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뚫고 하이킥> 30회 MBC 저녁 7시 45분 살다 보면 특별한 이유 없이도 괜히 거슬리는 사람이 있다. 특히 직장 내의 천적은 인간의 인내심을 끝까지 시험하는 존재인데, 공적으로는 물론 사적으로까지 얽힌 자옥(김자옥)과 현경(오현경)의 전면전이 오늘 또다시 펼쳐진다. 뜻하지 않은 사고로 졸지에 자옥의 자가용 노릇을 하게 된 현경은 별 수 없이 자옥에게 쩔쩔 매게 되고 자옥은 현경을 자신의 손아귀에 넣고 좌지우지할 계획을 꾸민다. 정작 사람들은 관심 없을 자신의 ‘이미지’에 목숨거는 자옥과 “뭐가요?”를 트레이드 마크로 하는 무신경의 극치 현경의 한판 승부는 어떻게 될까? 자신에게는 반말만 하는 준혁(윤시윤)이 세경(신세경)에게는 깍듯이 존대말을 쓰는 것에 부아가 치민 정음(황정음)의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에 가까운 저항도 시작된다.

<포가튼> 1회 tvN 저녁 8시 공공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사람들은 사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마련이다. <포가튼>(The Forgotten)은 경찰마저 수사를 포기한 신원미상 사망자들의 이름을 찾아 주는 전국적인 자원봉사자 그룹 ‘포가튼 네트워크’의 사건 해결을 그리는 시리즈다. 포가튼 중서부 지구를 이끄는 전직 형사 알렉스(크리스찬 슬레이터)는 후배 경찰인 러셀에게 ‘고속도로 소녀’라 불리는 신원 미상의 피살자 소녀 사건을 인계받는다. 피살자가 자주 다니던 클럽에서 정보를 얻은 포가튼 팀은 그녀가 신분증을 훔쳐 시카고에서 남의 이름으로 살았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전 애인과 가족들의 증언을 토대로 그녀를 죽인 범인을 수사하기 시작한다.

<낭독의 발견> KBS1 밤 11시 30분 지난 해 겨울 앨범 를 발표했던 김창완 밴드의 김창완은 30년 전 세상에 내놓았던 노래를 두고 “노래는 주름이 생기지 않더라. 나는 아직 그 시절을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면 다들 변해가고, 어른이 아닌 ‘꼰대’가 되고 마는 세상에서 김창완은 청년인 채 나이 드는 몇 안 되는 사람이다. 소년 시절 “거짓말을 해서라도 세상을 한 뼘쯤 넓히고 싶다”고 생각했던 그가 최근 판타지 소설집 <사일런트 머신, 길자>를 발표하고 <낭독의 발견>에서 자신의 책과 책상 이야기, 휴대폰에 담긴 ‘하늘나라’라는 그룹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상을 향해 가끔 ‘엿 먹어’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해. 다 멈추고 무조건 ‘하라’고. 멋있는 걸 만들 생각은 버려. 너만의 너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라고.” <위대한 걸작>에 담겨 있는 예술가들의 편지를 들려주기에 김창완만큼 적절한 인물은 없어 보인다.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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