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공휴일이 주말과 겹치는 날이 많은 2009년이다. 그래서 5월 1일 근로자의 날부터 5월 5일 어린이날로 이어지는 요 며칠은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황금 같은 연휴기간이다. 주말동안 걱정 없이 휴일을 만끽하느라, 혹은 남들 다 쉬는 주말에도 열심히 일터를 지키느라 지친 독자들을 위해 어린이날 볼만한 TV 프로그램들을 정리해 보았다. 아울러 이 편성표가 놀이 공원에 가자고 조르는 자녀나 조카들을 얌전히 TV앞에 묶어 두는 데 보탬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5월 4일]밤 7시 50분 :
4일부터 8일까지, EBS에서는 아시아 어린이드라마를 매일 밤 7시 50분에 방송한다. 매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ABU 어린이 TV 프로그램 아이템 교환회의’에서 시작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어린이의 정신적인 성장’을 주제로 아시아 6개국이 제작한 것을 서로 교환하는 방송이다. 더빙과 자막은 없지만 어린이들의 표정과 몸짓만으로도 그들의 정서가 전해지는 소중한 교감의 시간이 될 것이다. 오늘 첫 방송은 몽골 MNB가 제작한 ‘우유를 찾아라’이며 일본, 중국, 홍콩, 한국 편이 방영 예정되어 있다.

[5월 5일]오전 8시 : 채널 CGV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OCN <앤트 불리>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고 있는 판타지 영화 <해리포터>시리즈의 2편에 해당하는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이 오전 8시부터 방영된다. 아직은 어린 얼굴을 간직하고 있는 해리와 친구들의 모습을 모처럼 만나는 것도 반가운 경험이 될 것이다. 같은 시간 방송되는 <앤트 불리>는 톰 행크스가 제작에 참여한 애니메이션으로, 인간과 개미의 전쟁을 그리고 있다. 줄리아 로버츠, 니콜라스 케이지, 메릴 스트립 등 호화 목소리 출연만으로도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킨 바 있는 작품이다.

오전 9시 : tvN <빅뱅 데이>
조숙한 요즘 어린이들은 일찌감치 자신의 취향을 파악하고 팬덤의 문화를 향유하기도 한다. 어린이들에게도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빅뱅이 어린이날 오전 9시부터 9시간동안 연속 전파를 탄다. 이들의 탄생 과정을 그린 서바이벌 다큐 <빅뱅 더 비기닝> 전편과 히트곡의 뮤직비디오가 논스톱으로 방송되는 그야말로 빅뱅의 날. 이모와 조카가 함께 TV 앞에서 ‘비투더 아투더 뱅뱅’을 외치는 날이 될 것 같다.

오전 9시 30분 : MBC <제 27회 창작동요제>
3일 오후 경기도 MBC일산드림센터에 열린 ‘제27회 MBC 창작동요제’의 실황이 녹화 방송 된다. 이미 대상은 발표 되었지만 본선에 오른 어린이들이 선보이는 새로운 동요들과 스웨덴 출신의 리얼 그룹, 카라의 축하무대를 만날 수 있다.

오전 10시 : 투니버스 <엘라의 모험>│KBS2 <슈렉2>
동화를 소재로 한 두 편의 메타 텍스트가 준비되어 있다. 동화 속 주인공들의 운명을 결정하는 저울을 손에 넣은 마녀가 엉망으로 헤집어 놓은 동화들을 바로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들의 모험을 그린 <엘라의 모험>은 어린이들과 동화속의 정치학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동화 비틀기의 고전이 되어버린 <슈렉 2>가 방송된다. 장화신은 고양이가 나오는 바로 그 편이다.

오전 10시 50분 : SBS <특선만화 일지매>
작년 방송된 이준기 주연의 <일지매>가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 되었다. 총 26부작인 이 작품은 어린이날 1회부터 3부작을 연속으로 방영하며, 이후로는 매주 화요일 오후 4시에 정규 편성될 예정이다.

오후 12시 15분 : XTM
해군과 해병대에 관련된 범죄를 수사하는 특수 요원팀에 관한 인기 시리즈 가 점심 무렵부터 6시간 연속방송 된다. 5월 6일 밤 12시부터는 시즌 6이 첫 방송 되니, 전편을 복습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오후 12시 30분 : 올리브 <못 말리는 카운셀러 선생님>
고교시절 왕따였던 주인공이 모교의 카운셀러 선생님이 되어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시트콤 <못 말리는 카운셀러 선생님>의 전편이 방송된다. 제작자인 애쉬튼 커쳐가 직접 카메오 출연하며, 브루스 윌리스의 전 애인 브룩 번즈와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친동생 제이미 린 스피어스가 출연한 것으로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오후 12시 40분 : OCN <디워>
더 이상 <영구와 땡칠이>가 어린이날의 단골 프로그램이 아닌 것에 격세지감을 느끼는 시청자들이라면 <디워>를 통해 조금이나마 향수를 달랠 수 있을 것 같다. 비록 영구는 등장하지 않지만 심형래 특유의 감수성이 영화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힌트를 제공하자면, 영구는 소림사에 갈 때도 한복 저고리를 입고 있었다. 아리랑이 어디서 들려오는 것 같지 않은가.

오후 1시 : 애니맥스 <날으는 해적 돼지 마테오>
한국 애니메이션 산업은 유능한 하청국가라는 오명 속에 성장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에서도 좋은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사람들이 있다. <날으는 해적 돼지 마테오>는 그동안 <스쿠비 두>, <배트맨> 등의 TV 만화영화를 제작해 온 동우애니메이션이 자체 제작한 장편 만화영화로, 콜롬비아사에서 제작한 <재키찬 어드벤처>를 연출했던 송근식 감독이 제작을 총지휘 했다.

오후 1시 40분 : 슈퍼액션 <캐리비안의 해적 – 망자의 함>
오후 4시 20분 : MBC <캐리비안의 해적 – 블랙펄의 저주>
조니 뎁은 <캐러비안의 해적> 시리즈 출연에 관련해 자신의 딸이 볼 수 있는 영화를 찍고 싶었다는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조니 뎁의 딸 뿐 아니라 세계의 남녀노소가 열광한 해적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의 1, 2편이 방송된다. 다행히 시간대가 달리 편성되어 있으니 두 편을 모두 감상 할 수 있는 기회다.

오후 5시 : 올리브 <악녀일기 리턴즈> 전편
학교에 간 바니와 에이미의 이야기 <악녀일기 리턴즈>의 방송분이 모두 재방송된다. 딱히 중요한 사건도 없고, 큰 교훈도 없지만 어쩐지 소일거리처럼 보게 되는 리얼리티 쇼가 휴일 저녁 잔잔한 재미를 줄 것이다.

오후 6시 45분 : MBC <지구촌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 LOVE 콘서트>
어린이날이 무엇을 위한 날인지조차 모른 채 생존을 위해 분투하고 있는 지구촌의 어린이들을 생각하는 방송이 마련되었다. 최정원과 고은아 등 해외 오지를 방문해 어려움에 처한 어린이들을 만나고 온 연예인들의 이야기와 함께 조성모, 윤하, 휘성 등이 등장하는 콘서트가 함께 방송 된다.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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