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퍼스 아일랜드> 스크린 토 낮 12시
10월 31일은 할로윈 데이다. 언젠가부터 한국에서도 할로윈 파티를 즐기는 문화가 생기기 시작했는데 심지어 이번에는 주말이라 벌써부터 클럽 피플들은 투어 스케줄을 잡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주말엔 역시 TV와 맥주, 그리고 닭강정이라고 믿는 더 많은 선남선녀들을 위해 호러 시리즈 <하퍼스 아일랜드> 전편 방송을 추천한다. 결혼식을 위해 하퍼스 아일랜드라고 하는 섬에 모인 사람들이 매 에피소드마다 한 명씩 죽어나가는 이 시리즈는 범인이라 예상했던 인물이 다음 회에 죽는 등 예상하기 어려운 진행으로 시청자를 몰입시킨다. 이것은 할로윈 데이 따위 순식간에 보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단, 13개 에피소드가 모두 끝났을 땐 바로 잠들 수 있도록 맥주는 든든히 준비해두자.

‘최악의 시나리오’ 일 밤 11시 20분
제목만 보면 며칠 전 벌어진 헌법재판소의 미디어법 가결 인정 사태를 다룬 것 같지만 그보다 더한 인류 최후의 순간을 예상해보는 프로그램이다. 신종 플루와 조류 독감의 유전적 결합을 예상한 1부와 지구 온난화로 육지가 침수되는 사태를 그린 2부를 거쳐 이번 주에는 사이버 테러가 온 세계를 마비시키는 상황을 가정해본다. 얼마 전 벌어졌던 디도스 사태는 IT 네트워크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사이버 테러에 의한 피해 속도가 빠를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당장은 인터넷 뉴스를 검색할 수 없고 메일을 확인하지 못하는 불편 정도에 그칠 수 있지만 자칫 전력 공급부터 수도, 교통 등을 관장하는 온라인 시스템 모두가 이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즉 이 모든 것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일요 인터뷰 人> MBC 일 밤 12시 25분
사람마다 그를 기억하는 방식이 다를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교과서에 없는 새로운 세계를 가르쳐준 <거꾸로 읽는 세계사>의 저자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손석희 이전 <100분 토론>을 이끌었던 시사평론가일 것이며,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실패했으되 꺾이지 않은 꿈 많은 정치인일 것이다. 이번 주 <일요 인터뷰 人>의 주인공은 그, 유시민이다. 故 노무현 前 대통령의 소울메이트 혹은 하이카 서비스라고까지 불리던 이 희대의 논객은 잠시 초야로 떠나 유유자적했던 시간을 거쳐 다시 정당 정치에 복귀할 계획을 밝혔다. 개혁당과 열린우리당 활동을 통해 정치의 정점까지 올랐었던 그는 어떤 아쉬움 때문에 다시 이 복마전에 뛰어드는 것일까. 궁금한 독자라면 이번 주 일요일의 취침시간을 <개그콘서트> 종영시간보다 조금 더 늦춰보도록 하자.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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