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다가가기
세상의 어린이들에게 ‘뽀뽀뽀’가 있다면 해리에겐 ‘빵꾸똥꾸’가 있다. “아빠가 출근할 때 이 빵꾸똥꾸야-♬ 엄마가 안아줘도 이 빵꾸똥꾸야-♬ 신애와 마주치면 이 빵꾸똥꾸야-♬ 헤어질 때 또 외쳐요 이 빵꾸똥꾸야-♬” 세상 모든 사람이 친구 아니면 원수, 즉 ‘빵꾸똥꾸’로 나뉘는 해리에게 관용이나 중도란 없다.

좋아하는 것은 비와 갈비, 싫어하는 것은 변비. 하지만 변비의 원인인 갈비를 끊지 못해 식탁에서는 “갈비갈비갈비야~”노래를 부르고 변기 위에서는 “문 크리스탈 파워!”를 외친다. IQ 84인 아빠와 94인 엄마 사이에서 태어나 간신히 100을 넘긴 IQ 때문인지 4더하기 3이 7인 건 알아도 40 더하기 30에 대해서는 “똑같은 문제라고? 그럼 7?”이라 반문하는 해리, 그러나 그깟 공부 때문에 기죽으면 정해리가 아니라 민소희다. 못된 시어머니, 얄미운 시누이, 망나니 시동생을 모두 합친 듯한 적반하장 격의 성질은 “넌 사람 때릴 때 꼭 이유가 있어야 돼? 이게 어디서 까불어?”로 대변되고 심지어 신데렐라로 변신해도 “아 나도 무도회 따라가고 싶다고오오~! 제발 저 다락방에 가두지 마세요 쫌!”이라며 버럭 화를 내서 새언니들을 긴장시킬 정도. 한 때 ‘해리성 기억상실증’으로 “내껀 다 니꺼야”라는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한 적도, ‘줄리의 성’을 준다는 아빠의 꼬임으로 ‘빵꾸똥꾸’를 포기한 적도 있지만 결국은 “난 빵꾸똥꾸 없인 못 살아! 다 내꺼야! 이 빵꾸똥꾸야, 저리 안 가?”로 돌아오며 한층 더 강해진 파괴력을 보여주었다. 결국 해리와 친해지는 것은 “호랑이 등을 타는 것”만큼 위험하고, 그렇다고 해리와 멀어지는 것은 테러의 표적을 자처하는 격이니 살아남고 싶다면 방법은 하나. 아이리스에 의뢰하시길.

갈래 : 나는 초딩이다. 해리의 만인에 대한 투쟁. 테러리스트 곱하기 백

[어쩌면 대기업 입사에 도움 될지 모르는 상식 문제]Q. 다음 중 해리가 틀리게 사용하는 사자성어를 고르시오. (틀린 부분을 모두 맞게 고쳐 쓴 사람은 칭찬해 드립니다.)

1) 작신삼일
2) 신토불의
3) 혜자존니
4) 배움망덕
5) 현모양초

[도둑질은 나쁘지만 장물은 도둑의 것이라는 판결에 의한 법의 문제]Q. 다음 중 “우리 집에 있는 거 다 내꺼야! 내꺼야! 내꺼! 내꺼!”라는 기준에 의해 해리가 소유권을 갖는 것이 아닌 것은?

1) 갈비
2) 뽁뽁이
3) 크레파스
4) 크레파스로 신애가 그린 그림
5) 세경

[해리의 친구 자격 취득을 위한 주관식 문제]Q. 다음 괄호 안을 적절한 내용으로 채우시오. (귀찮다고 안 풀 거면 당장 로그아웃해. 이 빵꾸똥꾸야!)

해리가 작년에 빠진 앞니를 꺼내 보여주면 ( )라고 말하고, 해리가 “일주일 만에 드디어 변비 탈출이야~ 너무 좋아~”라며 변기 속 인증 샷을 찍어 보냈을 땐 ( )라는 반응을 보이며, 해리가 아몬드 초콜릿에서 초콜릿만 먹고 뱉어낸 아몬드를 주면 ( ), 해리가 매운 김치 양념을 입으로 빨아서 백김치를 만들어 주면 ( ) 합니다.

* 정답은 다음 주에 발표됩니다.

* 지난 주 정답
애독자라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 – 4
자유로운 사고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문제 – 1~5 모두 정답
모처럼 논술에 도움 될지도 모르는 문제 – 2

[실전! 싸움에 강해지는 말하기 전략]
* 길에서 시비 붙은 상대가 “넌 에미애비도 없냐? 몇 살이야?”라고 하면
뭐라구 이 빵꾸똥꾸야? 뭐? 뭐? 뭐? 몇 살이면 뭐?

* 날치기 투표에서 일당백을 해야 할 때
의장님 저요! 저요저요저요! (의장 책상 위로 올라가 발 구르며) 찬성찬성찬성! (반대하는 의원들에게 눈 부라리며) 씨! 다 손 내려! 저요저요저요! 야 이 빵꾸똥꾸들아! 다 손 안 내려? 니들은 그냥 엑스라지들이야. 이 빵꾸똥꾸들아!

* 크리스마스 한 달 앞두고 버스에서 마주친 훈남을 향해
너 오늘부터 내 남자친구야. 내가 너 찍었거든. 뭐? 싫다구? 당장 꺼져, 이 빵꾸똥꾸야!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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