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이 집, 난방비는 얼마나 들까”
윤상현 “이 집, 난방비는 얼마나 들까”
오스카(윤상현)와의 키스신에 대해 주원(현빈)은 어떻게 생각할까. 주말 밤마다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놓는 주원의 대사 중에 라임(하지원)을 가장 설레게 한 말은 무엇이었을까. 오스카는 앞으로 생겨날 썬(이종석)과의 러브라인에 어떻게 대처할까. 주원의 트레이닝복이 그랬듯, SBS 은 시청자들에게 온갖 시시콜콜한 관심과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드라마다. 물론 바쁜 CEO, A급 스턴트배우, 한류스타를 한 자리에 모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지난 8일 경기도 여주 마임 비전 빌리지, 즉 드라마 속 ‘시크릿 가든’에서 이루어진 세 배우와의 기자간담회는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그러나 현빈은 비서 역의 김성오를 자연스럽게 ‘김 비서’라 지칭했고 윤상현은 시종일관 기자들을 향해 팬 서비스성 미소와 유쾌한 멘트를 던졌으며 하지원은 오스카 앞의 소녀 팬처럼 귀여운 말투로 몇 번이나 ‘너무 재미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캐릭터에 빙의 된 것 같은 세 배우와의 인터뷰를 공개한다.

배우들 각자가 생각하는 의 인기 비결이 궁금하다.
현빈 : 이 작품을 고른 이유와 공통적인 듯한데, 가볍고 편하게 한 시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어필하는 것 같다.
하지원 : 대본이 너무 재밌고 현장에서 배우와 스태프들의 호흡도 잘 맞아서 현장에서 즐겁게 찍으니까 드라마도 잘 나오는 것 같다. 그리고 많은 분이 우리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으로 설렘을 느끼게 해 준다는 걸 꼽으셨다.
윤상현 : 남녀가 만나 첫눈에 반하는 두근거림을 잘 캐치해서 찍어주신 것 같고, 또 그런 긴장감이 있다가 오스카가 나와서 한번 재밌게 해주면 긴장감이 풀어지니까 보는 사람을 쥐었다 폈다 쥐었다 폈다 하는 게 아닐까. (웃음) 캐릭터들도 명확해서 그걸 보는 재미도 있고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드라마인 것 같다.

“스트레스로 진짜 몸이 바뀌는 꿈도 꿨다”
윤상현 “이 집, 난방비는 얼마나 들까”
윤상현 “이 집, 난방비는 얼마나 들까”
윤상현 “이 집, 난방비는 얼마나 들까”
윤상현 “이 집, 난방비는 얼마나 들까”
현빈은 이번 작품으로 전성기 때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여겨지는데 본인이 느끼기엔 어떤가.
현빈 : 전성기 때 인기를 누리고 있나? (웃음) 무엇보다 많은 분이 봐주시는 것 같고 내가 입고 나오는 옷, 책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들었다. 그런 것들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증거일 것 같긴 하다. 그런데 사실은 잘 모르겠다.

남녀 주인공의 몸이 바뀐다는 내용의 시놉시스를 봤을 때 어땠나. 자칫하면 유치해질 수도 있는 설정인데 걱정되지 않았나.
하지원 : 원래 판타지를 좋아해서 몸이 바뀌는 상황에 대해 호기심이 많았다. 촬영 전에는 너무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 만약 몸이 바뀌어 연기하더라도 이건 장난이 아니고 진짜니까 남들은 판타지고 허구라고 생각할지언정 나는 오버하지 말고 최대한 진지하게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해 보니 정말 쉬운 게 아니고 연기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내가 남자로 바뀌는 꿈도 많이 꿨다. 하지만 굉장히 재미있게 찍었다.
현빈 : 처음 시놉시스와 대본을 봤을 때 내가 여태까지 안 했던 연기고, 뭔가를 더 보여 드릴 수 있다는 생각에 작품을 선택했는데 막상 부딪혀보니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다. 6부보다 7부에서, 7부보다 8부에서 라임이를 표현하기가 어려웠다. 점점 나아지고 풀려야 하는데 고민이 쌓여가더라. 9부에서 다시 주원이로 돌아오니까 너무 편하다. 그리고 6~8부에서 내가 최선이라고 생각했던 연기와 표현들을 다시 모니터해보니 계산착오였던 부분도 많았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스스로 실망한 부분도 있고, 그래도 이건 괜찮다고 생각한 부분도 있는데 앞으로 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지만 혹시 또 라임이를 표현하게 된다면 앞서 착오했던 부분을 보완해서 라임이다운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

서로 몸이 바뀐 상태로 연기한 장면 중 기억에 남는 신이 있다면.
현빈 : 사실 라임이의 본모습을 보여 드리면 또 다른 한 ‘남자’가 될 것 같아서 나는 여성성을 많이 표현하려고 했는데 그 점에서 착오도 있고 만족도 있었다. 라임이로 바뀌면서 오스카와 함께 나오는 신이 많았는데, 실제 라임이 오스카를 만날 때 보이시한 것보다 소녀 같은 모습을 많이 보이기도 해서 5회의 침실 장면도 기억나고 오스카와 뽀뽀했던 것도 떠오른다. 이건 기억이 안 날 수가 없다. (웃음) 하지만 감정이 들어간 키스신이 아니었기 때문에 한편으론 다행이란 생각도 들고, 여배우가 아니다 보니 오히려 더 부담 없이 편했던 것 같다.
하지원 : 그냥 라임이일 때보다 주원이가 돼서 찍는 장면들은 다 힘들긴 했지만 재밌었다. 아영이(유인나)랑 한방을 쓰거나 김비서(김성오)님이랑 같이 있는 장면에서는 우리가 바뀌었다는 걸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상황 자체가 너무 재밌었다. 특히 아영이와 한 침대에서 자는 신을 찍는데 거기선 나도 남자니까 아영이의 몸을 보고 놀라고 당황하는 게. (웃음)

주원과 라임의 몸이 바뀐 장면들을 연기하면서 서로 상대를 봤을 때 ‘나에게 저런 모습이나 습관이 있었나?’하고 깨닫게 된 부분이 있다면.
현빈 : 하지원 씨가 주원을 표현하는 표정이나 행동 중에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봤다. 주원이가 말하고 나서 ‘썩소’까지는 아니어도 기분 나쁜 표정을 짓는 걸 내가 무의식중에 표현하고 있었는데 그걸 캐치하신 걸 보고 몰래몰래 많이 보셨구나 싶었다. (웃음) 그리고 6부에서 8부까지는 서로 말투를 표현할 수 있도록 상대방의 대사를 다 쳐줬다. 이런 건 이런 톤으로 하고, 어미 처리는 이래야 하지 않을까 등. 그런데 9부에서 자기 몸으로 돌아온 뒤에 그게 문제가 됐다. 계속 상대방의 말투와 행동에 익숙해지다 보니 분명 내 대사인데 라임이의 말투를 쓰고 있고, 라임이 또한 주원이 말투로 대사를 해서 NG가 나기도 했다. 감독님께서 “라임이 같으니까 주원이 말투로 돌리라”고 하시는데 나는 분명 주원이 말투를 쓰고 있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웃음)
하지원 : 현장에서 가장 가깝게 볼 수 있으니까 주원이의 말투나 행동을 많이 관찰했지만 그래도 힘들었다. 그래서 방송을 현빈 씨 위주로 많이 보면서 표정, 눈빛, 말투, 팔짱 끼는 동작 하나하나까지 연습했고 부족할 때는 현빈 씨한테 이 대사 한 번만 해주면 좋겠다고 부탁해서 공부했다. 현빈 씨가 라임이를 연기할 때 발을 콩콩 구른다든가 하는 건 대본에 있던 설정이고, 그런 모습을 한다든가 내 눈빛을 연기할 때 정말 나와 비슷해서 “그건 내 행동인데, 내 말투인데?”하면서 서로 웃기도 했다. (웃음)

“썬과의 러브라인, 어떻게 발전할지 몰라서 두려워하는 중”
윤상현 “이 집, 난방비는 얼마나 들까”
윤상현 “이 집, 난방비는 얼마나 들까”
윤상현 씨는 극 중에서, 혹은 다른 누군가와 몸이 바뀐다면 누가 좋겠다고 생각하나.
윤상현 : 전에도 한 번 말한 적 있지만 현빈 씨와 바뀌면 좋겠다.
현빈 : 오스카가 신비의 술병을 빼앗아서 같이 나눠먹었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그러면 세 사람이 서로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하다고 얘기했다. (웃음)

평소 가수 역할을 꼭 하고 싶어 했다고 했는데 이번에 맡게 된 캐릭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윤상현 : 그동안 가수 역할, 하면 주로 MBC 의 안재욱 씨처럼 멋있고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가 많았다. 그래서 ‘왜 가수 역은 저렇게 멋있게만 해야 할까’ 생각했는데 대본을 보고 여태까지 보지 못한 가수 역할을 한번 해 보자고 생각했다. 단순하고 성격이 좀 직선적인 역할이면 재밌지 않을까, 그리고 내가 만약 멋있는 한류스타 역할을 하면 주원이랑 대립해야 하는데 대립이 될까? 나도 좀 살아남아야겠다고 생각했고 (웃음) 재미있게 바꿔보고 싶었는데 시청자분들도 재밌게 봐 주시는 것 같아 기쁘다.

오스카와 주원의 키스신은 감정이 없었다지만 오스카는 앞으로 썬과 러브라인을 이룰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윤상현 : 궁금하고 두렵다. 아직 표면적으로 드러난 건 없는데 뒤로 가면서 발전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어떻게 발전할지 몰라서 두려워하는 중이다. (웃음)

극 중에서 오스카와 주원의 집, 연습실이 굉장히 멋지고 주위 풍경도 아름답다. 이런 장소에서 촬영하는 기분은 어떤가.
현빈 : 굉장히 좋다. 그런데 촬영할 땐 애로사항이 하나 있다. 오스카랑 둘이 대화할 때 언성이 높아지는 신이 많은데 워낙 천장이 높다 보니 소리가 울려서 한 템포씩 쉬고 대사를 치게 될 때도 있다. 하지만 워낙 멋지고 예쁜 집에서 촬영하니까 기분 좋고 공간이 뻥 뚫려 있어 답답함도 없다.
윤상현 : 난방비는 얼마나 들까, 전기세는 얼마나 나올까, 이렇게 넓은 집에서는 뭘 하고 지내야 할까 같은 궁금증이 들었다. (웃음) 그런데 집이 너무 예쁘고 좋아서 촬영하며 신기하기도 하고 눈요기도 많이 한다.

주원의 대사 가운데 하면서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과, 하지원 씨가 생각하기에 ‘이런 건 여자라면 정말 떨리겠다’ 싶은 대사가 있다면.
현빈 : 글쎄, 별로 그렇게 듣기 좋은 대사들이 아니어서…(웃음) 많은 대사가 있었는데 지금 떠오르는 건, 오스카에게 라임이의 집을 설명하면서 “에 나올 것 같은데 파리가 날라다니고 불쌍한 애들이 있고”라고 한 것과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이라는 말이었다. 전혀 생각지 못했던 표현들을 대사로 쓰셔서 재미있었다. 아, 그리고 설레게 하는 행동들은 있었던 것 같다. 윗몸일으키기 장면도 있었고, 그래서 많은 체육관에서 윗몸일으키기를 한다고 들었다. (웃음) 그런 장면들은 내가 여자여도 두근두근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원 : 오스카가 라임이를 굉장히 오랜만에 다시 만났는데 눈빛 뿐 아니라 이름까지 기억해서 “길라임 씨죠?”라고 할 때 쿵쾅하고 설ㄹㅔㅆ던 사람이 많다고 들었다. 그런 작은 것까지 기억하는 모습이 여자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 같고, 주원이 윗몸일으키기 하면서 “길라임 씨는 언제부터 그렇게 예뻤나?”라는 대사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도 그 대사가 좋다. (웃음)

은 시청률보다 체감 인기가 더 높은 작품인데 인기가 피부로 느껴지나.
윤상현 : 전에 했던 드라마 때도 느꼈던 건데, 야외촬영을 하러 가면 나를 보고 배역의 이름을 불러 주신다. 이번 작품을 찍다가도 아주머니들이 차를 타고 지나가시다 “오스카~!”하고 부르시는 걸 보면 재미가 있으시구나 한다. 나는 여전히 아주머니들에게 반응이 오고 있다. (웃음)
하지원 : 예전부터 다니던 사우나, 운동하는 곳에서 요즘 5, 60대 아주머니들이 말을 많이 거신다. 드라마를 보면 너무 설레고 정말 생활의 활력이 된다고 하시는 걸 들으면 기분이 좋다. 그리고 가까운 친구들도 하지원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라임이라고 부르는 걸 보면 우리 드라마에 푹 빠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
현빈 : 어제 촬영하다 김비서(김성오)가 MBC 의 삼식이 때보다 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해 줬다. 시청률로는 반 정도인데 그보다 더 많은 인기가 있다고 해서 의아했고 왜 그런 것 같냐고 물어봤더니, 그때는 내가 아무것도 없던 시절에 올라간 건데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있는 상태여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거 아니냐고 대답하더라. 그 말을 들으니 한편으로는 희한하게 책임감도 느껴지고, 내가 느끼는 것보다 많은 분이 이 작품을 보고 계신다는 걸 알게 됐다. 또, 연예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주원이의 트레이닝복이나 라임 씨가 입은 의상들을 따라 입고 오스카가 부른 노래를 따라 부르시는 걸 보면 정말 드라마가 많은 분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낀다.

글. 최지은 five@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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