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아마존의 눈물>│상상 너머의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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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달라붙은 수많은 개미떼들, 사냥감을 가차 없이 무는 뱀과 악어, 사냥한 사슴 목을 그대로 꺾어 버리는 원주민. 6일 MBC 방송센터에서 시사회를 가진 다큐멘터리 의 1편 ‘마지막 원시의 땅’에서 보여주는 건 우리가 영화나 소설을 통해 상상해온 아마존이 아니다. 프롤로그 ‘슬픈 열대 속으로’ 에 이은 ‘마지막 원시의 땅’에 나오는 것은 우리가 봐야하는 있는 그대로의 아마존이다.

의 제작진은 관점을 최대한 배제한 채 아마존에서도 문명에 가장 늦게 발견된 조에족의 일상을 따라간다. 그들은 혈통을 지키기 위해 부족 내에서만 혼인을 하고, 남녀 모두 중혼을 허용해 아이들을 여러 명의 남편과 아내가 함께 기른다. 조에족은 그들의 입술을 관통해 끼우는 장신구인 뽀뚜루처럼, 이 모든 생활 풍습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그리고 ‘마지막 원시의 땅’은 문명의 눈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조에족의 생활 안에서 가장 근본적인 인간다움을 찾아낸다. 조에족은 아마존의 환경 때문에 거의 벗다시피하며 살지만 자신의 모습을 치장하는데 신경 쓰고, 사냥을 하면서도 그들이 기르는 애완동물은 먹지 않는다. 또한 사냥의 공에 따라 고기를 나누면서도 노인부터 아이까지 모두에게 먹을 것이 돌아가게 하는 그들 나름의 분배정책은 오히려 문명의 복지정책보다 나아 보이기도 한다.
MBC <아마존의 눈물>│상상 너머의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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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천연색 자연을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잔인하거나 부끄러운 장면에 눈 돌린다면
MBC <아마존의 눈물>│상상 너머의 아마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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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의 시각을 걷어내고 조에족을 담담하게 관찰하는 제작진의 시선은 우리가 아마존을 받아들일 수 있는 통로를 열어준다. 문명의 시선이 최대한 배제된 영상들이 이어지면서 조에족과 같은 원주민의 삶은 물론, 서로 죽고 죽일 수밖에 없는 아마존 동물들의 생활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감상에 빠지지 않은 채 담담하지만 살짝 물기 있는 목소리로 영상을 전달하는 김남길의 나레이션도 다큐멘터리의 몰입을 돕는다. 의 김진만 PD는 김남길에 대해 “비전문 성우가 짧은 시간에 프로그램을 이해하고 톤을 맞추면서 호흡을 맞추는 게 어려운데 그걸 해내서 놀랐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여기에 물빛이 탁한 아마존에서 흔치 않게 수중 촬영이 가능한 지역을 찾아내 찍어낸 아마존 강 속의 풍경도 흥미롭다.

물론 이런 시선은 야생 다큐의 역동적인 그림을 기대한 사람에게는 실망스러운 것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아마존에서는 냄새와 소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그렇게 뛰어다니거나 활발하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김진만 PD의 말처럼, 은 우리가 기대했던 아마존이 아닌 우리가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의 아마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가치를 찾아야 할 작품일 것이다. 다만 브라질 정부가 불과 2주 동안 조에족의 촬영을 허가해 촬영 분량이 많지 않아 아주 다채로운 영상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 영상에 어떤 개입을 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아마존의 상황을 담으면서 호흡이 산만해 보이는 것은 아쉽다. 제작진으로서는 촬영 도중 보트 전복 사고로 잃어버린 촬영 테이프가 더욱 아까울 듯하다. 방영은 8일 밤 10시 55분.

글. 강명석 two@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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