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국과 미국의 어린이들은 같은 시간에 같은 한국 만화를 보며 자란 기억을 공유할지도 모르겠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대원미디어의 <뚜바뚜바 눈보리> (Noonbory and the Super 7)의 한미 공동 방영이 결정되었다고 밝혔다. ‘슈퍼보리’라는 요정 7명의 활약을 담은 미취학 아동용 3D 애니메이션인 <뚜바뚜바 눈보리>는 8월 27일부터 EBS에서, 9월 19일부터 미국 CBS에서 방영된다. 과거 KBS2의 <아이언 키드>나 SBS의 <마법의 별, 매지네이션> 같은 작품이 미국 공중파를 통해 방영된 적이 있지만 이렇게 동시 방영되는 것은 처음이다.

“서구 학부모들, 일본과 달리 폭력적이지 않은 한국 애니메이션 선호”

이번 동시 방영이 고무적인 이유는 이것이 단순한 일회적 사건이 아닌, 꾸준한 콘텐츠 지원의 흐름 안에서 얻어내 가시적 성과이기 때문이다. <뚜바뚜바 눈보리>의 경우 글로벌 성공 모델 발굴을 위해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진행하는 스타프로젝트의 2006년도 지원 작품이다. 처음에는 지원 후 작품의 수익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투자 개념의 프로젝트였던 스타프로젝트는 2007년부터 환수 없이 성공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를 제작 지원하는 방향으로 바뀌었고, 2008년부터는 지원 장르를 애니메이션에 국한해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국 캐릭터 산업을 대표하는 <뿌까>와 <뽀롱뽀롱 뽀로로>, 2007년부터 미국의 키즈 워너브라더스에서 방영된 <아이언 키드> 등이 스타프로젝트에 선정되어 지원 받았던 작품들이다. 특히 해외 시장 진출은 스타프로젝트의 주요 분야로 이번 <뚜바뚜바 눈보리>의 CBS 방영 역시 캐나다 제작사 쿠키자와의 공동 제작을 주선해 확정지은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비록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총 38개 과제에 총 195억 원을 지원해 현재까지 그에 못 미치는 14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콘텐츠 사업이라는 것이 1, 2년 안에 눈에 띄는 수익을 내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의 전망은 밝다는 것이 한국콘텐츠진흥원의 평가다. 특히 앞서 언급한 작품들과 같은 아동용 애니메이션에 있어 한국의 강세는 상당히 뚜렷한 편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애니메이션의 천국 일본의 작품들은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면이 많기 때문에 유럽에선 부모들이 외면하는 편이다. 미국 역시 아동 대상 애니메이션이 많지 않아 유럽과 미국에서 한국의 아동용 애니메이션의 인기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귀여운 얼굴을 한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이 세계 시장을 누비는 한국 발 킬러 콘텐츠가 된 것이다.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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