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Q
200Q
지난 주말 는 1년이 조금 넘게 머물렀던 여의도를 떠나 충무로와 을지로 3가 중간에 위치한 ‘초동’이란 곳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잡지가 속해있는 아시아미디어그룹의 신사옥, ‘아시아미디어타워’는 강남의 매끈하고 날렵한 빌딩 보다는 여전히 정겨운 기운이 살아있는 종로구를 닮은 우직하고 튼튼한 느낌의 건물입니다. 특히 의 새 사무실은 여의도보다 훨씬 아늑하고 독립적이라 이 공간이 주는 느낌이 잡지에서도 조만간 풍겨나지 않을까 싶어요.

오늘 어디를 가게 될지,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어떤 사람들과 만나게 될지, 이제는 대충 예상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인생이란 이런 오만함으로 예측하는 순간, 늘 상상 못할 사건과 사고 앞으로 우리를 데려다 놓곤 합니다. 2006년 가 처음 창간했을 때만해도 이 팀의 출근길이 공덕동에서 서교동으로 누하동으로 여의도로 충무로로 가게 될지는 누가 생각이나 할 수 있었을까요. 올해 마지막 ‘10 보이스’는 이렇게 십자건널목이 있는 ‘초’현실적인 초동의 사무실에서 2009년 혹은 ‘200Q년’에게 안녕을 전하게 되었습니다.

어제 간단하게 새 책상을 정리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지나온 삶이란 늘 그렇게 상상력 밖의 세상 속에 놓여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예측불가능성이야 말로 우리가 계속 이 삶을 견뎌낼 수 있는, 혹은 그래도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이유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아이스크림 케이크 광고에나 나오는 판타지라고 비웃는 순간, 거짓말처럼 눈이 내렸던 올해 성탄절처럼 말이에요.

글. 백은하 one@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