다. 이렇게 많은 내용이 진행된 것이 겨우 드라마 한 회의 절반 분량일 정도로 는 거침없이 이야기를 시작했다. 최근의 정치드라마인 SBS 이나 SBS 이 남성의 권력욕망을 실현시킬 대리인으로서 여성 캐릭터를 구축했다면, 는 누구의 손에 대신 맡길 수 없는 야망이 꿈틀대는 세계를 보여준다.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아버지에게 “국회의원 따위만 해도 짜증나는데” 대통령은 안하면 좋겠다고 되바라진 투정을 부리는 딸이나, “당신은 앞만 보고 달리면 된다”며 스스로 정치적 그늘이 되기를 자처하는 아내 역시 자신이 원하는 것에 솔직하다. 비자금 문제 때문에 화가 난 남편에게 “여전히 동지 맞죠?”라고 묻는 아내의 욕망은 함께 대통령의 영예에 도달하겠다는 투지에 다름 아니다. 그러니 대선이라는 큰 게임 판에 참여한 장일준(최수종)이 언제나 정정당당하게 선의로 행동하는 인물일 리가 없다. 그의 이러한 면모는 숨겨진 아들 유민기(제이)를 통해 상징화된다. 장일준은 여자와 아이를 버렸지만, 이들을 잊거나 폐기하지 못한다. 이익을 위해 배신을 하고, 그 배신을 완료하지 못해 손해를 감수하는 인간의 한계가 이들 부자 사이에 흐르는 갈등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진실을 말하는 순간을 보고 싶습니다”라는 유민기의 대사는 의미심장하다. 더욱이 장일준은 유민기를 선거캠프로 불러들이면서 이미 “내가 네 아버지”라는 사실을 커밍아웃 해버렸다. 해서 이들이 말하는 진실은 한층 포괄적이고 무거운 의미를 갖는다. 시청자는 다 아는 사실을 몰라 애간장 태우는 주인공이 아니라, 인정하기 어려웠던 진실을 시청자를 향해 소리 내어 말하게 되는 주인공을 드디어 만나게 되는 것일까.

글. 윤희성 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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