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 : 스타다. 아이콘이다. 국민 여동생이다. 하지만 이제 그의 이름을 불러야할 때다. “근영아”라고.
문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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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애덕 : 문근영의 할머니. 문근영은 어린 시절 바쁜 부모님 대신 할머니와 아침 드라마를 보는 것으로 시작해 밤에는 할머니와 그날의 일에 대해 이야기하며 잠들었다. 할머니는 문근영이 “사람이 오르막길이 있으면 내리막길도 있게 마련이니 근영이가 그런 것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그저 무한한 교양을 쌓아서 지성 있는 배우로 커나가길” 바랐고, 그의 어머니는 문근영이 버는 돈이 “부모의 돈은 아니다라는 게 제 1원칙”이라며 “사회에 너의 사랑을 저금하는 것이라 생각”하라며 문근영에게 기부 활동을 제안했다. 문근영이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큰 흔들림 없이 연기를 할 수 있었던 건 가족의 힘이 절대적이었을 것이다.

유동근 : KBS , , 등에서 문근영의 선생님, 시아버지, 아버지 등으로 출연한 배우. 문근영은 학교에서 한 연극 에서 일곱 난쟁이 중 하나로 출연, “내 색다른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표현하는 게 재밌”어서 연기를 하고 싶어 했다. 그가 연기하는 것을 반대하던 어머니가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故김대중이 당선되면 연기하는 걸 허락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유명한 일화. 문근영은 故김대중이 당선되면서 연기 학원에 다녔고, 한 방송사 관계자가 그의 프로필 사진을 본 것을 계기로 KBS < TV는 사랑을 싣고 >의 재연배우와 에서 “서울에서 전학와서 애들 물 흐리는 악역”으로 본격적인 연기를 시작했다.

윤석호 : KBS 의 연출자. 윤석호 감독은 송혜교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문근영에게 “신데렐라에 캔디를 합친 소녀처럼 연기”할 것을 주문했지만, 문근영은 정작 캔디가 누구인지 몰랐다고. 하지만 문근영은 “대사 자체가 너무 슬퍼 따로 무언가를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며 배역을 잘 소화했고, “내가 (의) 은서라면 원빈 오빠를 택하겠다. 승헌 오빠에게는 (사랑하기엔) 벽이 너무 많지만 원빈 오빠는 처음부터 은서를 사랑한 사람이니까 행복한 일만 있을 것 같다”며 나름대로 작품을 해석했다. 당시 문근영은 이미 “내가 맡은 캐릭터에 동화되려고 노력하지만 그래도 안 되면 내가 연기를 해야 하는 캐릭터를 극단적으로 몰고 가려고 노력한다”며 나름의 연기 노하우도 갖고 있었다. 이는 문근영이 와 뮤직비디오 ‘가슴앓이’에서 나이에 비해 깊은 느낌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였을 듯하다.

임수정 : 문근영과 영화 에 함께 출연한 배우. 당시 임수정은 “근영이는 문자메시지가 월 500건까지만 되는 요금제도를 써서 월초에는 문자를 자주 보내는데 월말이 되면 뜸해진다”며 그를 “씩씩하고 명랑한 애어른”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문근영은 아이의 얼굴과 복잡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은 표정을 함께 가졌고, 김지운 감독은 그를 “깊고 슬픈 눈으로 주변 인물들에게 죄의식을 불어넣는 배우”라고 말했다. 실제로도 “말로 표현하기 힘든 어떤 묘한 느낌을 주는 연기”를 좋아하는 문근영에게 은 그의 독특한 느낌을 보여주기 좋은 작품이었고, 문근영은 새로운 캐릭터의 청소년 배우로 떠올랐다.

김종도 : 문근영이 소속된 나무액터스 대표. 김종도는 “문근영과 근영이 어머니는 내 스승이다. 사람이 살면서 자기 일에만 집중하지 주변을 둘러보지 못하는데 두 사람은 나한테 주변을 둘러볼 수 있도록 해줬다”고 할 만큼 문근영을 좋아한다. 나무 액터스란 이름도 문근영이 “한 곳에 뿌리를 내리고 무성한 잎을 내어 연기자들로 하여금 쉴 수 있도록”하자는 의미로 지은 이름. 또한 배우 안석환은 문근영에 대해 “존경스럽기까지 한 친구”라고 말하기도 했다. “세 줄의 제약 안에 온갖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게 좋아 정철의 ‘속미인곡’을 좋아하고, “한가하고 약해지려고 하면 핑계 삼아 외로워지는 것 같다”고 말하며, MBC 의 ‘러브하우스’에 출연했을 당시 출연 가정의 아이에게 “컴퓨터나 핸드폰을 사주자니 이용료가 부담스러울 것 같아” 고민하다가 장학금을 주는 문근영의 속 깊은 마음은 대중이 그에게 순수함과 애틋함을 동시에 가질 수 있었던 원천이었을 듯.

김래원 : 의 문근영, 임수정, 염정아와 모두 연기했던 배우. 문근영은 “너에게 밝은 모습을 끌어낼 자신이 있다”는 의 김호준 감독의 설득에 김래원과 에 출연했고, 영화는 크게 성공했다. 또한 문근영은 “시나리오를 30대 아저씨가 집필했으니까 통하지 않는 부분은 같이 나오는 친구와 상의하고 고쳐도 된다”는 김호준 감독의 말에 “내가 만들어갈 수 있는 여지가 많은” 연기를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는 문근영의 귀엽고 밝은 모습만 보여주며 그에게 ‘국민 여동생’의 이미지를 부여했다. 문근영은 큰 인기를 얻었지만, “배우로서의 문근영이 실력이 아닌 전혀 다른 힘으로 지탱되고 있었다”는 것을 알던 성숙한 내면을 가진 배우의 성장은 가로막혔다. 문근영은 “ 전과 지금의 나는 어떤 차이도 없는데 사람들은 전에 그냥 넘어갔던 행동들도 지금하면 너무 귀엽다고 한다”고 느꼈고, 20대가 넘어서도 “여성스럽고 성숙한 역할을 하고 싶은데 마음처럼 되지 않아서 조금 아쉬운” 상황이 된다.

박건형 : 영화 에 함께 출연한 배우. 문근영은 “가 끝나고 나서 사람들에게는 더 이상 자라지 않는 존재로 인식돼 있던” 상황에서 “춤도 사랑도 배우면서 성장하는” 캐릭터가 주인공인 이 영화를 선택했다. 문근영은 그를 가르치던 댄서들이 빠른 학습력을 칭찬할 만큼 빼어난 실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그의 캐릭터는 순수와 연민의 대상이 되는 어린 조선족 처녀였고, 그는 계속 ‘여동생’의 이미지로 소비됐다. 문근영은 “(스무 살을 기준으로) 하루 차이로 어른과 청소년이라는 애매한 경계선을 긋는 게 정말 싫었”지만 언론은 점점 스무 살에 가까워지는 그가 언제 ‘성인연기 변신’을 할지 궁금해 했다.

김주혁 : 영화 에 함께 출연한 배우. 전작들에서 “항상 우리의 영화를 만들려고 했는데 결과적으로 문근영만의 영화가 된 것 같아 슬프고 미안”했던 문근영은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이 작품에 출연했다. 하지만 언론은 문근영의 ‘연기변신’에 초점을 맞췄고, 문근영은 다시 영화의 흥행을 모두 책임지는 상황이 됐다. 또한 영화 전후로 문근영은 자신의 경력을 바탕으로 직접 수시에 응시하는 자기추천자 전형으로 대학에 입학했음에도 논란의 대상이 됐고, 어떤 이는 그의 꾸준한 기부활동마저 정치적인 문제로 비화시키며 그의 개인사를 들춰냈다. 그는 변한 것이 없는데 갑자기 안티가 생겼고, 문근영에게 “내 모습과 다른 옷이 두껍게 입혀져 나를 아예 포장해버린 상태”가 찾아왔다. “사람들의 관심은 고맙지만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편”이던 그가 “자격지심으로 학기 초에는 강의실에 앉아 있는 것 자체를 견디기 여려워”했다. 문근영에게 찾아온 첫 번째 슬럼프.

박신양 : SBS 에 함께 출연한 배우. 문근영은 으로 SBS 에서 대상을 받았다. 문근영은 평생을 남장 여성으로 산 신윤복을 애써 남자처럼, 혹은 여자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대신 김홍도와 정향을 통해 사랑과 그림에 눈뜨며 어른이 돼어가는 ‘사람’의 모습을 표현했다. 은 작가 스스로 캐릭터간의 멜로에 대해 더 자세히 표현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할 만큼 부분적인 아쉬움이 있었지만, 초반의 철없던 사고뭉치 천재에서 후반으로 갈수록 사랑과 그림을 알아가는 신윤복의 눈빛은 대본의 여백을 채우기에 충분했다. 문근영이 여성적이거나 섹시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도 성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걸 증명한 셈. 그렇게 문근영은 ‘국민 여동생’과 이별하기 시작했다.

장동건 : 문근영이 과거 “어떤 굴곡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자기 길을 가는 모습이 와 닿아” 롤 모델로 삼은 배우. 문근영은 로 신드롬적인 인기를 얻고, , , 에서 춤, 시각장애인 연기, 그림 등을 통해 다양한 연기 테크닉을 배웠으며, KBS 로 ‘국민 여동생’인 자신의 이미지와 상반된 캐릭터를 선택했다. 이는 미남 배우의 이미지에서 몇 차례의 연기 변신으로 스타성과 연기력을 동시에 인정받은 장동건의 행보와 비슷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건 문근영이 20대 초반의 나이에 스스로 자신의 배우 인생을 결정하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다. 문근영은 이후 ‘국민 여동생’ 이미지가 주는 압박을 견뎠고, 댄서, 시각장애인, 화가 등의 배역이 요구하는 다양한 연기 테크닉을 익히면서 자신의 연기 폭을 넓혔다. 지금 문근영처럼 스타성과 연기력을 갖추고, 멜로 이외의 연기도 가능한 배우는 찾기 어렵다. 그는 신드롬에 휩쓸리는 대신 신드롬이 사라진 뒤 자신의 20대를 스스로 결정해 나가고 있다.

이미숙 : 문근영이 “이미숙 선생님 같은 큰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던 배우. 에 함께 출연한다. 때론 스스로 “통점이 무딘 것 같다”던 문근영은 에서 모든 아픔을 안으로 삭히면서 밖으로는 반항하는 은조를 연기한다. 문근영은 은조를 통해 세상에 대한 반항심과 친 어머니와 새 식구로부터 모두 소외됐을 때의 쓸쓸함, 그리고 상대역인 천정명이 “은조야”라고 불렀을 때 무뚝뚝한 표정 속으로 작게 변하는 눈빛을 모두 보여줄 수 있다. 문근영은 그렇게 드디어 ‘국민 여동생’의 시간을 스스로 뚫고 자신의 깊은 내면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리고, 에서 그가 20대를 연기하는 5회부터는 그가 자신이 그동안 생각하고 준비한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그건 문근영이 단지 연기 테크닉에 능숙한 배우가 아니라 얼마나 상처로 가득한 여성의 인생을 표현할 수 있는가를 검증받을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할 것이다. 문근영은 얼마 전 SBS 에서 “내 삶을 그냥 내버려 둬 더 이상 간섭하지마 내 뜻대로 살아갈 수 있는 나만의 세상으로”라는 가사의 노래 ‘뮤지컬’을 불렀다. 그렇게 문근영은 자신의 이름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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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과 영화 에 함께 출연한 손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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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강명석 two@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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