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남이시네요>는 <깍두기> 이후 1년 반 만에 출연한 드라마다. 중학교 때 데뷔했고 고등학교에 다니는 동안에도 여러 작품에 출연했는데 이번에는 비교적 공백이 길었다.
박신혜: 2003년 <천국의 계단> 이후 잠깐씩 쉬고 계속 새 작품에 들어갔는데 <깍두기>가 끝났을 때는 학교에도 다니고 싶고 좀 쉬고 싶었다. 꾸준히 사람들에게 보이면서 얻은 성과도 있었지만 내 자신은 힘들었다. 지금도 어리지만 그 때는 더 어렸고, 고등학생이 한 작품의 주연을 한다는 게 그 당시엔 마냥 좋고 재밌어서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멋모르고 덤벼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심지어 ‘내가 어릴 때 좀 멍청했나? 너무 단순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웃음) 연예계의 현실이나 방송의 상황을 모르고 마냥 연기하는 게 즐거웠으니까.
“인간 박신혜로 살 수 있는 게 좋다”
이승환의 회사이자 전 소속사인 드림 팩토리에서 데뷔하고 성장기를 보내며 또래의 연예인들에 비해 비교적 스트레스가 적고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박신혜: 일단 공장장님(이승환)께서 어린 애들에게 이것저것 다 시키는 걸 싫어하셨다. 내 작품의 시청률이 안 나올 때도 항상 ‘이 아이는 살아남을 거다’라는 믿음이 있으셨기 때문에 나 역시 한 번도 ‘실패했다’는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연기는 생활에서 뭔가를 얻지 못하면 표현하지 못하는 분야기 때문에 나는 내 나이 때 겪어봐야 하는 일은 다 경험해봐야 한다고 생각했고 공장장님과 부모님, 매니저 언니오빠들도 그걸 지지해 주셨다. 내가 아무리 여러 사람과 어울려 놀고 야구 보러 가고 공연 보러 가고 친구들이랑 놀이동산도 가면서 자유롭게 지내더라도, 믿으신 거다. 내가 어디 가서 사고는 치지 않을 거라는 걸. 나는 스무 살 이전에 자신을 너무 가두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밖에 나갔을 때 사람들이 ‘쟤 박신혜다!’라고 가리켜도 친구들과 있는 그 순간에는 인간 박신혜로 살 수 있는 게 좋다. 그리고 그걸 도와주는 주위 분들을 만난 게 복 받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대학에 입학했는데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동기 가운데 고아라, 김범, 김소은 등 연기자들이 많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신혜: 1학년 1학기 때는 우리 넷 다 학교에 열심히 나갔다. 주위에서 신기해 할 정도로 다들 학교생활에 대한 애착이 컸다. 아라는 <누구세요>를 찍으면서 그 힘든 미니시리즈 스케줄 속에서도 학교를 열심히 다닐 정도였다. 그러다 범이랑 소은이가 <꽃보다 남자>를 찍으면서 휴학을 했을 때는 다른 친구들은 연기하고 있는데 나만 학교에 남아 있는 게 좀 걱정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다 각자 활동하는 시기가 있는 것 같다.
그럼 학교에 다니던 지난 1년은 어떻게 보냈나.
박신혜: 시험 준비하고 레포트 쓰고 친구들하고 작업하느라 나름 굉장히 바빴다. 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수영, 발레, 한자도 배웠고 도예도 조금 배워서 매니저 오빠 생일에 호롱을 만들어 선물하기도 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공연을 보는 것 뿐 아니라 무대 뒤에서 못질하고 무대 만들고 포스터 붙이러 다니는 게 정말 재밌었다. 지금은 휴학 중인데 내년에 복학하면 다시 열심히 다닐 거다.
“이제 성인이니까 배낭여행을 해보고 싶다”
지난 몇 년 동안 계속 ‘유망주’로 불렸지만 스스로는 그보다 더 성장해야 한다는 고민도 있었을 것 같다.
박신혜: 많이 했다. 일단 나이에 비해 성숙한 역할을 맡는다는 게, 그 때는 득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지금도 득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어쨌든 내가 경험하지 못한 걸 연기하다 보니 어느 순간 한계가 왔다. <깍두기> 때 그걸 더 느꼈고, 한편으로는 우울한 역할을 하고 싶지 않기도 했다. 내가 더 나이 많은 역할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신 분들도 계셨겠지만 만약 그렇게 되면 나는 또 제자리걷기를 하게 될 것 같았다. <미남이시네요>를 꼭 하고 싶다고 생각한 건 내 또래의 이야기라서고, 내 실제 성격도 미남이와 많이 닮았기 때문이었다. (웃음) 그래서 아마 <미남이시네요>는 내가 유망주에서 조금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천국의 나무>나 <궁S> 등 전작에서의 아픈 멜로 연기에 비해 <미남이시네요>에서 태경, 미남, 신우의 로맨스는 비슷한 또래로서 공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박신혜: 비슷한 상황에 놓인 친구가 있었다. 두 남자가 내 친구 하나를 좋아하는데 그 친구만 계속 그 상황을 몰랐던 거다. 미남이가 그 친구의 성격과 비슷한 점이 많아서 아이디어를 얻어온 부분도 솔직히 좀 있다. 실제로 그런 과정을 보면서 감정을 이해하는 게 상상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오랜만의 작품이기도 하고 여주인공이다 보니 시청률에 대한 부담도 있었을 텐데.
박신혜: 처음에는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잘 나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떨어지지 않고 점점 오르고 있으니까 그럼 내가 더 열심히, 우리가 으쌰으쌰 힘내면 되겠구나 한다. 다행히 좋은 평가도 있고 입소문도 나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부담은 사라진 것 같다. 게다가 이젠 어차피 시청률 걱정할 시간도 없으니까 그걸 잊고 열심히 하다 보면 그 집중력에 대한 결과물이 작품으로 나올 것 같다.
지금까지의 활동을 1막으로 놓는다면 <미남이시네요>는 2막의 시작인 셈이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0대에는 어떤 꿈이 있나.
박신혜: 아직 성년의 날은 거치지 않았지만 이제 성인이니까 배낭여행을 해보고 싶다. 그리고 일에서는, 이제 유망주라는 타이틀은 조금 넘어섰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20세부터 25세 사이에서 자기 캐릭터를 가지고 폭넓은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 중 한 사람으로 자리 잡는 게 올해의, 그리고 앞으로 몇 년 동안의 목표다. 박신혜라는 배우의 가능성을 좀 더 보여주고 싶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박신혜: 2003년 <천국의 계단> 이후 잠깐씩 쉬고 계속 새 작품에 들어갔는데 <깍두기>가 끝났을 때는 학교에도 다니고 싶고 좀 쉬고 싶었다. 꾸준히 사람들에게 보이면서 얻은 성과도 있었지만 내 자신은 힘들었다. 지금도 어리지만 그 때는 더 어렸고, 고등학생이 한 작품의 주연을 한다는 게 그 당시엔 마냥 좋고 재밌어서 몰랐는데 지금 생각하면 정말 멋모르고 덤벼들었던 것 같기도 하다. 심지어 ‘내가 어릴 때 좀 멍청했나? 너무 단순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웃음) 연예계의 현실이나 방송의 상황을 모르고 마냥 연기하는 게 즐거웠으니까.
“인간 박신혜로 살 수 있는 게 좋다”
이승환의 회사이자 전 소속사인 드림 팩토리에서 데뷔하고 성장기를 보내며 또래의 연예인들에 비해 비교적 스트레스가 적고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박신혜: 일단 공장장님(이승환)께서 어린 애들에게 이것저것 다 시키는 걸 싫어하셨다. 내 작품의 시청률이 안 나올 때도 항상 ‘이 아이는 살아남을 거다’라는 믿음이 있으셨기 때문에 나 역시 한 번도 ‘실패했다’는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연기는 생활에서 뭔가를 얻지 못하면 표현하지 못하는 분야기 때문에 나는 내 나이 때 겪어봐야 하는 일은 다 경험해봐야 한다고 생각했고 공장장님과 부모님, 매니저 언니오빠들도 그걸 지지해 주셨다. 내가 아무리 여러 사람과 어울려 놀고 야구 보러 가고 공연 보러 가고 친구들이랑 놀이동산도 가면서 자유롭게 지내더라도, 믿으신 거다. 내가 어디 가서 사고는 치지 않을 거라는 걸. 나는 스무 살 이전에 자신을 너무 가두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밖에 나갔을 때 사람들이 ‘쟤 박신혜다!’라고 가리켜도 친구들과 있는 그 순간에는 인간 박신혜로 살 수 있는 게 좋다. 그리고 그걸 도와주는 주위 분들을 만난 게 복 받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작년에 대학에 입학했는데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동기 가운데 고아라, 김범, 김소은 등 연기자들이 많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신혜: 1학년 1학기 때는 우리 넷 다 학교에 열심히 나갔다. 주위에서 신기해 할 정도로 다들 학교생활에 대한 애착이 컸다. 아라는 <누구세요>를 찍으면서 그 힘든 미니시리즈 스케줄 속에서도 학교를 열심히 다닐 정도였다. 그러다 범이랑 소은이가 <꽃보다 남자>를 찍으면서 휴학을 했을 때는 다른 친구들은 연기하고 있는데 나만 학교에 남아 있는 게 좀 걱정되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다 각자 활동하는 시기가 있는 것 같다.
그럼 학교에 다니던 지난 1년은 어떻게 보냈나.
박신혜: 시험 준비하고 레포트 쓰고 친구들하고 작업하느라 나름 굉장히 바빴다. 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수영, 발레, 한자도 배웠고 도예도 조금 배워서 매니저 오빠 생일에 호롱을 만들어 선물하기도 했다. 그리고 학교에서 공연을 보는 것 뿐 아니라 무대 뒤에서 못질하고 무대 만들고 포스터 붙이러 다니는 게 정말 재밌었다. 지금은 휴학 중인데 내년에 복학하면 다시 열심히 다닐 거다.
“이제 성인이니까 배낭여행을 해보고 싶다”
지난 몇 년 동안 계속 ‘유망주’로 불렸지만 스스로는 그보다 더 성장해야 한다는 고민도 있었을 것 같다.
박신혜: 많이 했다. 일단 나이에 비해 성숙한 역할을 맡는다는 게, 그 때는 득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지금도 득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어쨌든 내가 경험하지 못한 걸 연기하다 보니 어느 순간 한계가 왔다. <깍두기> 때 그걸 더 느꼈고, 한편으로는 우울한 역할을 하고 싶지 않기도 했다. 내가 더 나이 많은 역할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하신 분들도 계셨겠지만 만약 그렇게 되면 나는 또 제자리걷기를 하게 될 것 같았다. <미남이시네요>를 꼭 하고 싶다고 생각한 건 내 또래의 이야기라서고, 내 실제 성격도 미남이와 많이 닮았기 때문이었다. (웃음) 그래서 아마 <미남이시네요>는 내가 유망주에서 조금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천국의 나무>나 <궁S> 등 전작에서의 아픈 멜로 연기에 비해 <미남이시네요>에서 태경, 미남, 신우의 로맨스는 비슷한 또래로서 공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박신혜: 비슷한 상황에 놓인 친구가 있었다. 두 남자가 내 친구 하나를 좋아하는데 그 친구만 계속 그 상황을 몰랐던 거다. 미남이가 그 친구의 성격과 비슷한 점이 많아서 아이디어를 얻어온 부분도 솔직히 좀 있다. 실제로 그런 과정을 보면서 감정을 이해하는 게 상상하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된다.
오랜만의 작품이기도 하고 여주인공이다 보니 시청률에 대한 부담도 있었을 텐데.
박신혜: 처음에는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래도 이만하면 잘 나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떨어지지 않고 점점 오르고 있으니까 그럼 내가 더 열심히, 우리가 으쌰으쌰 힘내면 되겠구나 한다. 다행히 좋은 평가도 있고 입소문도 나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부담은 사라진 것 같다. 게다가 이젠 어차피 시청률 걱정할 시간도 없으니까 그걸 잊고 열심히 하다 보면 그 집중력에 대한 결과물이 작품으로 나올 것 같다.
지금까지의 활동을 1막으로 놓는다면 <미남이시네요>는 2막의 시작인 셈이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20대에는 어떤 꿈이 있나.
박신혜: 아직 성년의 날은 거치지 않았지만 이제 성인이니까 배낭여행을 해보고 싶다. 그리고 일에서는, 이제 유망주라는 타이틀은 조금 넘어섰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20세부터 25세 사이에서 자기 캐릭터를 가지고 폭넓은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 중 한 사람으로 자리 잡는 게 올해의, 그리고 앞으로 몇 년 동안의 목표다. 박신혜라는 배우의 가능성을 좀 더 보여주고 싶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사진. 채기원 (ten@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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