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오늘 스타일 빈티지야!” 나뭇결처럼 편안한 모직 바지차림에 모자를 깊게 눌러 쓴 하림이 들어서자, 카페 ‘디디다’의 풍경은 비로소 완성된다. 오래된 것들과 갓 지은 것들이 사이좋게 어울린 이곳은 출연진이 감독이 되어 직접 찍은 미니 다큐멘터리에 어울리는 배경 음악을 손수 제작하는 종합 예술 리얼 프로그램 M.net <디렉터스 컷>의 사랑방이자, 방송의 핵심인 ‘자작곡’이 탄생하는 예술의 인큐베이터다. 윤종신과 함께 이곳에서 손님을 맞고 노래를 만드는 하림의 모습은 마치 정물처럼 편안하고 자연스럽다. 물론, 그가 “응, 나 오늘 완전 빈티야”라고 엉뚱한 엄살을 부리기 직전까지만 말이다. 스태프들의 웃음이 터져 나오는 그 순간, 카페의 구석이 부산스럽다. 이곳의 터줏대감인 포메라니안 부부를 발견한 미료는 연신 “귀엽다!”를 연발하며 어쩔 줄을 모르고, 옆에 있는 구하라와 강아지가 닮았다는 사실을 발견한 제아는 강아지 뒤를 따라다니며 “하라야-”하고 불러댄다. 그 사이 진짜 하라는 ‘아이돌 최강의 친화력’을 발휘해 카페 주인아저씨와 강아지들의 신상정보에 대한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아, 두 살 반이라구요? 저도 예전에 강아지 키웠던 적 있거든요.”
왁자지껄한 소란이 잦아들기 위해서는 특별한 신호가 필요하지 않다. 그 흔한 슬레이트 소리도 등장하지 않는다. 건반에 손을 올린 제아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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