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명고> 마지막회 SBS 밤 9시 55분 50부작으로 예정되었던 <자명고>가 오늘 39부를 마지막으로 조기 종영된다. 낙랑국의 왕 최리(홍요섭)가 죽고 호동(정경호)은 자명(정려원)에게 칼을 겨눈다. 예정되었던 수순대로의 비극이다. 그래서 이 작품의 태생적인 특성이자 매혹적인 요소이기도 했던 처절한 비극성은 탄탄하게 짜인 세계관, 중견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품격과 율격을 고루 갖춘 대사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대중에게 이해받지 못했지만 “사람의 마음이 큰길처럼 곧게 뻗어 새는 곳이 없다면, 그건 사람이 아니지요” “품성이 운명이고 선택이 운명입니다” “사람의 말이 사람의 마음이 아니듯이 글도 그 사람의 마음이 아니다” 같은 대사들은 모르고 넘어가기 아까울 만큼 훌륭했던 것도 사실이다.

<지금은 꽃미남 시대> MBC 에브리원 밤 11시 최근 <지금은 꽃미남 시대>에서 시종일관 ‘아이돌의 정석’ 다운 답변을 들려주며 ‘누나들의 욕망’을 진정시켰던 샤이니가 놀랍게도 오늘부터 이 프로그램의 MC를 맡는다. 박명수와 정형돈이 조카 혹은 아들 뻘인 샤이니를 위해 예능 진행 방식을 자세히 알려주었다는데, 기왕 MC에 대해 가르칠 거라면 유반장 한 번 모셔오는 게 더 적절했을 듯도 하다. 하지만 누구나 다 처음부터 잘 하고 처음부터 예능감이 있는 것은 아니니 빛나는 샤이니의 예능 도전을 기대해 보자. 어쨌거나, <아이돌 군단의 떴다 그녀!>로 2PM의 예능감을 만방에 떨쳤던 제작진이 샤이니에게서는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끌어낼지 궁금하다.

<상상더하기> KBS2 밤 11시 5분
‘친절한 사형제’ 코너에 김태원, 유현상, 인순이와 배우 김영호가 출연한다. 지난해 유현상을 찾아가 “예능만이 록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통로”라고 말했던 김태원의 결단은 결국 유현상을 최근 황토방 아줌마들에게 최고의 인기남으로 만들어냈다는데, 이에 대해 유현상은 “찜질방은 김태원이 꽉 잡고 있다”며 서로를 추켜세웠다니 진정 아름다운 록 예능 스피릿이 아닐 수 없다. 그 밖에 20년간 매일 밤 손전등을 들고 옥상에 올라 우주를 향해 신호를 보내왔다는 김태원의 사연, 소싯적 빅뱅이나 비를 방불케 하는 인기를 누렸다고 스스로 주장하는 유현상이 인순이와 같은 집에 살았던 과거에 대해서도 털어놓을 예정이니 부활과 백두산에 가슴 두근거려했던 소녀 팬을 어머님으로 둔 시청자들은 필히 채널 고정시켜 드리자.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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