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의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는 공익이라 쓰고 야생이라 읽는 버라이어티쇼가 될지도 모르겠다. 12월 6일부터 전면 개편하는 MBC <일밤> 새 코너의 전체적 콘셉트와 현재 진행 상황을 MC들이 직접 밝히는 기자간담회가 11월 25일 일산 MBC 드림센터에서 진행됐다. 이번 개편을 통해 현장에 돌아온 김영희 PD가 진행을 맡은 이번 간담회에는 ‘대한민국 생태구조단 헌터스’(‘헌터스’) 코너의 이휘재, 박준규, 김현중, 정용화, 우승민, ‘우리 아버지’의 신동엽, 김구라, 정가은, 황정음, ‘단비’의 김용만, 탁재훈, 김현철, 안영미, 윤두준이 참석했다. 비록 간담회에 나오진 못했지만 구하라, 천명훈, 신정환, 김태우도 ‘헌터스’ 멤버로서 활약한다.
우물 파러 50시간 비행기를 탄 안영미, 산에서 낙오된 구하라
사실 이날 간담회는 간담회라기보다는 김영희 PD에 대한 MC들의 성토대회였다고 할 수 있다. “신발이 진흙에 빠져 아프리카에 남긴” 김용만을 비롯해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우물 파는 일을 마치고 돌아온 ‘단비’ 팀은 공항에서 바로 간담회장으로 넘어와 피곤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경상남도 의령에서 멧돼지 사냥 미션을 수행한 ‘헌터스’ 팀 역시 할 말이 많은 표정이었다. “비행시간만 50시간”이었다며 포문을 연 김용만은 “김영희 PD와 작가들이 3달 동안 힘들게 기획했고 그 힘든 걸 우리(‘단비’ 팀)가 다 끌어안았다”며 첫 촬영부터 아프리카 오지에서 고생한 것에 대한 소감을 밝혔고, “그곳에서 우리는 더 이상 연예인이 아니었다”(김현철), “MC 시켜준다기에 웬일인가 했더니 역시나”(안영미) 같은 반응이 이어졌다. 심지어 ‘단비’ 팀은 2회를 위해 미리 섭외해놓은 어린 환우가 갑자기 수술에 들어가 기자간담회 도중 바로 촬영을 위해 떠나야했다.
“‘단비’팀을 보니 고생했다는 얘기를 못하겠다”(이휘재)던 ‘헌터스’ 팀도 그때부터 촬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프로그램 포맷을 얘기 안 해주고 있다가 현장에 가보니 멧돼지 사냥”(이휘재)이던 1회 촬영 중 구하라와 우승민은 산 속에서 낙오되기도 했고, 새벽 1시 예정이던 촬영이 새벽 5시까지 연기되어 150여 명의 출연자와 스태프가 기다리는 일도 벌어졌다. 특히 MC 중 가장 연장자인 박준규는 “출연자 둘과 엽사(사냥꾼을 높여 이르는 말)만 올려 보내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이다. 옆에서 멧돼지가 튀어나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우리 아버지’ 팀은 아직 첫 촬영을 하지 않아 코너에 대해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다른 코너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편한 포맷이라는 것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이틀 전 공동 인터뷰에서 김영희 PD는 따뜻하고 유쾌한 공익 버라이어티로의 회귀를 공언했다. 그 주제의식에 변화가 있을 것 같진 않지만 새로운 <일밤>에서는 벌써부터 야생 버라이어티의 기운이 느껴진다. 과연 공익의 이념과 야생의 경험 사이를 어떻게 사이좋게 화면으로 풀어낼 수 있을지, 그리고 “2, 3회는 부탁 안한다. 처절하게 찍고 왔으니 제발 1회만 봐 달라”(김용만)는 그들의 호소가 시청률로서 보상받을 수 있을지를 통해 <일밤> 개편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우물 파러 50시간 비행기를 탄 안영미, 산에서 낙오된 구하라
사실 이날 간담회는 간담회라기보다는 김영희 PD에 대한 MC들의 성토대회였다고 할 수 있다. “신발이 진흙에 빠져 아프리카에 남긴” 김용만을 비롯해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우물 파는 일을 마치고 돌아온 ‘단비’ 팀은 공항에서 바로 간담회장으로 넘어와 피곤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고, 경상남도 의령에서 멧돼지 사냥 미션을 수행한 ‘헌터스’ 팀 역시 할 말이 많은 표정이었다. “비행시간만 50시간”이었다며 포문을 연 김용만은 “김영희 PD와 작가들이 3달 동안 힘들게 기획했고 그 힘든 걸 우리(‘단비’ 팀)가 다 끌어안았다”며 첫 촬영부터 아프리카 오지에서 고생한 것에 대한 소감을 밝혔고, “그곳에서 우리는 더 이상 연예인이 아니었다”(김현철), “MC 시켜준다기에 웬일인가 했더니 역시나”(안영미) 같은 반응이 이어졌다. 심지어 ‘단비’ 팀은 2회를 위해 미리 섭외해놓은 어린 환우가 갑자기 수술에 들어가 기자간담회 도중 바로 촬영을 위해 떠나야했다.
“‘단비’팀을 보니 고생했다는 얘기를 못하겠다”(이휘재)던 ‘헌터스’ 팀도 그때부터 촬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프로그램 포맷을 얘기 안 해주고 있다가 현장에 가보니 멧돼지 사냥”(이휘재)이던 1회 촬영 중 구하라와 우승민은 산 속에서 낙오되기도 했고, 새벽 1시 예정이던 촬영이 새벽 5시까지 연기되어 150여 명의 출연자와 스태프가 기다리는 일도 벌어졌다. 특히 MC 중 가장 연장자인 박준규는 “출연자 둘과 엽사(사냥꾼을 높여 이르는 말)만 올려 보내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이다. 옆에서 멧돼지가 튀어나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우리 아버지’ 팀은 아직 첫 촬영을 하지 않아 코너에 대해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다른 코너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편한 포맷이라는 것에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이틀 전 공동 인터뷰에서 김영희 PD는 따뜻하고 유쾌한 공익 버라이어티로의 회귀를 공언했다. 그 주제의식에 변화가 있을 것 같진 않지만 새로운 <일밤>에서는 벌써부터 야생 버라이어티의 기운이 느껴진다. 과연 공익의 이념과 야생의 경험 사이를 어떻게 사이좋게 화면으로 풀어낼 수 있을지, 그리고 “2, 3회는 부탁 안한다. 처절하게 찍고 왔으니 제발 1회만 봐 달라”(김용만)는 그들의 호소가 시청률로서 보상받을 수 있을지를 통해 <일밤> 개편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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