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상추의 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
상추? 먹으면 졸리기나 하지, 힘은 무슨 힘?
너 주말에 MBC <무한도전> 안 봤어? 마이티마우스의 상추가 나와서 서바이벌 팔씨름에서 상대편 몽땅 이긴 거?
아, 그 상추? 봤지. 양배추랑 상추랑 다 같이 쌈 싸먹기 좋은 채소인데 몸매랑 힘이랑 너무 비교되더라. 근데 뭘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거야? 딱 봐도 상추가 그 중에서 제일 팔씨름 잘할 것처럼 보이잖아.
그러니까 상추의 힘이면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일까 싶은 거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배정남이나 손호영은 화보를 찍을 정도로 근육질이잖아. 그런 사람들을 쉽게 이길 정도 힘이면 연예인 중에서 얼마나 셀지, 팔씨름 대회 챔피언이랑 싸워도 이길지가 궁금한 거야.
그러고 보니 예전에 MBC <황금어장>에 손호영이 무적의 신입사원으로 나와서 강호동을 팔씨름으로 이겼던 에피소드가 생각나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긴 어려워. 배정남이랑 손호영이 근육질 몸매이긴 하지. 그런데 어차피 그 사람들 몸은 말 그대로 화보를 위해 만든, 말하자면 보여주기 위한 근육이기 때문에 대단한 힘을 내긴 어려워. 물론 운동을 안 하는 사람보단 훨씬 셀 거고, 상추처럼 딱 보기에도 우람하고 잘 발달한 팔이라면 상당한 힘을 보여주겠지만 힘 자체를 키우기 위해 운동을 한 사람을 이기긴 어려울 거야.
보여주기 위한 근육? 어차피 남자가 운동을 하면 근육이 생기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보기 좋은 근육질 몸이 되는 거잖아.
예전에 김종국의 게임 실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실전적 근육에 대한 얘기를 했었는데 그 때 미처 얘기 못한 게 힘이 무조건 근육의 두께에 비례하진 않는다는 거야. 말하자면 근육이 두꺼운 김종국이 60㎏급의 국가대표 레슬링 선수보다 힘이 좋다고 쉽게 말할 수는 없단 거지.
뭐, 그런 거 아니야? 같은 두께의 근육인데도 근육이 되게 선명한 말 근육 있잖아. 이소룡 같은 몸매 말이야. 그런 근육이 더 힘을 쓰는 거 아닌가?
물론 실전적 근육을 만들면 근섬유가 굵어지니까 좀 더 결이 뚜렷해질 수는 있겠지. 네가 말한 이소룡이 그런 경우고. 하지만 그렇다고 근육이 선명할수록 힘이 세다고 말하긴 어려워. 사람들이 굉장히 오해를 많이 하는 것 중 하나가 근육의 선명도에 대한 건데, 여기서 중요한 건 근육의 발달보단 체지방과 수분이 얼마나 빠졌느냐 거든.
그럼 대체 뭐가 다른 건데? 보여주는 근육과 실전적 근육이라는 게.
쉽게 말하면 운동 방식의 차이야. 연예인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헬스클럽에서 몸짱을 꿈꾸면서 하는 운동이 대부분 보여주는 근육을 위한 운동이야. 가령 팔 운동을 할 때 8㎏짜리 아령을 들고 10회씩 4세트를 드는 게 가능한 대신 12㎏짜리 아령은 낑낑 거리면서 한 번 밖에 못 드는 경우엔 대부분 그냥 8㎏짜리를 자주 드는 방식으로 운동을 해. 그렇게만 해도 팔뚝이 굵어지거든. 그런데 하루에 한 번을 하더라도 자신이 들 수 있는 최대치를 드는 운동 방식도 있어. 이렇게 상대적으로 가벼운 무게를 자주 드는 고반복 운동은 근세포 주위 단백질 구조를 둘러싼 공간을 키우거든.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 아무튼 힘의 원천인 근섬유 자체가 굵어지진 않는다는 뜻이야. 대신 자신이 들 수 있는 최대치에 도전하는 운동을 하면 근섬유 자체가 굵어져. 그렇기 때문에 힘 자체가 세지는 거야. 가령 상추랑 상추 정도의 근육을 가진 체조선수가 팔씨름을 하면 체조선수가 아주 쉽게 제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소위 ‘노가다’를 하는 아저씨들이 보디빌더와의 팔씨름에서 이기는 것도 비슷한 이치야.
그럼 네가 말한 방식으로 운동을 하면 팔씨름을 잘할 수 있는 거야?
기본적으로 힘이 세지면 당연히 팔씨름 역시 잘할 수 있겠지만 팔씨름 자체를 위한 운동을 하면 더 도움이 되겠지? 힘만 키운다고 복싱 선수보다 펀치가 세지는 게 아니잖아. 기본적으로는 힘을 키우면서도 개별 종목을 위한 운동을 따로 해야지. 물론 그것도 그 부위의 힘을 키우는 거겠지만.
팔씨름이니까 팔 근육을 키우면 되잖아.
당연한 얘긴데 팔씨름을 할 때 팔 외에도 쓰는 부위가 있잖아. 모르겠어? 쉬운 건데? 손이잖아, 손.
그럼 손의 힘이 중요한 거야?
물론 손의 힘, 그러니까 악력도 중요하지.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손목 힘이야. 팔과 손을 연결해주는 건 손목이잖아. 팔 힘이 아무리 세도 손이 뒤로 꺾여버리면 팔씨름에선 거의 지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손목을 튼튼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지. 그러려면 많이 알려진 것처럼 바벨이나 덤벨을 잡고 손목을 까딱거리는 리스트 컬이란 운동을 하면 돼. 대신 이건 아까 말한 것과 좀 반대되는 건데, 리스트 컬을 할 땐 반복해서 30회 이상 할 수 있는 무게로 하는 게 좋아. 너무 무거운 걸 하면 혈액 순환에도 안 좋고, 근육을 뼈에 부착시키는 건(腱)이 상할 수도 있거든. 그러니까 리스트 컬에선 한 번에 너무 무리하면 안 돼.
너 이렇게 실컷 설명해놓고선 팔씨름 잘하냐고 물으면 또 그거랑은 별개라고 할 거지?
아우, 내가 마우스 때문에 손목이 안 좋아서. 변명이라고? 왜 이래, 결국 모든 게 다 마우스 잘못이라니까. 아니라고? 마우스 몰라, 마우스? 설명해줘야 돼?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상추? 먹으면 졸리기나 하지, 힘은 무슨 힘?
너 주말에 MBC <무한도전> 안 봤어? 마이티마우스의 상추가 나와서 서바이벌 팔씨름에서 상대편 몽땅 이긴 거?
아, 그 상추? 봤지. 양배추랑 상추랑 다 같이 쌈 싸먹기 좋은 채소인데 몸매랑 힘이랑 너무 비교되더라. 근데 뭘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거야? 딱 봐도 상추가 그 중에서 제일 팔씨름 잘할 것처럼 보이잖아.
그러니까 상추의 힘이면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일까 싶은 거지. 다른 사람은 몰라도 배정남이나 손호영은 화보를 찍을 정도로 근육질이잖아. 그런 사람들을 쉽게 이길 정도 힘이면 연예인 중에서 얼마나 셀지, 팔씨름 대회 챔피언이랑 싸워도 이길지가 궁금한 거야.
그러고 보니 예전에 MBC <황금어장>에 손호영이 무적의 신입사원으로 나와서 강호동을 팔씨름으로 이겼던 에피소드가 생각나네. 그런데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긴 어려워. 배정남이랑 손호영이 근육질 몸매이긴 하지. 그런데 어차피 그 사람들 몸은 말 그대로 화보를 위해 만든, 말하자면 보여주기 위한 근육이기 때문에 대단한 힘을 내긴 어려워. 물론 운동을 안 하는 사람보단 훨씬 셀 거고, 상추처럼 딱 보기에도 우람하고 잘 발달한 팔이라면 상당한 힘을 보여주겠지만 힘 자체를 키우기 위해 운동을 한 사람을 이기긴 어려울 거야.
보여주기 위한 근육? 어차피 남자가 운동을 하면 근육이 생기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보기 좋은 근육질 몸이 되는 거잖아.
예전에 김종국의 게임 실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실전적 근육에 대한 얘기를 했었는데 그 때 미처 얘기 못한 게 힘이 무조건 근육의 두께에 비례하진 않는다는 거야. 말하자면 근육이 두꺼운 김종국이 60㎏급의 국가대표 레슬링 선수보다 힘이 좋다고 쉽게 말할 수는 없단 거지.
뭐, 그런 거 아니야? 같은 두께의 근육인데도 근육이 되게 선명한 말 근육 있잖아. 이소룡 같은 몸매 말이야. 그런 근육이 더 힘을 쓰는 거 아닌가?
물론 실전적 근육을 만들면 근섬유가 굵어지니까 좀 더 결이 뚜렷해질 수는 있겠지. 네가 말한 이소룡이 그런 경우고. 하지만 그렇다고 근육이 선명할수록 힘이 세다고 말하긴 어려워. 사람들이 굉장히 오해를 많이 하는 것 중 하나가 근육의 선명도에 대한 건데, 여기서 중요한 건 근육의 발달보단 체지방과 수분이 얼마나 빠졌느냐 거든.
그럼 대체 뭐가 다른 건데? 보여주는 근육과 실전적 근육이라는 게.
쉽게 말하면 운동 방식의 차이야. 연예인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헬스클럽에서 몸짱을 꿈꾸면서 하는 운동이 대부분 보여주는 근육을 위한 운동이야. 가령 팔 운동을 할 때 8㎏짜리 아령을 들고 10회씩 4세트를 드는 게 가능한 대신 12㎏짜리 아령은 낑낑 거리면서 한 번 밖에 못 드는 경우엔 대부분 그냥 8㎏짜리를 자주 드는 방식으로 운동을 해. 그렇게만 해도 팔뚝이 굵어지거든. 그런데 하루에 한 번을 하더라도 자신이 들 수 있는 최대치를 드는 운동 방식도 있어. 이렇게 상대적으로 가벼운 무게를 자주 드는 고반복 운동은 근세포 주위 단백질 구조를 둘러싼 공간을 키우거든.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 아무튼 힘의 원천인 근섬유 자체가 굵어지진 않는다는 뜻이야. 대신 자신이 들 수 있는 최대치에 도전하는 운동을 하면 근섬유 자체가 굵어져. 그렇기 때문에 힘 자체가 세지는 거야. 가령 상추랑 상추 정도의 근육을 가진 체조선수가 팔씨름을 하면 체조선수가 아주 쉽게 제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소위 ‘노가다’를 하는 아저씨들이 보디빌더와의 팔씨름에서 이기는 것도 비슷한 이치야.
그럼 네가 말한 방식으로 운동을 하면 팔씨름을 잘할 수 있는 거야?
기본적으로 힘이 세지면 당연히 팔씨름 역시 잘할 수 있겠지만 팔씨름 자체를 위한 운동을 하면 더 도움이 되겠지? 힘만 키운다고 복싱 선수보다 펀치가 세지는 게 아니잖아. 기본적으로는 힘을 키우면서도 개별 종목을 위한 운동을 따로 해야지. 물론 그것도 그 부위의 힘을 키우는 거겠지만.
팔씨름이니까 팔 근육을 키우면 되잖아.
당연한 얘긴데 팔씨름을 할 때 팔 외에도 쓰는 부위가 있잖아. 모르겠어? 쉬운 건데? 손이잖아, 손.
그럼 손의 힘이 중요한 거야?
물론 손의 힘, 그러니까 악력도 중요하지.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건 손목 힘이야. 팔과 손을 연결해주는 건 손목이잖아. 팔 힘이 아무리 세도 손이 뒤로 꺾여버리면 팔씨름에선 거의 지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손목을 튼튼하게 만드는 게 중요하지. 그러려면 많이 알려진 것처럼 바벨이나 덤벨을 잡고 손목을 까딱거리는 리스트 컬이란 운동을 하면 돼. 대신 이건 아까 말한 것과 좀 반대되는 건데, 리스트 컬을 할 땐 반복해서 30회 이상 할 수 있는 무게로 하는 게 좋아. 너무 무거운 걸 하면 혈액 순환에도 안 좋고, 근육을 뼈에 부착시키는 건(腱)이 상할 수도 있거든. 그러니까 리스트 컬에선 한 번에 너무 무리하면 안 돼.
너 이렇게 실컷 설명해놓고선 팔씨름 잘하냐고 물으면 또 그거랑은 별개라고 할 거지?
아우, 내가 마우스 때문에 손목이 안 좋아서. 변명이라고? 왜 이래, 결국 모든 게 다 마우스 잘못이라니까. 아니라고? 마우스 몰라, 마우스? 설명해줘야 돼?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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