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생긴 남자들은 치고 박고 싸워도 멋있는 거 알아?
그건 또 무슨 소리냐.
<남자이야기>에서 김신이랑 채도우가 일 대 일로 싸울 거라는 기사를 보고 오랜만에 본방 사수 했거든. 그런데 정말 둘이 막 싸우는데 왠지 훈훈하더라고.
그렇게 괜찮은 액션 신을 보면서도 박용하랑 김강우 얼굴만 눈에 들어왔구나. 뭐 싸움 자체의 내용이 멋있었다고 하면 그건 인정하겠지만.
김신이 날아서 발차기 하고 그런 건 확실히 멋있긴 하더라.
그러냐. 멋있긴 한데 난 솔직히 그런 장면이 없었으면 조금 더 땀 냄새 나고 그럴 듯한 액션 신이 나왔을 거 같아서 좀 아쉬운데. 미리 인터넷에서도 기사가 나왔던 것처럼 실전 싸움을 하는 김신이랑 정통 격투기를 익힌 채도우의 싸움인 건데 김신의 공중 뒤돌려 차기 같은 건 너무 멋있게 보이려고 연출한 합인 게 보였거든. 실제 싸움이나 격투기에서 그런 걸 쓰는 경우도 거의 없고.
그럼 넌 어떤 장면이 멋있어 보였다는 건데?
처음에 김신이 막 거칠게 몰아붙이다가 채도우가 방어 자세를 취하면서 피하니까 한 대도 못 때리고 복부를 맞잖아. 그 때 채도우가 보여주는 게 복싱에서 말하는 위빙이라는 건데 상체를 U자 모양으로 움직이면서 상대 주먹을 피하는 기술이야. 사실 제대로 복싱을 배운 사람이라면 김신의 주먹은 맞을 수가 없어. 주먹이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크게 휘어서 들어오거든. 그러면 궤적이 커서 눈에 보일 뿐 아니라 채도우가 그랬던 것처럼 팔을 당겨서 상체에 붙인 것만으로도 막을 수 있어. 실제로 그 장면을 보면 김신은 주먹보다는 팔로 때리는 걸로 보일 정도야.
그럼 김신은 그 때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
딱 보면 채도우의 팔이랑 주먹이 얼굴 양 옆에 붙은 대신 안면 가운데랑 턱이 비어 있잖아. 그럼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휘두르는 주먹이 채도우의 팔이랑 주먹에 다 막히면 궤적을 바꿔야겠지? 안면 가운데를 때리려면 어떻게 해야겠어. 주먹이 일직선으로 날아가면 될 거 아냐. 그게 바로 복싱에서 말하는 스트레이트라는 거고.
그럼 스트레이트하게 주먹을 뻗으면 채도우는 얼굴을 맞는 거야?
그렇긴 한데 그런 상황이면 격투기를 익힌 도우가 재빠르게 위빙이 아닌 더킹으로 피했겠지. 방어 자세도 바꾸고.
산 넘어 산이구나. 더킹? 무슨 왕이냐?
자세하게 설명해도 이해하기 어려울 거고, 그냥 쉽게 말해서 위빙이 U자 모양으로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동작이라면 더킹은 양쪽 발이랑 상체를 좌우로 빠르게 움직여서 직선 공격을 피하는 거야. 공격이 일직선으로 들어올 때 / 모양이나 \ 모양으로 몸을 비스듬히 피하면 안 맞을 거 아냐.
그럼 채도우가 그 킹 어쩌고 하는 기술을 쓸 수 있는지 어떻게 알아?
위빙도 효과적으로 쓸 줄 알고 또 다른 피하기 기술인 스웨이 백도 쓸 줄 아니까 충분히 그럴 거란 생각이 들었지. 아, 스웨이 백이 뭔지 또 설명해줘야겠구나. 채도우가 김신 공격을 위빙으로 피한 다음에 또 김신이 덤벼드니까 상체를 뒤로 빼면서 피하잖아. 그게 스웨이 백이란 건데 상대방의 공격을 뒤로 빼면서 슬쩍 흘린 다음에 다시 상체를 내밀면서 반격할 수가 있지. 채도우는 주먹을 내는 대신 다리로 로우킥을 날린 거고. 그 장면에서 김신이 반격하기 위해 공중 뒤돌려 차기를 한 건데 이미 로우킥을 맞고 휘청거리는 다리를 축으로 뛰어올라 그런 발차기를 하는 건 상식적으로 조금 이해하기 어렵더라.
드라마잖아, 드라마. 격투기 중계가 아니라.
아니, 그건 나도 아는데 그냥 그렇게 치부하기엔 다른 부분을 제법 잘 만들었단 말이지. 가령 기술에서 밀리는 김신이 길거리 싸움을 익힌 사람답게 흙을 뿌리는 것도 나쁘지 않았고, 그러고 나서 뛰어드는 김신의 몸통 박치기를 방어하면서 고개 숙인 김신의 목을 한 팔로 휘감아 조르는, 격투기에서 흔히 길로틴 초크라고 불리는 기술을 쓰는 채도우의 모습도 상당히 리얼했거든. 그러다 다시 땅바닥을 뒹굴면서 채도우가 뒤에서 목을 조르는 모습도 나오잖아. 사실 거기서 제대로 팔이 감기면 효도르도 못 빠져나오는 거야. 그런데 김신이 오른손으로 도우의 팔을 끌어당겨서 완전히 팔이 감기지 못하게 하거든. 만약 그런 상태가 아니고 목이 완전히 졸린 상태에서 김신이 막 버둥대면서 일어나면 그건 완전히 거짓말이야.
그런데 네 얘기 들어보면 거의 다 채도우가 한 것만 멋있다고 그런다?
솔직히 그렇잖아. 김신은 주먹 궤적도 너무 크고, 흥분해서 돌진하다가 얻어맞기나 하고. 그나마 멋있다고 하는 뒤돌려 차기 보여줄 땐 카메라 뒤로 쫙 빼서 실제 배우가 한 건지 확인할 길도 없고.
그건 역할이 그런 거잖아. 누구보다 공정하게 설명해야 할 사람이 왜 그렇게 한 쪽 편만 든담?
그건… 실제로 만난 사이와 그렇지 않은 사이의 차이 아닐까?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그건 또 무슨 소리냐.
<남자이야기>에서 김신이랑 채도우가 일 대 일로 싸울 거라는 기사를 보고 오랜만에 본방 사수 했거든. 그런데 정말 둘이 막 싸우는데 왠지 훈훈하더라고.
그렇게 괜찮은 액션 신을 보면서도 박용하랑 김강우 얼굴만 눈에 들어왔구나. 뭐 싸움 자체의 내용이 멋있었다고 하면 그건 인정하겠지만.
김신이 날아서 발차기 하고 그런 건 확실히 멋있긴 하더라.
그러냐. 멋있긴 한데 난 솔직히 그런 장면이 없었으면 조금 더 땀 냄새 나고 그럴 듯한 액션 신이 나왔을 거 같아서 좀 아쉬운데. 미리 인터넷에서도 기사가 나왔던 것처럼 실전 싸움을 하는 김신이랑 정통 격투기를 익힌 채도우의 싸움인 건데 김신의 공중 뒤돌려 차기 같은 건 너무 멋있게 보이려고 연출한 합인 게 보였거든. 실제 싸움이나 격투기에서 그런 걸 쓰는 경우도 거의 없고.
그럼 넌 어떤 장면이 멋있어 보였다는 건데?
처음에 김신이 막 거칠게 몰아붙이다가 채도우가 방어 자세를 취하면서 피하니까 한 대도 못 때리고 복부를 맞잖아. 그 때 채도우가 보여주는 게 복싱에서 말하는 위빙이라는 건데 상체를 U자 모양으로 움직이면서 상대 주먹을 피하는 기술이야. 사실 제대로 복싱을 배운 사람이라면 김신의 주먹은 맞을 수가 없어. 주먹이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크게 휘어서 들어오거든. 그러면 궤적이 커서 눈에 보일 뿐 아니라 채도우가 그랬던 것처럼 팔을 당겨서 상체에 붙인 것만으로도 막을 수 있어. 실제로 그 장면을 보면 김신은 주먹보다는 팔로 때리는 걸로 보일 정도야.
그럼 김신은 그 때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
딱 보면 채도우의 팔이랑 주먹이 얼굴 양 옆에 붙은 대신 안면 가운데랑 턱이 비어 있잖아. 그럼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휘두르는 주먹이 채도우의 팔이랑 주먹에 다 막히면 궤적을 바꿔야겠지? 안면 가운데를 때리려면 어떻게 해야겠어. 주먹이 일직선으로 날아가면 될 거 아냐. 그게 바로 복싱에서 말하는 스트레이트라는 거고.
그럼 스트레이트하게 주먹을 뻗으면 채도우는 얼굴을 맞는 거야?
그렇긴 한데 그런 상황이면 격투기를 익힌 도우가 재빠르게 위빙이 아닌 더킹으로 피했겠지. 방어 자세도 바꾸고.
산 넘어 산이구나. 더킹? 무슨 왕이냐?
자세하게 설명해도 이해하기 어려울 거고, 그냥 쉽게 말해서 위빙이 U자 모양으로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동작이라면 더킹은 양쪽 발이랑 상체를 좌우로 빠르게 움직여서 직선 공격을 피하는 거야. 공격이 일직선으로 들어올 때 / 모양이나 \ 모양으로 몸을 비스듬히 피하면 안 맞을 거 아냐.
그럼 채도우가 그 킹 어쩌고 하는 기술을 쓸 수 있는지 어떻게 알아?
위빙도 효과적으로 쓸 줄 알고 또 다른 피하기 기술인 스웨이 백도 쓸 줄 아니까 충분히 그럴 거란 생각이 들었지. 아, 스웨이 백이 뭔지 또 설명해줘야겠구나. 채도우가 김신 공격을 위빙으로 피한 다음에 또 김신이 덤벼드니까 상체를 뒤로 빼면서 피하잖아. 그게 스웨이 백이란 건데 상대방의 공격을 뒤로 빼면서 슬쩍 흘린 다음에 다시 상체를 내밀면서 반격할 수가 있지. 채도우는 주먹을 내는 대신 다리로 로우킥을 날린 거고. 그 장면에서 김신이 반격하기 위해 공중 뒤돌려 차기를 한 건데 이미 로우킥을 맞고 휘청거리는 다리를 축으로 뛰어올라 그런 발차기를 하는 건 상식적으로 조금 이해하기 어렵더라.
드라마잖아, 드라마. 격투기 중계가 아니라.
아니, 그건 나도 아는데 그냥 그렇게 치부하기엔 다른 부분을 제법 잘 만들었단 말이지. 가령 기술에서 밀리는 김신이 길거리 싸움을 익힌 사람답게 흙을 뿌리는 것도 나쁘지 않았고, 그러고 나서 뛰어드는 김신의 몸통 박치기를 방어하면서 고개 숙인 김신의 목을 한 팔로 휘감아 조르는, 격투기에서 흔히 길로틴 초크라고 불리는 기술을 쓰는 채도우의 모습도 상당히 리얼했거든. 그러다 다시 땅바닥을 뒹굴면서 채도우가 뒤에서 목을 조르는 모습도 나오잖아. 사실 거기서 제대로 팔이 감기면 효도르도 못 빠져나오는 거야. 그런데 김신이 오른손으로 도우의 팔을 끌어당겨서 완전히 팔이 감기지 못하게 하거든. 만약 그런 상태가 아니고 목이 완전히 졸린 상태에서 김신이 막 버둥대면서 일어나면 그건 완전히 거짓말이야.
그런데 네 얘기 들어보면 거의 다 채도우가 한 것만 멋있다고 그런다?
솔직히 그렇잖아. 김신은 주먹 궤적도 너무 크고, 흥분해서 돌진하다가 얻어맞기나 하고. 그나마 멋있다고 하는 뒤돌려 차기 보여줄 땐 카메라 뒤로 쫙 빼서 실제 배우가 한 건지 확인할 길도 없고.
그건 역할이 그런 거잖아. 누구보다 공정하게 설명해야 할 사람이 왜 그렇게 한 쪽 편만 든담?
그건… 실제로 만난 사이와 그렇지 않은 사이의 차이 아닐까?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