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는 세 여자가 한 남자를 두고 싸우는 등 다소 살벌한 이야기인데,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한채영: 촬영장에 가는 게 일하러 가는 것 같지 않고 놀러가는 기분이었다. 너무 즐겁고 재밌어서. 좋은 여자친구들이 생긴 것 같다. 물론 배수빈도 포함해서. (웃음)
배수빈: 고맙다. (웃음) “실제로 한 남자를 두고 싸운다면 죽이든지 죽든지 하나”

한채영: 현실과 다르게 영화는 사람들이 꿈꾸지만 하지 못하는 것을 표현할 수 있다. 사람이면 한 번쯤 동시에 여러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상상해보지 않을까? 내 입장에선 당연히 그러면 안 되지만 (웃음) 연기로나마 할 수 있어서 재밌었다.
강혜정: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죽이든지 죽든지 하나일 것이다. (웃음) 창작이라는 게 여러모로 용서가 되는 게, 영화라는 장르를 통해선 이런 일도 경쾌하고 유쾌하게 설득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요새는 현실이 더 영화 같으니까 이런 일이 충분히 일어날 거 같은데 나에겐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 (웃음)
허이재: 영화 속의 이야기가 현실적으로는 과장되고 일어나기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전체적인 상황보다도 보라라는 아이는 가정환경이 어렵고, 의지할 사람도 진호뿐이다. 진호를 향한 마음도 100% 사랑이라기보다는 동경과 짝사랑이다. 그런 보라에게 의지할 수 있는 언니들이 나타났으니까 셋이 뭉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내 자신을 설득하고, 보라에게 공감하면서 연기했다. 그래서 관객들이 봤을 때도 불쾌하거나 말도 안 될 거라고 여기진 않을 것 같다.
배수빈: 이런 일이 남자들에게 일어나면 굉장한 행운이겠지. (웃음) 사실 상상만으로도 너무 즐거운 일이다. 각기 다른 매력의 세 여자가 한 남자를 좋아하는데 그게 나라면 하는 생각으로 영화를 본다면 남자들은 기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실제로 이런 일이 생기면 머리가 아플 것 같다. 머리도 좋아야 될 거 같고. 그래서 난 힘들 거 같다. 머리가 안 좋아서. (웃음)
를 하면서 도전한 부분이나 변신을 꾀한 것이 많았다던데.
배수빈: 사실 진호란 캐릭터를 처음 시나리오에서 읽었을 때는 잘못하면 굉장히 욕먹겠구나 했다. (웃음) 세 여자가 동시에 진호를 좋아한다는 것에 당위성을 부여해야 했는데 내가 장동건 선배나 이병헌 선배처럼 멋지지 않아서 다른 쪽으로 최대한 무기를 활용했다. 그냥 한 여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진심과 여자들이 좀 쉽게 대할 수 있는 거? (웃음) 진호는 여자들의 화도 잘 받아주는 귀염성 있는 친구라 그런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게 노력을 했다.
강혜정: 전반적으로 캐릭터의 성격을 신경질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그전까지는 계산된 면이 있는 연기였다면 이번에는 대놓고 편하게 하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애초에 있던 설정 같은 것도 많이 버렸고. 또 영화에 나오는 피겨 스케이팅 장면을 위해 연습을 한 달 이상 했다. 물론 얼굴로 크게 넘어진 이후로는 겁나서 못했지만. 고난이도 기술은 나와 닮은 대역 친구가 소화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남반구 쪽으로 (웃음) 나랑 비슷하게 생겨서 CG를 쓰지 않고도 수월하게 갈 수 있었다. 그래도 피겨 스케이팅은 또 할 일은 아닌 거 같다. (웃음)
한채영: 극 중에서 세진이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있는데 감독이 방금 내가 부른 게 괜찮아서 썼다고 하는 게 아닌가. 나는 처음부터 당연히 내가 부른 걸 쓸 줄 알았는데! (웃음) 원래 노래를 잘 부르는 편이 아니라 어려웠는데 열심히 연습하고 배워서 만족할 만큼 부른 것 같다. 또 세진이는 업앤다운이 심한 여자였다. 나도 밝지만 세진이의 성격만큼 기분을 업시키는 게 처음에는 부담스러웠다. 그런데 촬영을 할수록 정말로 즐거워서 그만큼 기분이 나온 거 같다.
강석범 감독: 사실 여러 가지 준비는 한채영이 가장 많이 했다. 재즈바에서 노래 부르는 신도 그렇고 클럽에서 춤추는 것도 그렇고. 특히 클럽 신을 위해 한 달간 춤 연습을 했는데 막상 촬영장에서는 강혜정의 막춤으로 한 방에 무너졌다. (웃음) 원래 그렇게 막춤을 추나?
강혜정: 원래 내가 그렇게 생겨 먹었다. (웃음) 한 때는 클러버로서 좀 날렸는데 이제는 몸이 무거워지니까 팔을 휘젓는 거 말고 다른 부위는 잘 안 움직여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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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빈: 현재 찍고 있는 은 드라마도, 캐릭터도 다 강한데 진호라는 캐릭터는 나랑 많이 닮아서 편하게 할 수 있었다. 그래서 특별한 설정 없이 자연스럽고 편하게 보이려고 했다. 결국 내 자랑인가? (웃음)
을 통해 새로운 ‘옴므파탈’로 등극했는데, 실제로 본인에게 나쁜 남자의 매력이 있나?
배수빈: 사실 그런 건 잘 모르겠다. 캐릭터 성격이긴 한데 내 안에 그런 기질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나쁜 남자가 되고 싶고, 뭔가 좀 시크해지고픈 욕망을 표출했다고 보면 될듯하다. 실제로는 촬영 내내 세 여자들에게 구박 당했고 날 동네 오빠로 취급하더라. (웃음)
한채영, 강혜정, 허이재와 함께 호흡을 맞췄는데 실제 이상형에 가까운 배우를 한 명만 꼭 뽑아 달라.
배수빈: 여기서 한 명을 고르면 이따가 뒤에 가서 또 구박 받는다. (웃음) 나중에 따로 답을 드리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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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빈: 우리 영화는 12월에 개봉하는 유일한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그래서 마음 편히 와서 볼 수 있고, 보고나서도 넌 저럴 수 있어? 이러면서 대화를 나눌 수도 있다. 깊은 여운을 남기는 영화들도 있지만 는 연인, 가족끼리 와서 편하게 볼 수 있다는 것에 강점이 있는 것 같다.
사진 제공_영화사 아람
글.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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