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 KBS2 목 밤 11시 5분
평소엔 거의 ‘쌩얼’로 방송을 한다던 하유미가 얼굴에 비비크림을 바르고 나온 이유는 “공중파 출연이라서”였다. 케이블 TV를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이번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하유미, 김효진, 우종완은 스토리온 채널의 <토크&시티>의 멤버들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전제는 케이블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대체 저 조합이 왜 만들어졌는지, 특히 우종완이라는 사람은 왜 나왔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할 섭외라는 뜻이기도 하다. <토크&시티>에 대한 사전 설명이 부족했다는 것을 성토하려는 건 아니다. 오히려 같이 출연한 문희준이 많은 시간을 할애해도 상관없으니 “그냥 시청만 하고 가도 만족한다”고 밝히는 나름의 마이너 집단을 굳이 케이블 프로그램 호스트가 아닌, 공중파의 게스트로서 우대해주고 좀 더 어깨를 펴고 토크할 수 있게 해주는 <해피투게더>의 배려가 눈에 띄었다. 그 안에서 하유미는 사물과 낯간지러운 대화를 막힘없이 풀어나가는 4차원 언니로, 우종완은 놀림에 예민하지만 리액션이 귀여운 예능 초보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우연이겠지만 이것은 묘하게도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를 마이너 개그맨으로 규정하고 융단 폭격한 이번 주 MBC ‘라디오 스타’와 비교되는 지점이다. 물론 ‘라디오 스타’ 특유의 게스트를 요리하는 분위기가 프로그램만의 재미를 준다는 면에서 이것은 우열을 가릴 수 있는 비교가 아니다. 다만 이것이 게스트를 소비하느냐, 재생산하느냐는 문제에 도달할 땐 전자보단 후자를 좀 더 지지하게 되는 게 사실이다.
글 위근우
SBS 수-목 밤 9시 55분
는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드라마다. 의 성공과 의 실패로부터 태어났고 주인공들은 아버지의 굴레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정우(지성)는 제주도에 다녀간 국토건설단 깡패였다는 아버지의 얼굴조차 본적 없지만 “내 더러운 핏줄이 죈데 누굴 원망하겠냐”며 험난한 운명에 수긍하고 태혁(이완) 역시 자신을 줄곧 외롭게 만들었던 아버지 장 회장을 미워하면서도 정우를 향해 난 너와 부류가 다른 족속이라며 신분적 우월감을 드러낸다. 장 회장(전광렬) 역시 과거 베트남에서 수많은 범죄를 저지르며 밀수업을 하던 시절과의 끈을 끊기 위해 자신의 뒤를 캐는 현형사(이재용)를 처단한다. 한국 현대사가 남긴 상흔들을 드라마에 접목시키는 듯했던 시작과는 달리 에서 과거는 받아들이거나 잊거나 묻어버리면 끝인 대상이 된다. 태혁이 수현(성유리)에게 집착하는 이유도, 정우가 수현에게 순애보를 바치는 것도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이야기 안에서 정우의 어머니 미연(임정은)은 물론 수현, 에이미(연우현진), 선영(한지연)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은 대개 거친 남자에게 정복당하고 착취당하는 성적 대상으로 비춰진다. 수현을 좋아하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정우에게 “확 자빠뜨려서 니 사람으로 만들어야지”라고 충고하는 강래(마동석)의 대사는 이 작품이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을 그대로 드러낸다. 맛없는 주재료에 라스베가스의 화려한 거리, 사막의 풍광, 카지노, 스트립 클럽, 태양의 서커스 등 ‘미국적’ 양념들을 잔뜩 얹은 9회에서도 에이미의 납치나 차차보 왕에 대한 암살 시도 등 스펙터클한 사건들이 벌어지지만 극의 긴장감은 좀처럼 높아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미국 구경을 하기 힘들었던 해외여행 자율화가 되기 이전에 나왔다면 좋았을 듯한 드라마다.
글 최지은
평소엔 거의 ‘쌩얼’로 방송을 한다던 하유미가 얼굴에 비비크림을 바르고 나온 이유는 “공중파 출연이라서”였다. 케이블 TV를 즐겨보는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이번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하유미, 김효진, 우종완은 스토리온 채널의 <토크&시티>의 멤버들이다. 하지만 앞서 말한 전제는 케이블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대체 저 조합이 왜 만들어졌는지, 특히 우종완이라는 사람은 왜 나왔는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할 섭외라는 뜻이기도 하다. <토크&시티>에 대한 사전 설명이 부족했다는 것을 성토하려는 건 아니다. 오히려 같이 출연한 문희준이 많은 시간을 할애해도 상관없으니 “그냥 시청만 하고 가도 만족한다”고 밝히는 나름의 마이너 집단을 굳이 케이블 프로그램 호스트가 아닌, 공중파의 게스트로서 우대해주고 좀 더 어깨를 펴고 토크할 수 있게 해주는 <해피투게더>의 배려가 눈에 띄었다. 그 안에서 하유미는 사물과 낯간지러운 대화를 막힘없이 풀어나가는 4차원 언니로, 우종완은 놀림에 예민하지만 리액션이 귀여운 예능 초보로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우연이겠지만 이것은 묘하게도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를 마이너 개그맨으로 규정하고 융단 폭격한 이번 주 MBC ‘라디오 스타’와 비교되는 지점이다. 물론 ‘라디오 스타’ 특유의 게스트를 요리하는 분위기가 프로그램만의 재미를 준다는 면에서 이것은 우열을 가릴 수 있는 비교가 아니다. 다만 이것이 게스트를 소비하느냐, 재생산하느냐는 문제에 도달할 땐 전자보단 후자를 좀 더 지지하게 되는 게 사실이다.
글 위근우
SBS 수-목 밤 9시 55분
는 과거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드라마다. 의 성공과 의 실패로부터 태어났고 주인공들은 아버지의 굴레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정우(지성)는 제주도에 다녀간 국토건설단 깡패였다는 아버지의 얼굴조차 본적 없지만 “내 더러운 핏줄이 죈데 누굴 원망하겠냐”며 험난한 운명에 수긍하고 태혁(이완) 역시 자신을 줄곧 외롭게 만들었던 아버지 장 회장을 미워하면서도 정우를 향해 난 너와 부류가 다른 족속이라며 신분적 우월감을 드러낸다. 장 회장(전광렬) 역시 과거 베트남에서 수많은 범죄를 저지르며 밀수업을 하던 시절과의 끈을 끊기 위해 자신의 뒤를 캐는 현형사(이재용)를 처단한다. 한국 현대사가 남긴 상흔들을 드라마에 접목시키는 듯했던 시작과는 달리 에서 과거는 받아들이거나 잊거나 묻어버리면 끝인 대상이 된다. 태혁이 수현(성유리)에게 집착하는 이유도, 정우가 수현에게 순애보를 바치는 것도 제대로 설명되지 않는 이야기 안에서 정우의 어머니 미연(임정은)은 물론 수현, 에이미(연우현진), 선영(한지연)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은 대개 거친 남자에게 정복당하고 착취당하는 성적 대상으로 비춰진다. 수현을 좋아하지만 표현하지 못하는 정우에게 “확 자빠뜨려서 니 사람으로 만들어야지”라고 충고하는 강래(마동석)의 대사는 이 작품이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을 그대로 드러낸다. 맛없는 주재료에 라스베가스의 화려한 거리, 사막의 풍광, 카지노, 스트립 클럽, 태양의 서커스 등 ‘미국적’ 양념들을 잔뜩 얹은 9회에서도 에이미의 납치나 차차보 왕에 대한 암살 시도 등 스펙터클한 사건들이 벌어지지만 극의 긴장감은 좀처럼 높아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미국 구경을 하기 힘들었던 해외여행 자율화가 되기 이전에 나왔다면 좋았을 듯한 드라마다.
글 최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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