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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 온 트립, 정지훈의 여행의 기술> 올’리브 밤 10시
궁극적 목적이 세계 정복이 아닐까 의심 가는 사람들이 있다. 뭐든지 죽도록 열심히 하고, 그 모든 것에서 말도 안 될 정도의 성과를 이루는 사람들. 비를 볼 때 드는 생각이 그렇다. 노력만으로 춤과 노래 실력, 이소룡 같은 근육과 헐리웃 주연 자리를 만들어낸 이 괴물 같은 청년에게 과연 휴식이란 있을지, 아니 휴식이란 개념을 납득은 하는지 궁금해지는 건 그래서다. 그래서 그의 알프스 여행을 담은 <레인 온 트립, 정지훈의 여행의 기술>은 상당히 흥미롭다. 여행의 기술이라니. 맛있는 걸 먹고, 사진을 찍고, 음악을 듣는 것 역시 여행을 위한 프로그램처럼 준비하는 이 주도면밀한 워커홀릭이라니. 그가 밝히는 “여행에서 느끼고 얻은 것을 발판으로 새로운 시작을 꾀하는 것”이란 여행의 마지막 팁은 그래서 조금 오싹하기도 한다. 지훈 씨,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퍼지는 휴가도 한 번쯤 경험해 보라고요.
<2009 아이스 올스타즈> SBS 저녁 8시 45분
소녀는 꿈을 꿨다. 은반 위에서 우아하게 펼쳐지는 미쉘 콴의 연기를 보며 자신 역시 저런 선수가 되리라 마음먹었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의 연기는 외울 정도로 많이 봤다. 그리고 그 소녀는 10년이 더 지난 현재 미쉘 콴 이후 피겨 여왕의 자리에 가장 가깝게 다가선 선수가 됐다. 물론 그 소녀, 김연아는 아직도 소녀지만. 그것도 꿈 많은. 김연아를 비롯해 출연하는 선수들의 챔피언 타이틀 수만 해도 22개라고 하는 <2009 아이스 올스타즈>는 그 자체로 별들의 잔치다. 별 중의 별은 역시 김연아일 테고. 그리고 그 옆엔 역시 또 하나의 별, 미쉘 콴이 함께한다. 자신의 영웅과 동등한 한 무대에 설 수 있다니.
그래서 이번 아이스쇼는 전, 현역 피겨 여왕의 강림이기도 하지만 꿈 많던 피겨 소녀가 이룬 또 하나의 소원이라고 할 수 있다. 여태 그녀가 현실로 만들었던 수많은 꿈처럼.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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