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끼루 [관용]‘흔들어’라는 의미를 가진 영어 표현 ‘shake it’의 변형태인 쉐끼루는 [쉐이크 잇]을 빨리 발음한 [쉐킷]에 의미가 불명확한 ‘-루’를 붙인 것으로 유추된다. 현대 국어에서 ‘-루’는 ‘짜루 짜루 진짜루’의 경우와 같이 ‘-로’의 친근한 발음이거나, ‘하이루 방가 방가’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특별한 의미 없이 외국어의 느낌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기능을 한다. 이 경우에는 후자에 근거한 해석을 하는 것이 옳으며, 따라서 ‘쉐끼루 붐’이라는 명칭은 ‘shake it, 붐’, 즉 ‘붐아, 그것을 흔들어버려!’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다시 말해, 쉐끼루라는 국적불명의 단어를 이름 앞에 수식하는 행위는 스스로 프로그램을 뒤흔들며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켜야 했던 예능인 붐의 자기 응원의 주문과도 같은 것이었다. 일설에 따르면 비슷한 방식으로 방송에 안착한 방송인 노홍철이 붐에게 하사한 별칭이라는 유래가 전해지고 있으며, 붐이 키, 뉴클리어에 이어 3번째로 몸 담았던 그룹 레카가 무산될 무렵인 2002년 발표된 JTL의 1.5집에 수록된 노래 ‘Enter The Dragon’의 리믹스버전의 도입부인 “붐 쉑쉑쉑더 붐”의 영향이라는 주장 역시 소수에 의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1. shake it +a
2. 저렴한 흥겨움을 유발하는 후렴구
VJ 활동을 거쳐 2005년부터 공중파 활동을 시작한 붐은 ‘들이대기’와 ‘경솔함’의 중중모리 장단 속에서 감초이자 브릿지로서 자신의 입지를 굳히는데 성공했다. ‘싼티’로 요약되는 가벼운 이미지는 종종 그를 토사구팽의 화신으로 전락 시켰지만, 해고된 만큼 반드시 새 프로그램을 꿰차는 그의 생명력과 박리다매의 정신은 경제 위기 속에 갈피를 잃은 수많은 현대인들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2009년 10월 29일, 그는 조국의 분단 상황 앞에 무릎을 꿇고 모든 방송활동을 중단한 채 입대를 선택했다. 강원도 춘천 102보충대에 입소한 그의 모습은 ‘머리 자르니 한결 낫다’는 반전에 가까운 반응을 불러일으켰으며, 그를 배웅하러 온 아이돌 곰신의 눈물은 사실은 그가 험난한 연예계를 살아가는 소년들에게 마음의 형님이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환기시켰다. 풀리지 않은 미스터리, ‘붐 친구는 누규?’
라는 질문을 남기고 떠난 청춘아, 부디 건강히 다녀오기를! 2년 동안 잊지 않고 있겠다. 쉐킷 붐테스크루 발레파킹 나인티나인!
용례[用例]
* 이번 주 가요톱텐 일등은…… 쉐끼루 에이&젤이에요!
* 쉐끼루 멍멍 쉐낏 쉐낏 멍멍 쉑 멍멍….. 깨갱
* G 드래곤, 지후선배, 카라, 동반입대. PD님들 통곡하고 그르지마요~ 쉐끼루!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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