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 저녁 9시 55분 첫회
글 윤이나
<밥 줘!> MBC 월-금 저녁 8시 15분 첫회
영란(하희라)은 밥 같은 여자다. 그녀는 무심한 남편 선우(김성민)의 밥상을 차리고, 가난한 친정 엄마(이효춘)를 위해 백화점에서 새 옷도 사주고, 부모 잃은 조카 현태(이병준)를 따뜻하게 위로한다. 단조로운 일상을 견디며 주위를 보살피는 그녀의 헌신은 늘 밥상에 오르는 밥처럼 한결같다. 일일연속극 또한 편성 면에서는 밥 같은 프로그램이다. 방송시간대가 저녁식사와 연결되기도 하거니와, 배우와 줄거리는 달라도 늘 같은 시간대에 매번 예측 가능한 가족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번에 새로 차린 <밥 줘!>의 첫술은 존재감 뚜렷한 배우들과 면밀한 구성 덕에 산뜻한 맛을 냈다. 30분짜리 영상은 선우가 옛 연인 화진(최수린)과의 이별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했다가 화진과의 재회로 끝나는 수미상응 구조로 영란에게 닥칠 시련을 강조했다. 영란의 사춘기 딸 은지(하승리)가 친구 부모의 이혼 소식을 전하며 “우리 아빤, 적어도 (외도 때문에 이혼한) 친구 아빠하곤 차원이 다를 것”이라고 덧붙이는 장면이나, 화진의 집 근처에 영란 친구 정희(홍충민)네 가게를 배치시킨 것은 훗날에도 요긴하게 쓸 만한 복선이었다. 부유하지만 무미건조한 영란-선우 부부와 돈은 없어도 알콩달콩 사는 영심(김혜선)-도식(김병세) 부부는 뚜렷한 대조를 이뤘고, 신세대 부부 영미(오윤아)-윤수(하석진)의 대화를 “엄마한테 이를 거야”로 마무리하자마자 카메라가 윤수 엄마(이혜숙)를 비추는 시퀀스 연결은 경쾌했다. 새로울 것 없는 밥상이긴 해도, <밥 줘!>의 요리사들이 첫술의 솜씨를 잃지 않는다면 마지막 한 술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겠다.
글 김은영
1화는 ‘미실의 시대’다웠다. 진흥왕(이순재)의 서거와 함께 자신의 시대를 열어젖힌 미실(고현정)이 자신의 손으로 만든 왕인 진지왕(임호)을 폐위 시키고자 하는 순간까지 빠른 호흡으로 진행되며 주인공인 선덕여왕 탄생 이전의 역사를 정리했다. 드라마의 첫 부분에서 자막으로 고지된 바와 같이, 1~2화는 본격적인 내용이 시작되기 전 30년을 축약해 놓은 이야기이다. 진지왕의 폐위와 함께 진평왕의 즉위, 후에 선덕여왕이 될 덕만과 쌍둥이언니인 천명의 탄생까지, 이 시기의 주요한 사건의 뒤에는 모두 미실이 있다. 이렇게 주요 등장인물이 탄생하기 이전부터 견고하게 구축해 놓은 미실의 시대에 잠식되지 않고, 여왕이 ‘되어가는’ 덕만의 시대를 펼쳐 보이는 것이 의 숙제가 될 것이다. 모든 것을 갖고도 결국은 실패한 역사로 남아 정사에는 기록조차 남아있지 않은 ‘늙지 않는’ 여인 미실의 매력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치명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고 시대의 주인이 될 것이다”라는 진흥왕의 말에 “보십시오, 미실의 사람들이옵니다. 이제, 미실의 시대입니다”라고 답하는 미실이 결국 실패하고 마는 것은, 그 말을 하기 전 진흥왕의 이야기를 잊어서가 아닐는지. 신라의 전성기를 열었던 진흥왕에게로 모인 사람들은 그가 혼자일 때부터 시작해, 열 명, 백 명씩 그를 믿고 모여든 사람들이었다. 그렇다면 미실의 사람들과 선덕여왕의 사람들은 어떻게 다를까? 이 역시 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글 윤이나
<밥 줘!> MBC 월-금 저녁 8시 15분 첫회
영란(하희라)은 밥 같은 여자다. 그녀는 무심한 남편 선우(김성민)의 밥상을 차리고, 가난한 친정 엄마(이효춘)를 위해 백화점에서 새 옷도 사주고, 부모 잃은 조카 현태(이병준)를 따뜻하게 위로한다. 단조로운 일상을 견디며 주위를 보살피는 그녀의 헌신은 늘 밥상에 오르는 밥처럼 한결같다. 일일연속극 또한 편성 면에서는 밥 같은 프로그램이다. 방송시간대가 저녁식사와 연결되기도 하거니와, 배우와 줄거리는 달라도 늘 같은 시간대에 매번 예측 가능한 가족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이번에 새로 차린 <밥 줘!>의 첫술은 존재감 뚜렷한 배우들과 면밀한 구성 덕에 산뜻한 맛을 냈다. 30분짜리 영상은 선우가 옛 연인 화진(최수린)과의 이별을 회상하는 장면으로 시작했다가 화진과의 재회로 끝나는 수미상응 구조로 영란에게 닥칠 시련을 강조했다. 영란의 사춘기 딸 은지(하승리)가 친구 부모의 이혼 소식을 전하며 “우리 아빤, 적어도 (외도 때문에 이혼한) 친구 아빠하곤 차원이 다를 것”이라고 덧붙이는 장면이나, 화진의 집 근처에 영란 친구 정희(홍충민)네 가게를 배치시킨 것은 훗날에도 요긴하게 쓸 만한 복선이었다. 부유하지만 무미건조한 영란-선우 부부와 돈은 없어도 알콩달콩 사는 영심(김혜선)-도식(김병세) 부부는 뚜렷한 대조를 이뤘고, 신세대 부부 영미(오윤아)-윤수(하석진)의 대화를 “엄마한테 이를 거야”로 마무리하자마자 카메라가 윤수 엄마(이혜숙)를 비추는 시퀀스 연결은 경쾌했다. 새로울 것 없는 밥상이긴 해도, <밥 줘!>의 요리사들이 첫술의 솜씨를 잃지 않는다면 마지막 한 술까지 맛있게 즐길 수 있겠다.
글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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