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가 시작된 8월 첫 주, 일본 연예가도 인기 그룹 동방신기의 해체설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동방신기는 2005년 일본 데뷔 이후 4년 만인 2008년 말 ‘일본 레코드 대상’ 우수 작품상을 수상하고, 일본에서도 톱스타가 아니면 출연할 수 없다는 NHK 연말 특집 프로그램 <홍백가합전>에 출연하는 등, 이제는 ‘한류스타’라기보다는 ‘J-POP 아티스트’로서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었다. 게다가 7월 도쿄 돔에서의 성공적인 공연을 마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시점에 갑작스레 터져 나온 그들의 해체설에, 일본 연예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때문에 각종 와이드 연예 뉴스에서는 이들의 해체설을 상당히 비중 있게 다뤘다. 일본 언론이 주목하는 동방신기 해체 위기의 쟁점은, 역시 ‘13년’이라는 장기 계약 조건과 더불어 일본에서의 향후 활동 계획이다. 일부 방송에서는 동방신기의 이번 해체 소동을 계기로 한국 대형 기획사의 불공정 계약과 횡포에 초점을 맞춰 ‘장자연 스캔들’ 등 한국 연예계의 성 상납 스캔들과 연관 지어 보도하기도 했다.

“일본에서 앞으로 예정된 스케줄만은 그대로 진행한다”

이와 관련해, 동방신기의 일본 측 기획사인 에이벡스는 6일 저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동방신기는 향후 일본에서 예정된 활동은 차질 없이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때문에 만에 하나 한국에서 동방신기가 해체하더라도, 일본에서만큼은 ‘토호신키’로서 팀이 유지되는 것이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추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는 “일본에서 앞으로 예정된 스케줄만은 그대로 진행한다”는 에이벡스 측의 입장 발표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해체와 관련한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는 의견도 보인다. 한편, 동방신기는 6일 저녁 도쿄 메이지 신궁에서 개최된 불꽃 축제에 멤버 전원이 참가해 신곡 ‘Stand by U’를 비롯한 7곡을 열창하는 등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다. 니혼TV 등 일부 언론은 공연장에서 멤버 누구도 해체설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던 점 또한 멤버 전원이 차질 없이 공연에 참여했다는 점에 주목해 이 공연이 “해체설을 일축했다”며 희망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동방신기는 이외에도, 매년 여름 에이벡스가 주최하는 야외 라이브 이벤트 ‘에이네이션 (a-nation’09)’(23일 도쿄, 29일 오사카)에 참가할 예정이며, 7월 5일의 도쿄 돔 공연 실황을 담은 DVD <4th LIVE TOUR 2009~The Secret Code~ FINAL in TOKYO DOME>도 9월 30일 발매를 앞두고 있다.

동방신기의 향후 행보와 관련해 현지 팬들이 주목하는 것은, 역시 9월 30일 일본에서 발매될 동방신기의 29번째 싱글 앨범이 영웅재중과 믹키유천의 듀엣 앨범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JEJUNG & YUCHUN (from 東方神起)’라는 이름으로 팀을 구성, 동방신기의 서브유닛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싱글 앨범에 수록될 신곡은, 7월 4~5일 도쿄 돔 공연에서 두 멤버가 불렀던 ‘COLORS~Melody and Harmony~’으로 일본의 인기 캐릭터 헬로 키티 탄생 35주년 이미지 송으로 결정되기도 했다. 이들은 오는 20일에 Zepp Tokyo에서 열릴 ‘BOY POP FACTORY 09’에도 서브유닛으로 출연하며, 9월 16일에 발매될 m-flo의 데뷔 10주년 트리뷰트 앨범 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그룹 일부 멤버의 서브유닛 활동이 드문 일은 아니다. 그렇지만 해체설이 아직 가라앉지 않은 상황에서 전속 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한 세 멤버 중 두 사람만이 따로 유닛 활동을 개시한다는 점에 팬들의 관심과 더불어 우려의 시선도 쏟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한편 일본 동방신기 공식 팬클럽 ‘비기스트’를 중심으로 한 현지 팬들은, 온라인 서명 사이트 ‘서명 TV’를 통해 서명자 2만 명(8월 6일 개시, 8월 12일 현재 2575명 서명)을 목표로 해체 반대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글. 도쿄=임다함 (도쿄 통신원)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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