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여, 기억 상실에서 깨어나라
미국인들이여, 기억 상실에서 깨어나라
배우 톰 행크스가 이제 미국의 역사 교사가 됐다. 영화 로 베트남전과 그 세대를 그렸던 톰 행크스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역사와 엔터테인먼트의 상관관계에 대해 탐구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 결과물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 공동 제작을 맡은 2001년 HBO 미니시리즈 다. 이 후 2008년 영화 , HBO의 미니시리즈 등에도 참여했던 톰 행크스는 미국인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있는 역사적인 사실을 ‘스펙터클’이 가미된 이야기로 들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이 나오게 됐다. 역시 이라크전을 다룬 영화 가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지 꼭 일주일이 되던 지난 14일부터 10부작으로 방송을 시작한 HBO 은 노르망디 상륙작전이나 영국 대공습 등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않았던 태평양에서의 미 해군들의 모습을 그렸다. 시리즈는 과달카날에서부터 모기가 수없이 많은 펠렐리우와 케이프 글로체스터, 이오지마, 그리고 오키나와까지의 대장정을 아우른다.

역사 선생님으로 변신한 톰 행크스

일병 유진 B 슬렛지 (조 마젤로)와 로버트 레키 (제임스 뱃지 데일)와 병장 존 바실론 (존 세다)등 실제 참전 용사들의 자서전과 증언을 바탕으로 제작된 은 자료화면과 참전 용사 인터뷰, 지도 등을 곁들인 인트로 장면으로 당시 상황을 설명한 후 이들 세 명의 캐릭터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된다. 특히 극중 슬렛지 역할을 맡은 조 마젤로는 영화 와 등에서 연기력을 과시했던 아역배우 출신으로, 이번 시리즈에서는 심장질환으로 참전하지 못할 뻔하다가 뒤늦게 절친한 친구를 쫓아 전장에 뛰어든 후 급격히 변해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작은 소품에까지 정확성을 기했다는 이 시리즈는 “역사는 데이터 분석이 아니다”라는 톰 행크스의 취지답게 볼거리가 많다. 하지만 단순히 참전 해군을 영웅으로 묘사하기보다는, 아직도 같은 전쟁을 반복하고 있는 미국인들을 역사적인 기억 상실에서 깨어나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한편 뉴올리언스의 2차 세계대전 박물관을 후원하고 있는 톰 행크스는 참전 용사들과 자주 만난다고 한다. 그러나 세계대전 참전자들이 톰 행크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반면 한국전쟁이나 베트남전 참전용사들은 “우리들의 이야기는 언제 들려 줄 거냐”는 부탁을 한다고 하는데, 조만간 톰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국전쟁 시리즈도 볼 수 있지 않을까?

글. 뉴욕=양지현 (뉴욕 통신원)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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