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제중원>│구한말에 세운 하얀거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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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월화드라마
극본 이기원, 연출 홍창욱
출연 : 박용우(황정 역), 연정훈(백도양 역), 한혜진 (유석란 역) 등
tag : 메디컬, 구한말, 사극, 처음으로 악역st. 연정훈, 하얀거탑, 김종학 프로덕션
한마디로 : 백정 출신 의사와 양반 출신 의사가 제중원에서 의학과 여자를 두고 대결한다.
첫방송 : 2010년 1월 4일 밤 10시

23일 SBS 본사 13층에서 제작발표회를 가진 은 사극보다는 메디컬 드라마에 방점을 찍어야할 작품처럼 보인다. 의 이기원 작가가 MBC 을 집필했다거나, 이 구한말 최초의 양의학 병원이었던 제중원을 소재로 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시사 영상에서 은 내용 대부분을 의학에 초점을 맞췄다. 훗날 제중원의 의사가 돼 평생의 라이벌이 될 백도양(연정훈)과 황정(박용우)의 갈등은 그들의 운명을 가른 몇 번의 수술을 통해 만들어지고, 백도양의 아버지와 황정의 어머니는 모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인다. 을 연출하는 홍창욱 감독의 전작 이 법을 소재로 여러 사람의 인생과 법의 정신에 대해 드러냈다면, 은 구한말 양의학을 접한 사람들을 통해 다양한 삶을 조명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다소 잔인하게 느껴질 만큼 사실적인 수술과 해부 장면의 묘사는 을 구한말의 의사를 소재로 한 작품으로만 알고 있던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으로 다가갈 수도 있을 것이다. 이기원 작가의 말대로 “구문물과 신문물, 구사고와 신사고가 하이브리드”되던 구한말을 통해 은 사극과 장르 드라마인 메디컬 드라마를 어떻게 조화시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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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와 승부를 겨룰만 하다
SBS <제중원>│구한말에 세운 하얀거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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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에서 느끼는 열패감을 극복할 수 있는 작품.” 제작발표회에 참여한 SBS의 한 관계자는 에 대한 기대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실제로 시사회에 공개된 의 영상은 몇 년 동안 사극에서 실패를 경험한 SBS의 구세주처럼 보일 만큼의 완성도를 보여줬다. 구한말에 존재했던 도구를 이용해 보여주는 수술 장면은 수술의 긴장감이 그대로 녹아있었고, 수술 전후의 사건들을 통해 등장인물간의 이야기를 증폭시키는 구성은 보는 사람을 몰입시키는 힘이 있었다. 특히 백정 출신으로 어머니의 치료비를 위해 밀도살에 나서는 황정의 이야기는 전형적인 전개에도 불구하고 개연성 있는 전개와 박용우의 연기가 어우러져 시사회 영상만으로도 그의 사연과 캐릭터를 짐작하게끔 했다. 황정을 암살하려고 할 만큼 잔인한 성품을 가졌으면서도 동시에 불안한 내면을 가진 백도양을 표현하는 연정훈의 연기 역시 훌륭하다. 하지만 에 대한 가장 큰 기대는 오히려 연출이다. 공개된 영상 속에서, 홍창욱 감독은 잔인할 만큼 사실적인 수술 장면부터 초현실적인 느낌마저 주는 장면까지 능수능란하게 소화한다. 때론 TV 드라마로서는 실험적인 몇몇 영상들 때문에 깜짝 놀라는 순간을 경험하게 될 정도다. 이 완성도를 본방송에서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다면, 은 KBS의 기대작 에 쉽게 밀리지 않을 웰메이드 사극이 될 것이다.

글. 강명석 two@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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