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 SBS 밤 11시 5분
SBS의 대표 탐사보도 프로그램인 <뉴스추적>이 500회를 맞았다. 1997년 첫 방송을 했으니 십이지가 한 바퀴 돈 시간이었다. 사회의 부조리한 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온 프로그램이 이토록 오랜 시간동안 방영될 수 있었다는 건 다행한 일이지만, 과연 그 12년 동안 이 사회가 얼마나 개선됐는지 따져보는 건 현기증 나는 일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500회 특집방송에서 다루는 철거민들의 고통은 도무지 나아진 것 같지 않다. 개발용역이 힘없는 철거민들을 윽박지르고, 언론은 철거민들을 보상금 탐내는 하이에나처럼 전하는 건 그대로다. 여기에 갑자기 막강해진 공권력이 더해지며 용산 참사라는 비극이 벌어졌으니 이 땅의 탐사보도 프로그램들은 그 수명이 다할 날이 없겠다. 높으신 누군가께서 억지로 폐지시키지 않는 한은.

<돌아온 일지매> MBC 밤 9시 55분
이제 의적이자 영웅으로 완벽하게 각성한 일지매의 활약은 본격화된다. 곡식과 돈을 곳간에 쌓아놓았지만 도무지 베푼다는 개념은 우주 저 멀리로 보낸 양반들의 재물을 털어 가난한 서민에게 뿌리니 의적 일지매의 명망은 순식간에 높아진다. 하지만 이번 회에서 정말 중요한 건 그가 같이 살고 있는 월희와 혼인을 올릴 것이냐다. 지난 주 올드독이 날카롭게 지적한 것처럼 ‘냐냐냥’의 머리로 자신이 가진 마성의 매력을 이용하게 된 일지매가 쉽사리 혼인을 할 것이라 예상하긴 어렵다. 어쩌면 일지매에게 필요한 건 오랜 시간의 기다림 끝에 백매에게 그동안 품어온 사랑을 고백하는 구자명의 촌스러울 정도의 지고지순함일지 모르겠다.

MBC ESPN 새벽 4시 35분
정확히 말하면 2월 26일 벌어지는 경기에 대한 소개다. 정작 26일에 소개하면 늦는다는 책임감에 이렇게 추천하지만 새벽 4시 35분에 졸린 눈을 부비고 일어나 축구를 보는 것 자체가 힘들다는 걸 안다. 하지만 이번 챔피언스리그 16강전은 다름 아닌 히딩크가 이끄는 첼시와 이탈리아 전통의 강호 유벤투스와의 경기다. 박지성이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절대 라이벌 첼시에 부임한 히딩크의 ‘매직’이 과연 통할 것인지, 그리고 양 팀의 판타지 스타인 첼시의 ‘드록신’ 드로그바와 유벤투스의 델 피에로 맞대결 승부는 어떻게 될 것인지 유럽 축구 팬이라면 절대 놓칠 수 없는 경기다. 이 경기를 보고 잠이 깬다면 7시에 지연중계되는 리버풀과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까지 도전해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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