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와> MBC 월 밤 11시 5분
영화 <국가대표>의 개봉을 앞두고 하정우, 김지석, 김동욱, 최재환이 <놀러와>에 출연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게스트들은 진부하지 않은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지만, 한편으로는 검증되지 않은 패널로서 토크쇼의 분위기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에 대해 우려되는 부분도 있기 마련이다. 그런 이유도 신작 홍보를 목적으로 게스트가 구성되는 경우에는 작품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으나 웃음이 보증된 인물을 추가로 섭외하는 방송도 종종 있다. 그러나 27일 <놀러와>에서 유재석과 김원희는 적절한 리액션으로 게스트의 실제 말투와 에피소드를 이끌어 내는 것만으로도 지루하지 않은 한 회를 만들어 나갔다. 이에 더해 솔선수범하여 수준 미달의 성대모사를 보여줌으로써 게스트들이 보다 편한 마음으로 개인기를 보여줄 수 있도록 돕는 노홍철, 은지원의 역할 또한 알맞은 만큼 가미 되었다. 이러한 바탕에서 초대 손님들이 풀어 놓은 것은 가볍고 소소한 이야기들이었지만, 대신 웃기기 위해 일부러 준비된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이들이 겪고, 고민하고 있는 일들이라는 점에서 차라리 참신했다. 이와 같이 자연스러운 방식의 전개는 분명 사전 인터뷰가 충실히 진행되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또한 ‘FC 하정우’의 실제 유니폼 사진을 하단에 첨부하는 등 자막을 남발하지 않고도 시청자들의 집중을 높일 수 있는 요소들을 다양하게 준비한다는 점에서 역시 <놀러와>의 수훈은 부지런한 작가진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재료가 무엇이든 이제 <놀러와>는 요리의 맛을 터득한 몇 안 되는 토크쇼가 된 것 같다.
글 윤희성

<드림> SBS 월-화 1회 밤 9시 55분
한국에서 스포츠를 소재로 한 드라마가 성공할 확률은 높지 않다. 15년 전 방송된 MBC <마지막 승부>가 거의 유일한 성공 케이스였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과거 SBS <때려>와 최근 MBC <2009 외인구단>의 실패 요인을 두루 갖춘 것처럼 보이는 <드림>의 출발 역시 만만해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국내 최대의 스포츠 에이전트 회사를 경영하며 소속 선수들의 사생활과 개인 비리를 쥐고 불공정한 계약을 강요하던 강경탁(박상원)과 그에게서 버림받은 스포츠 에이전트 남제일(주진모)의 갈등, <외인구단>에서 오혜성 부자의 관계와 흡사해 보이지만 그보다는 좀 더 개연성 있고 코믹한 분위기의 영출(오달수)-장석(김범) 부자의 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1회는 상당히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펼쳐졌다. 물론 남제일이 잘 나가는 스포츠 에이전트임을 보여주기 위해 ‘굳이’ 시거를 핀다거나, 그러면서도 그가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시절의 손목시계를 차고 다니며 일말의 순수성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방식은 다소 촌스럽고 직설적이긴 했다. 그러나 갈등이 극대화되는 순간에는 사극의 비장미마저 언뜻언뜻 드러나게 하는 디테일이 <다모>와 <주몽>을 집필한 정형수 작가다운 내공을 드러낸다. 무엇보다 우려했던 여주인공 소연 역의 손담비는 태보 강사로 등장하는 순간을 비롯해 남제일, 이장석과 부딪히는 장면에서도 기대 이상의 연기를 보여주었는데, 특히 가수로서는 플러스로 볼 수 없던 칼칼한 목소리가 터프한 성격의 캐릭터와 의외로 잘 맞아떨어진다는 사실이 재미있다. 시청률 면에서는 <선덕여왕>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힘들겠지만 앞으로 <드림>이 오락물로서의 장점들을 충분히 드러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 최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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