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믄 안돼이성한 감독의 영화 은 주인공 짱구 역을 맡은 정우의 학창시절을 영화화한 작품으로, 지나치게 스타일리쉬한 폭력을 구사하거나 지나치게 스트레인지한 세계를 구축하는 일군의 학원물과 달리 부산지역 불량 고등학생들의 모습을 실제에 가깝게 그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그라믄 안돼’는 짱구가 가입한 불량서클 몬스터의 2학년 장이자 2학년의 실질적인 통, 일명 뜩이의 단골 대사로 무심한 듯 시크하게 훈계하는 어조의 매력 덕분에 작게는 날씨부터 크게는 국위에까지 응용되고 있는 문장이다. 영화에서 뜩이는 길에서 어묵을 먹다가 후배가 인사를 하면 “그래? 무라”라고 숨겨왔던 속정을 드러내지만 후배가 이를 사양하면 “그래? 가라”고 명쾌하게 상황을 정리하는 그야말로 영남의 사나이다. 그래서 그가 말하는 ‘그라믄 안돼’는 단순한 만류의 의미를 뛰어넘어 근본적인 태도의 개혁을 촉구하는 깊은 울림을 전한다. ‘그라믄 안돼’는 기본적으로 ‘안돼에헤에’로 말꼬리를 길게 늘여주며 가벼운 체념의 표정을 수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리고 뒤에 ‘응?’과 같은 확인의문사를 덧붙여 주면 상대방의 의기소침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더욱 강조하고자 할 때는 가능한 분노를 억제하고 나긋나긋하게 ‘그라믄 안돼에에-’를 먼저 던진 후 최대한 단전에 힘을 모아 ‘그렇게 해서는 안ㄷㅙㅅ!’이라고 소리를 높여주는 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물론 이때는 일갈을 하기 전에 가능한 낮은 목소리로 웅얼거려 상대방의 방심을 유도하며, 그 와중에도 간간이 ‘처’와 같이 험악한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추임새를 삽입해 문장의 위엄을 지켜야 한다. 그건 그렇고, 감독님. 아무리 이 세상에 노화가 촉진된 고등학생들이 존재한다고 해도 81년생인 주인공이 어린이로 보일 만큼 연로하신 분들 모셔다가 교복 입히고 그러면 안돼요. 명색이 학원물인데 캡쳐사진 바탕화면에 깔고 싶은 꽃미남 한 명 캐스팅 안 하고 그렇게 해서는 안ㄷㅙㅅ!
1. “그러면 안돼”를 경상도 사투리로 말한 것
2. 니가 뭘 알겠냐.
용례(用例)
* 엄마, 내 이름 아무렇게나 짓고 그라믄 안돼.
* 우리 귀요미 오빠 만날 때 화장 안 하고 나오고 그라믄 안돼-
* 그라믄 안돼~ 응? 맨날 아이유보다 말 많이 하고 그렇게 해선 안돼! 시키들…….
* 기사 읽고 나서 리플도 안 달고 추천도 안 해주고 그렇게 해선 안돼! 그라믄 절대 안돼-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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