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둘러싼 정보와 잡담의 과부하 시대에 ‘영화평론’은 과연 어떤 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 매 해 다양한 분야의 거장들을 모시고 진지한 토론과 학습의 기회를 제공했던 전주국제영화제의 ‘마스터 클래스’가 10주년을 맞이해 세계 영화평론계의 전설적인 ‘마스터’들을 전주로 불러 모았다. 5월 4일 오전 11시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제 10회 전주국제영화제 10주년 기념 ‘영화평론 마스터클래스’의 기자회견에는 프랑스 시네마저널 <트라픽>의 공동 편집장으로 일하고 있는 레이몽 벨루, 미국 영화 계간지 <시네아스트>의 공동편집장인 리처드 포튼, 저널리스트이자 현재 웹진 <루즈>의 편집장으로 활동하는 호주의 에이드리언 마틴이 참석해 다음날 열릴 강의에 대한 짧은 프리뷰를 연출 했다.
인터넷은 영화 평론의 적인가, 아군인가
특히 이날 기자 회견에서 영화평론의 새로운 화두이자 흔히 인쇄 필름저널의 쇠퇴를 가져온 주범으로 인식되는 인터넷 평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세 평론가는 “인쇄 매체 속 평론과 인터넷의 평론은 서로 보완의 대상이지 대립해야 할 적이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에이드리언 마틴은 “인쇄가 되어 나오면 더 이상 수정이 불가능한 종이잡지와 달리 인터넷은 ‘살아 숨쉬는’ 평론을 가능하게 해준다”며 “인터넷이 과거 영화의 역사와 동시대 영화의 현재성을 잇는 훌륭한 가교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희망을 이야기 했다.
리처드 포튼 역시 “웹을 통해 많은 평론이 생산되자 인쇄매체 평론가들은 당신들이 가지고 있던 권리를 위협하는 대상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결국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졌고 그 퀄리티에 대한 의심도 오갔다. <시네아스트>에서는 이 문제를 두고 6개월 전 ‘인터넷과 영화평론가의 관계’에 대한 토론을 열었는데 장시간의 이야기 끝에 내린 결론은 이것이 사실 필요 없는 논쟁이란 거였다. 당시 토론에 참가한 한 <타임>지의 한 패널은 인터넷 평론에 대해 아주 적대적인 사람이었는데 역설적으로 그의 평론은 거의 인터넷으로 읽히고 있었다. 이 사실이 많은 것을 시사한다”며 시대와 매체의 변화 속에서 영화비평가들의 나침반과 무게중심이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지를 이야기 했다.
레이몽 벨루는 “<시네아스트> <트라픽>같이 작지만 알찬 잡지들이 영화역사와 영화평론의 역사에 끼친 역할을 기억하라. 결코 대중적인 잡지가 아니었지만 그 엄청난 영향력은 다른 가치와 무게를 가진다”며 현재 위기에 봉착한 한국의 영화저널과 영화잡지를 향해 조언을 전했다.
“평론을 돈벌이로 생각하는 순간 그것은 그저 하나의 직업으로 전락”
이 세 평론가는 영화평론을 꿈꾸는 이들을 향해 “<타임>에서 일하고 싶다, <버라이어티>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당신은 영화평론가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 그저 직장을 얻고 싶은 것이다. 영화평론을 돈벌이로 생각하는 순간 그것은 그저 하나의 직업으로 전락 할 뿐이다. 영화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을 너무 좋아하고, 꼭 하고 싶고,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만이 선택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많은 이들이 간과하기 쉬운 평론의 첫 번째 요건에 대해 꼬집었다.
특히 이번 클래스를 통해 비평가 마니 파버를 소개할 에이드리언 마틴은 “이번 강의는 마니 파버의 글을 따라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대신 그가 그러했듯이 글을 쓰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도록 도와줄 것”이라며 클래스의 방향성을 암시했다. 또한 “남은 표를 완전히 매진시키기 위해서 덧붙이자면 이번 마스터클래스에서 상영되는 영화에는 드라마도 웃음도 풍부하지만 섹스도 많고 폭력도 난무한다 (웃음)” 며 마지막으로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5월 5일은 레이몽 벨루가 <호수>. <레벨 5>를 놓고, 5월 6일에는 리처드 포튼과 에이드리언 마틴이 각각와 <벌어진 입>을 텍스트로 강연을 이어간다. 오전 11시부터 시작해 오후 8시 이후까지 2편의 영화관람과 강연 및 Q&A가 번갈아 이어지는 마스터클래스의 참가비는 각각 1만원이다. 5월 4일 현재 온라인 티켓은 매진이고 현장판매 분은 구매 가능하다.
글. 전주=백은하 (one@10asia.co.kr)
사진. 전주=이원우 (four@10asia.co.kr)
인터넷은 영화 평론의 적인가, 아군인가
특히 이날 기자 회견에서 영화평론의 새로운 화두이자 흔히 인쇄 필름저널의 쇠퇴를 가져온 주범으로 인식되는 인터넷 평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세 평론가는 “인쇄 매체 속 평론과 인터넷의 평론은 서로 보완의 대상이지 대립해야 할 적이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에이드리언 마틴은 “인쇄가 되어 나오면 더 이상 수정이 불가능한 종이잡지와 달리 인터넷은 ‘살아 숨쉬는’ 평론을 가능하게 해준다”며 “인터넷이 과거 영화의 역사와 동시대 영화의 현재성을 잇는 훌륭한 가교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희망을 이야기 했다.
리처드 포튼 역시 “웹을 통해 많은 평론이 생산되자 인쇄매체 평론가들은 당신들이 가지고 있던 권리를 위협하는 대상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결국 보이지 않는 전쟁이 벌어졌고 그 퀄리티에 대한 의심도 오갔다. <시네아스트>에서는 이 문제를 두고 6개월 전 ‘인터넷과 영화평론가의 관계’에 대한 토론을 열었는데 장시간의 이야기 끝에 내린 결론은 이것이 사실 필요 없는 논쟁이란 거였다. 당시 토론에 참가한 한 <타임>지의 한 패널은 인터넷 평론에 대해 아주 적대적인 사람이었는데 역설적으로 그의 평론은 거의 인터넷으로 읽히고 있었다. 이 사실이 많은 것을 시사한다”며 시대와 매체의 변화 속에서 영화비평가들의 나침반과 무게중심이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지를 이야기 했다.
레이몽 벨루는 “<시네아스트> <트라픽>같이 작지만 알찬 잡지들이 영화역사와 영화평론의 역사에 끼친 역할을 기억하라. 결코 대중적인 잡지가 아니었지만 그 엄청난 영향력은 다른 가치와 무게를 가진다”며 현재 위기에 봉착한 한국의 영화저널과 영화잡지를 향해 조언을 전했다.
“평론을 돈벌이로 생각하는 순간 그것은 그저 하나의 직업으로 전락”
이 세 평론가는 영화평론을 꿈꾸는 이들을 향해 “<타임>에서 일하고 싶다, <버라이어티>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당신은 영화평론가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 그저 직장을 얻고 싶은 것이다. 영화평론을 돈벌이로 생각하는 순간 그것은 그저 하나의 직업으로 전락 할 뿐이다. 영화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을 너무 좋아하고, 꼭 하고 싶고, 할 수 밖에 없는 사람들만이 선택 할 수 있는 일”이라며 많은 이들이 간과하기 쉬운 평론의 첫 번째 요건에 대해 꼬집었다.
특히 이번 클래스를 통해 비평가 마니 파버를 소개할 에이드리언 마틴은 “이번 강의는 마니 파버의 글을 따라 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대신 그가 그러했듯이 글을 쓰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도록 도와줄 것”이라며 클래스의 방향성을 암시했다. 또한 “남은 표를 완전히 매진시키기 위해서 덧붙이자면 이번 마스터클래스에서 상영되는 영화에는 드라마도 웃음도 풍부하지만 섹스도 많고 폭력도 난무한다 (웃음)” 며 마지막으로 관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당부했다.
5월 5일은 레이몽 벨루가 <호수>. <레벨 5>를 놓고, 5월 6일에는 리처드 포튼과 에이드리언 마틴이 각각
글. 전주=백은하 (one@10asia.co.kr)
사진. 전주=이원우 (four@10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