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 토론> MBC 밤 12시 10분

박정희 전 대통령을 구국의 영웅으로 묘사한 조갑제 전 월간조선 사장이 박정희 대통령의 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를 맹비난하는 일이 벌어졌다. 강경보수 세력의 분열이라 불러도 무방할 이 사태의 원인은 세종시 프로젝트 문제다. 인구와 건물, 기관 등 거의 모든 것이 서울에 밀집된 상황에서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충남 연기, 공주와 충북 청원에 중앙행정기관과 첨단 지식기반산업을 유치하는 것이 세종시 프로젝트의 원안이다. 하지만 원안 그대로는 실효성 없으니 원안을 축소해 실행하자는 주장이 여당 안에서 힘을 얻고 있다. 그에 반해 야당과 박근혜 전 대표는 원안대로 추진할 것을 주문하면서 세종시는 4대강, 미디어법과 함께 정계 태풍의 핵이 되었다. 결국 필요한 건 팩트에 기반한 제대로 된 대화와 논쟁이다. 물론 <100분 토론>에 나온 사람들이 그걸 제대로 할 거란 뜻은 아니다.

<베이비 맘> QTV 저녁 8시

갑자기 아이들이 귀엽게 느껴지면 결혼할 때가 된 거라는 얘기도 있지만 명절에 다섯 살 난 조카들과 한 번이라도 놀아준 경험이 있다면 결코 육아를 만만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 NBC에서 제작된 <베이비 맘>은 말하자면 아직 육아의 어려움을 모르는 십대 커플들에게 아이를 키우는 일이 얼마나 고되고 책임감이 필요한 일인지 일깨워주는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아이와 놀아주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가족의 생계를 위해 노동 미션까지 부여되는, 말 그대로 인생체험 리얼리티 쇼인 셈이다. 사실 10대 속도위반 커플들에게 경고를 보내기 위해 만들었다는 기획 의도가 조금 보수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새로운 생명을 만들고 키우는 문제에 있어서의 책임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해피투게더 시즌3> KBS 밤 11시 15분

박예진과 임창정이 나온다. 누가 봐도 영화 <청담 보살>을 홍보하기 위한 자리다. 그것을 문제 삼으려는 것은 아니다. 영화의 프로모션이 없다면 예능 프로그램의 섭외뿐 아니라 <10 아시아>의 인터뷰 섭외 역시 난항을 겪을 테니. 문제는 이제 시청자들은 목적이 딱 눈에 보이는 섭외를 촌스럽게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놀러와>를 비롯한 토크형 프로그램은 여기에 다른 인물들을 조합해 새로운 테마를 조합하는 노력을 하게 되었다. 이번 주 <해피투게더 시즌3>에 임창정과 함께 ‘천하무적 야구단’을 이끄는 마르코가 섭외된 건 그래서일 것이다. 비록 보도자료에는 ‘천하무적 야구단’에 대한 언급이 없지만 현명한 제작진이 대화의 공통분모를 만들고, 프로야구 폐막의 아쉬움을 달래며, 자사 예능 프로그램을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오늘 방송을 기대해본다. 아, 이건 분명 <해피투게더 시즌3>에 대한 ‘오늘 뭘 볼까’이다.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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