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늘 술이야 맨날 술이야
난 늘 술이야 맨날 술이야
지문 다가가기
맘에 드는 남자 앞에선 이렇게 말한다. “앞으로 해도 정다정, 거꾸로 해도 정다정”, 비록 34년간 싱글로 살아온 외로움의 절정이지만 ‘치즈버거’를 ‘띠드버거’로 발음하는 수준의 애교 섞인 목소리와 귀여운 척으로 순간 변신 가능한,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동시통역사. 하지만 술만 마시면 울며 한탄한다.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일에서만 잘나가고 결혼을 못할까. 세상의 반이 남잔데 어떻게 날 사랑해 주는 남자가 한명도 없는 걸까!”

물론 여기서 정다정의 친구 이신영의 말을 빌려 분명히 하자면 “널 사랑하는 남자가 없는 게 아니라 키 180 이상에, 명문대, 억대 연봉에 시누이 없는 차남, 인물 좋고, 사투리 안 쓰고, 머리숱 많고, 40평대 아파트를 가진 남자 중에 널 좋아하는 애가 없는 거”란다. 그래서 1억짜리 컨버터블 카가 있어도 멋지게 흩날릴 머리카락이 없는 남자는 안 되고, 괜찮은 남자는 “듬직해 보이는 게 꼭 장남 같으세요”라며 은근슬쩍 떠보지만 “이 나이에 어떻게 따지고 재는 걸 빼요?” 라는 정다정의 신념은 확고하다. 친구가 독신 선언하자마자 “괜찮은 소개팅 들어오면 나 줘” 라고 다짐받는 준비된 소개팅녀, 얼굴에 멍들도록 동안 경락 받으러 다니다가 88년생에게 작업 걸며 85년생이라 속이지만 그의 이모가 후배임을 알고 도망치는 굴욕은 피할 수 없다. 그러니 결혼하고 싶어 굿까지 한 정다정, “남자도 없는데 구두까지 없어야겠니?”라며 쇼핑하는 정다정에게 “일에서 성공했는데 결혼 좀 못하면 어때?”라는 말은 폭탄의 뇌관에 바로 불을 당기는 것과도 같다. 하지만 “그 남자가 분명 ‘내일 아침에 전화 드릴게요’ 했는데 점심시간이 다 되도록 전화가 없어요. 저녁 먹을 때까지만 해도 너무너무 좋았는데 그 사이 마음이 바뀐 걸까요? 가는 길에 핸드폰을 잃어버렸나? 택시에 놓고 내렸을지도 몰라. 공연 같이 보자, 갈비 먹으러 가자, 연주회 초대 하겠다 해놓고 연락 끊은 남자들이 너무 많아서 침묵하는 핸드폰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요” 라고 하소연하는 정다정에게 과연 우리 중 누가 돌을 던지랴.

갈래 : 내스펙어디서꿀리진않아, 하지만미혼, 캐리그계집애도결혼했는데내가왜

[1점 문제] Q. 다음은 정다정의 결혼 계획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사소하면서도 중요한 한 가지가 빠져 있다. 보기 중 무엇인가.
“나 10월 22일로 결혼식 날짜 정했어. 부케는 니가 받을래? 주례는 통역대학원 교수님, 사회는 동기 중에 아나운서 있어. 축가는 하민재한테 부탁해도 되겠지? 너 그러니까 걔랑 사귀어.”

1) 혼수 비용
2) 예식장 위치
3) 결혼식 시간
4) 웨딩드레스
5) 신랑

[2점 문제] Q. 다음 대화에서 밑줄 친 부분의 대사와 가장 유사한 형태의 수족수축을 유발하는 문장을 고르시오.

레지던트 : 어디가 불편하십니까?
다정 : 심장이 불편해요. 심장내과 김동찬 선생 좀 불러줘요. 오늘 당직인 거 다 알고 있으니까.
레지던트 : 일단 저희가 먼저……
다정 : 불러 달라니까요! 내가 그 사람 때문에 심장이 탔어요. 빨리 오라 그래-!

1) 손을 따봐 내 맘에 꼭 얹힌 네가 내려 갈까봐.
2) 나는 심장이 없어. 그래서 아픈 걸 느낄 리 없어.
3) 뭐 타는 냄새 안나요? 내 마음이 타고 있어요.
4) 먹먹한 가슴이 참지 못하고 달려 멀어진 니 등 뒤로 가슴이 차가운 남자가 울어요.
5) 심장 부정맥은 심장이 규칙적으로 고르게 박동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3점 문제] Q. 다음 두 사람의 대화 마지막 부분에 이어질 다정의 대사로 가장 적절한 것을 유추해 보시오.

신영 : 다섯 번이나 만나놓고, 그것도 숯불갈비 약속까지 해놓고 갑자기 연락을 끊으신 건 좀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가서요. 실례를 무릅쓰고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다정 : 그랬더니, 그랬더니?
신영 : 자기가 감기 들었다니까 니가 집에서 만든 유자차를 갖다 줬대. 그때 갑자기 니가 부담스러워졌대. 그래서 만나기 싫어졌대. 대놓고 말하긴 미안해서 그냥 니 전화도 안 받고 있었대. 알아서 끊어지길 바랬는데 니가 너무 순진한 것 같대.
다정 : ( )

1) 아, 그렇구나. 난 그것도 모르고…
2) 어머, 부담을 줬다니 미안해서 어쩌지?
3) 유자차가 싫대? 그럼 모과차 가져갈 걸.
4) 그래도 숯불갈비는 먹자고 해야겠어.
5) 죽여 버릴 거야!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4)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2점 문제 – 5) 결국엔 쓰레기
3점 문제 – 이천수, 김본좌, 제와피(JYP)

[실전! 올해 안에 결혼하고 싶은 여자의 말하기 전략]

* 친구가 애인과 헤어지겠다고 하면
세상 남자 다 똑같아. 욱해서 괜히 헤어질 생각 말고 괜찮은 친구 있음 소개팅 해줘.

* 남자친구가 헤어지자고 하면
우리 인연이 여기까지라면 어쩔 수 없지. 대신 그 때 봤던 친구 괜찮던데 나 소개팅 해줘.

* 집에서 판도라 행성 관광하셨다니
아, 그러시구나. 혹시 괜찮은 아바타 있으면 소개팅 해주세요.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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