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만찬
마지막 만찬
바다에서 태어나고 자갈치에서 자란 사람이라 그런지 생선에 대한 유독한 사랑은 부둣가 고양이 못지않습니다. 어린 시절 저녁 밥상에는 배타는 아저씨들이 가져다 준 이름 모를 생선들이 항상 노릇노릇 구워져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눈이 튀어나온 녀석, 몸이 날렵한 녀석, 빨간 생선, 노란 생선, 찢어진 생선. 서울에 올라온 이후엔 모든 사람들이 그만큼 생선을 자주 먹지 않는다는 사실에 좀 놀라기 까지 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그런 저에게 지난 주말의 ‘1박 2일’은 즐거운 고문이었습니다. ‘코리안 루트’를 따라 속초 아바이 마을에 도착한 멤버들. 그들이 점심식사를 앞두고 명물 순대국밥과 생선구이로 나뉘었을 때 이미 제 마음은 갯배를 타고 생선구이 집이 있다는 물 건너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후 눈앞에 펼쳐지는 그 아름다운 광경이라니요. 한 두어 토막 맛있게 구워져 나올 줄 알았던 생선구이가, 정말 온갖 종류의 생선을 숯불에 갈비 굽듯이 구워먹는 그 ‘구이’라는 걸 안 순간, TV속 멤버들을 향한 부러움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만약 세상에 모든 음식이 사라진 상태에 마지막 음식을 고르라면 역시 생선, 이라고 말할 겁니다. 만약 어업이 사라진 세상이 온다 해도 낚시가 아니라 작살던지기라도 배울 각오가 되어있을 정도고요. 우리가 마지막, 이라고 부르는 극단적인 선언 속에는 그것이 절대적이고 최상의 것이라는 믿음이 내포되어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두들 오늘 점심도 맛있게 드세요. 의 은조처럼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밥을 먹듯 그렇게, 언제라도 지금이 마지막 식사인 것처럼. Bon Ape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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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백은하 on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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