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발광> vs <아이리스>
vs <아이리스>" /> MBC 금 오후 6시 50분
여기 좀 특별한 교양프로그램이 있다. 아니 엉뚱한 기획으로 무모한 도전을 감행한다는 점에서는 리얼 버라이어티를 닮았다. 지난 10월 말 방영된 파일럿 프로그램에서 2AM의 창민은 군복과 사복의 아우라에 대해 탐구했고, 조연출들은 오리배를 타고 바다를 건널 수 있을지를 실험하다 본의 아니게 무동력선 최장거리 운행 국내 기네스북에 올랐다. 미치도록 궁금하다면 스스로 밝혀라. 흰 가운을 입은 과학자와 의사 선생님의 사운드바이트로만은 해갈되지 않는 궁금증을 몸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어떻게 살아 남을지’를 ‘스스로 밝혀라’로만 바꾸면 베어 그릴스의 < Man vs Wild >처럼 체험으로 증명하는 교양다큐프로그램의 탄생인 셈이다. 그러나 이 빛나는 또 다른 이유는 리얼 버라이어티 방정식을 교양프로그램에 접목시켰기 때문이다. TV와 연예인을 시청자들에게 친근한 존재로 만드는 리얼 버라이어티처럼 은 방송국에만 있던 연예인들이 직접 시민들 사이를 누비고, 시민과 제작진을 카메라 앞으로 끌어들였다. 첫 번째 탐구 ‘한국말로만 해외여행이 가능할까?’의 주인공이 노홍철인 것, 제작진이 직접 미션을 수행하면서 시민들을 만나는 점은 그래서 더욱 의미심장하다. 또 진지함과 엉뚱함의 경계에 서 있는 만큼 애써 내레이션과 자막도 진지한 척하지만 발랄하다. 교양 프로그램의 진화일까 연성화일까. 이 갈림길은 완도-제주도 간 오리배 투어에 이어 뗏목타고 소양강 종단에 도전했던 조연출들의 마지막 절규에 답이 있을 것 같다. “제보해주고 참여해주세요. 우린 여기까지, 제발 못 하겠다고~”
글 김교석
<자체발광> vs <아이리스>
vs <아이리스>" /> 16회 KBS2 수-목 밤 9시 55분
첫 회 헝가리에서 출발한 는 중국과 일본을 거쳐 마침내 서울 광화문이라는 도심 한복판으로 인물들을 끌고 들어왔다. 아이리스라는 미스터리의 주변부를 맴돌았던 이야기도 그와 함께 그 중심으로 깊숙이 이동하는 중이다. 는 스케일에 치중하는 대작 드라마가 흔히 빠지는 함정인 진부함과 디테일의 부실함은 극복하지 못하지만, 적어도 그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는 시청자들을 계속 붙잡아둘 정도의 흥미와 긴장감을 유지하게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그 노력은 종종 실패하지만, 적중률 또한 비슷한 비율로 작용해 다음 전개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기도 한다. 어제 연기훈(최종환)이 빅(TOP)에게 살해되고 백산(김영철)과 사우(정준호)가 체포되면서 최종 보스의 등장이 임박했음을 알린 는, 재회한 승희(김태희)에게 정말 아이리스를 모르냐고 묻는 현준(이병헌)의 대사를 통해 그녀 자신도 모르는 운명의 실체에 대한 떡밥 또한 이어갔다. 사실 극 초반부터 “사랑하는 연인이 서로 다른 곳에서 괴물이 됐다”는 전설이나 “최승희의 운명도 너(현준)같을지 모르지”라는 대사들로 암시를 주었기에 그녀 역시 처음부터 음모에 연루된 인물일 것이라는 예상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초반의 한껏 힘준 등장과는 다르게 중반부터 현준을 그리워하고 뒤쫓는 일 외에는 하는 일 없던 승희의 캐릭터로는 결말에 대한 긴장감을 끌어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제작진도 이를 의식했는지 어제 오랜만에 두뇌를 사용해 광화문 일대의 재밍(전파 교란) 아이디어로 원격 핵폭파를 무산시키는 등 뚜렷한 활약을 통해 승희의 존재감을 살리기 위해 애썼다. 떠들썩했던 광화문 총격전 촬영분은 마지막 5분 전 맛보기 총격 일발로 끝났지만, 이국 땅 아닌 우리 도심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총격신이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지 다음 주가 궁금한 것도 사실이다.
글 김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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