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MBC (이하 )는 형식적으로 큰 변화 없이 프로그램을 유지해왔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이제 방송을 보지 않고도 성우의 목소리, 배우들의 표정, 하물며 이야기의 전개 방식을 떠올릴 수 있다. 다음은 에 얽힌 미스터리한 사건을 지극히 다운 방식으로 풀어나간 기록이다. 읽으면서 방송 장면이 눈앞에 떠오른다면, 당신은 일요일 아침 11시에 일어나는 평범한 사람인 셈이다.

<서프라이즈>│이것은 일요일 아침의 장난은 아니었을까
│이것은 일요일 아침의 장난은 아니었을까" />
2002년 4월, MBC는 새로운 프로그램의 탄생을 발표한다. 김용만과 김원희의 진행으로 국내외의 놀라운 이야기들을 재구성하는 이 프로그램의 제목은 .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요일 오전은 큰 시청률을 기대하지 않는 시간대였다. 그러나 는 시작과 동시에 큰 인기를 얻었으며, 점심 무렵 일어나 으로 하루를 시작하던 사람들은 한 시간 빨리 일어나 를 보는 것을 일반적인 일요일의 일과로 받아들이기 시작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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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2002년 5월, 5회를 맞이한 는 ‘진실 혹은 거짓’이라는 새로운 형식의 코너를 선보이게 되고, 10분 내외의 에피소드 속에 섞여 있는 거짓을 찾아내는 형식은 시청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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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가족단위 시청자들은 ‘거짓’을 맞추기 위해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등 적극적인 시청태도를 보였는데, 그 결과 ‘2번은 대부분 진실’이라거나 ‘귀신이 나오는 한국 에피소드는 거짓’이라는 개인적 통계에 근거한 이론이 성행하기도 했다. 그리고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진실 혹은 거짓’은 2003년 10월, 79회부터는 에피소드가 3개에서 4개로 늘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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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2007년 2월에 이르러서는 한 시간 내내 ‘진실 혹은 거짓’만 방송되는 전성기가 두 달여간 지속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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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2개의 ‘익스트림 서프라이즈’와 3개의 ‘진실 혹은 거짓’의 비중을 2년째 유지하며 프로그램이 안정기에 접어든 어느 날, MBC는 진행자 김용만과 서현진을 비롯 스튜디오 출연자들의 녹화 분량을 방송에서 빼기로 결정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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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거짓’을 추론할 힌트를 얻을 수 없는 시청자들은 혼란에 빠지고, 제작진은 배우들을 동원해 약간의 팁을 주려는 시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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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Y기자에 의해 밝혀진 사실에 따르면 가 방송하던 일요일 오전은 원래 를 방송하던 시간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는 의 주역이었던 탤런트 유인촌이 문화체육부 장관으로 부임한 이듬해 에 큰 변화가 생겼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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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제작진은 분당시청률 분석표를 근거로 최근 의 시청률 패턴은 ‘익스트림 서프라이즈’ 쪽이 더 높았기 때문에 ‘진실 혹은 거짓’의 변화가 전체 시청률에 큰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주장을 내 놓았다. 또한 스튜디오 녹화 분을 뺀 이후에도 시청률 추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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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Y기자는 여전히 의혹을 풀지 않았고, 유인촌 장관이 2008년과 2009년 모두 SK의 경기가 있는 프로야구 개막식에 참석했지만, 서현진 아나운서는 두산 베어스의 팬이라는 이유로 두산의 경기에 모습을 드러낸 점에서 다시 조사의 실마리를 찾았다. 하지만 유인촌과 김용만, 두 사람이 모두 홍보대사가 되었던 포천시에 대한 조사를 하던 중 Y기자의 의문의 과로로 그만 수면부족이라는 치명적인 질병을 얻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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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사상 초유의 스튜디오 녹화 폐지는 ‘경비절감’이라는 MBC의 간단한 입장 정리로 마무리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김용만과 유인촌, 그리고 서현진, 세 사람의 관계는 시청자들의 마음에 의혹만을 던진 채 해결되지 않은 미궁으로 남아있다. 결국, 시청률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은 이러한 변화에 집착하는 것은 일요일 아침에 유난히 할 일이 없던 한 기자의 웃자고 한 장난이 아니었을까.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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