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개월 간 지속됐던 미 작가협회의 파업이 1년이 지난 지금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파업 덕분에 시즌을 제대로 마치지 못했던 시리즈들 중 특히 2007년 가을 시즌에 데뷔한 프로그램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인기 없는 프로를 틀 바엔 재방송을 하겠다

지난 시즌 기본적인 범죄 수사물 또는 메디컬 시리즈의 포맷에서 벗어나 독특한 시리즈를 대거 소개했던 ABC는 호평을 받았던 <푸싱 데이지스>와 <더티 섹시 머니>, <일라이 스톤> 등을 종영시킨다고 발표했다. 사실 이 시리즈들은 지난해 시즌 전체 제작을 의뢰 받을 정도로 유망한 프로그램으로 지목되었다. 그러나 파업 이후 방송가에서 ‘제2의 기회’라고 불리던 이번 시즌 진입에는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이 밖에도 미드 시즌에 선보일 예정이던 코미디 <싱글 위드 패어런츠>의 방영을 취소했고, <파이어플라이>와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했던 네이선 필리온 주연의 수사물 <더 캐슬>과 <더 언유주얼스> 등도 본래 제작을 요구했던 13편에서 10편으로 에피소드 주문을 축소시켰다.

이미 조기 종영이 결정된 시리즈로는 폭스의 <두 낫 디스터브>의 경우 3개 에피소드 방영 후 조기 종영됐고, CW가 일요일 프라임 타임 방송시간을 <미디어 라이츠 캐피털>에게 대여해 소개됐던 <이지 머니>와 <발렌타인>, <인 함스 웨이> 등도 종영된 상태다. CW는 일요일 프로그램의 시청률 저조로 계열 방송국들의 불만이 커지자, <미디어 라이츠 캐피털>과의 계약을 파기하고, 다시 자체 방송 프로그램으로 포맷을 바꿨다. 인기 시트콤 <에브리바디 헤이츠 크리스>의 시즌 2와 몇 년 전 종영된 <드류 캐리 쇼> 등으로 오후 5-7시가 채워지며, 7-8시에는 CBS에서 조기 종영됐던 <제리코>를 첫 에피소드부터 다시 방영하고 있다. 이 후 시간은 영화를 상영할 예정이라고. 이 밖에도 CBS <더 엑스 리스트>와 크리스천 슬레이터가 주연해 눈길을 끌었던 NBC 스파이 액션 시리즈 <마이 오운 워스트 에너미>, ABC , 폭스의 장수 스케치 코미디쇼 <매드 TV> 등도 종영된다.

살아남은 자들, 풍전등화 혹은 구사일생

아직 종영 결정은 내리지 않았으나, 위기에 놓인 시리즈들도 많다. 11월 중순 기존 방영시간이던 수요일에서 금요일로 옮겨지면서 거의 종영이 확실시 됐던 NBC의 <립스틱 정글>은 방영 요일 변경 후 시청률이 상승해 종영 결정이 당분간 보류된 상태다. 이 외에도 NBC <크루소>, 폭스 <프리즌 브레이크>, CW <프리빌리지드>, ABC <라이프 온 마스> 등도 위기 상태다. 반면 몇 주전까지만 해도 위태롭던 CBS의 시리즈 <일레븐스 아워>와 시트콤 <워스트 위크>, <개리 언매리드> 등은 같은 요일에 방영되는 기존 프로그램의 약세에 힘입어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기록해 모두 추가 에피소드를 주문 받거나, 시즌 전체를 계약한 상태다.

위의 시리즈 처럼 이번 시즌을 무사히 넘긴 시리즈로는 CW <90210>, 폭스 <프린지>, NBC <캐스 & 킴>과 <나이트 라이더>, <라이프>, CBS <멘탈리스트>, ABC <프라이빗 프랙티스>, 폭스 <터미네이터: 사라 코너 연대기>, Sci-Fi <생츄어리> 등이 있다. 한편 <마이 오운 워스트 에너미>에 큰 기대를 걸었던 NBC는 이 때문에 시즌 5를 방송할 예정인 <미디엄>을 13편의 에피소드만 제작 주문했으나 <아이 오운 워스트 에너미>가 심각한 시청률 저조를 보이자, 조기 종영 결정과 함께 <미디엄>에 추가로 6편의 에피소드를 주문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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