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창기 기자]
권상우: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이거 뭐지?’ 싶었다. 작품에 바로 출연하고 싶다기보다는 시나리오를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듣기로는 정준호 선배님도 나와 똑같이 느꼈다고 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묘한 매력이 느껴져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10. 최원섭 감독이 작품을 기획할 때부터 주인공으로 염두에 뒀다고 들었다.
권상우: 감독님이 함께 하자고 손편지를 줬다. 아무래도 손편지가 주는 의미는 남달랐다. 감독님의 딸이 3년 동안 입봉하지 못한 자신에게 ‘아빠는 잘될 거다. 타임머신 타고 가서 보고 왔다’고 했다더라. 거기서 감독님의 절박함을 느꼈다. 감독님이 이번 영화를 통해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됐으면 좋겠다.
10. 감독과 촬영 현장에서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나?
권상우: 현장에 투입되기 전에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의 성향을 빨리 파악해서 연기하니까 현장에서 순조롭게 촬영했다.
10. 앞서 개봉한 ‘신의 한수: 귀수편’과 비교했을 때 차이점은?
권상우: 액션의 양으로 치면 이번 영화가 훨씬 많다. ‘신의 한수: 귀수편’은 무거운 분위기 때문에 액션이 많다고 느꼈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번 영화는 암살 요원인 만큼 간결하게 방어하고 공격하는 액션이 많아서 몸이 고되고 힘들었다. 다행히 영화의 분위기가 가벼워서 중간 중간에 코믹한 설정을 넣어서 찍었다.
10. 준은 어떤 인물인 것 같나?
권상우: 웹툰 작가라는 꿈을 이뤘지만, 수입도 변변치않고 아내에게 부담을 주면서 살아가는, 삶이 각박한 가장이다. 가족에게 사주고 싶은 것이 있어도 사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가족이 위험이 처했을 때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지킬 만큼 가정에 충실한 인물이다.
10. 준을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권상우: 약속된 동작을 맞출 때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싶어서 신속하고 힘 있게 하려고 했다. 그래야 관객들에게 진짜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부딪힘은 감수해야 했다.
10. 액션 연기를 할 때 대역 없이 소화한다고 들었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랬나?
권상우: 웬만한 동작들은 다 소화했다. 내가 안 한 동작은 책상을 딛고 공중회전하는 것 말고는 없다. 한번은 베란다 난간에서 몸을 밖으로 내미는 위험한 촬영을 한 적도 있다. 촬영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2시간 동안 촬영이 지연됐다. 스태프에게 ‘무슨 일 있나?’라고 물었더니, 와이어를 설치하느라 늦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저 장면은 와이어 없이도 할 수 있다’고 한 뒤 오로지 복근의 힘으로 동작을 소화했다. 카메라 앵글 문제로 다섯 번 정도 촬영했는데 스태프들이 깜짝 놀라더라. ‘명색이 암살요원인데, 이 정도는 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웃어 넘겼다.
10. 15년 전 뮤직비디오 이후 오랜만에 정준호와 호흡을 맞췄다.
권상우: 말을 나누지 않아도 통하는 무언가가 있었고, 호흡이 자연스럽게 잘 맞아떨어졌다. 코미디 특성상 선배님이 많은 부분을 내려놓고 연기했다. 내가 액션 연기를 하느라 정신없어서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을 선배님이 잘 챙겨줘서 의지가 됐다.
10. ‘신의 한수: 귀수편’이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만큼 이번 영화 흥행에 대해 각오도 남다를 것 같다.
권상우: ‘신의 한수: 귀수편’은 다른 관점으로 인정받았다. (관객들의) 괜찮았다는 평이 많았기 때문에 절반은 성공했다. 텔레비전을 켰을 때 VOD 1위에 내 얼굴이 떠 있는 것에 그나마 위안을 받았다. 이번 영화는 시기도 그렇고 장르도 부담 없어서 잘될 거라고 생각한다.
10. 극 중 아쉬웠던 장면은?
권상우: 아내 역의 황우슬혜와 대학 시절 갤러리아 전시회에서 만나는 장면이 있다. 두 사람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나오는 장면인데 삭제됐다. 아무래도 나보다 황우슬혜가 더 아쉬울 것 같다. 혹여나 2탄을 만들게 된다면 우리가 만나고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려도 괜찮을 것 같다.
10. 2탄의 제작 가능성은?
권상우: 아직까지 배우들은 조심스럽다. 제작사는 성적만 괜찮다면 2편을 만들겠다고 했다. 나올 이야기들은 무궁무진한 거 같다.
10. 액션 배우로서 자부심이 대단한 것 같다.
권상우: 자부심을 갖고 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운동을 하러 간다. 되도록 오후 운동은 피하고 있는데, 지인과의 만남이나 스케줄 등으로 사람이 쉽게 포기하게 돼서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오전 운동에 열중하고 있다. 내가 열심히 관리하면 나이를 먹었을 때 장점이 될 수 있다. 나이에 맞는 설정에 따라 액션을 잘하는 배우로 인정받으면서 작품을 하고 싶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몸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10. 나이를 먹을수록 몸이 둔해지지는 않나?
권상우: 아직까지는 그렇지 않다. 담배를 배운 적이 없어서 폐활량이 남들과 다르다. 술을 즐기기는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마실까 싶을 정도로 많이 마시지도 않는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등 규칙적인 생활이 도움이 되고 있다.
10.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권상우: 시나리오가 좋아야 한다. 죽은 시나리오에서는 캐릭터가 돋보일 수는 없기 때문에 완성도에 따라 작품을 고른다. 완성도 높은 작품에는 장르를 불문하고 출연하고 싶다.
10. 배우로 활동하면서 슬럼프가 온 적 있나?
권상우: 나 스스로를 슬럼프라고 생각한 적 없다. 어떤 작품을 해도 안 되는 시기가 있다. 신이 아닌 이상 정상에 계속 있을 순 없다. 다른 배우들도 삶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겪는다. 나중에 지나고 보니 ‘그게 슬럼프였구나’ 싶었다.
10. 마음이 단단한 것 같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
권상우: 나이를 먹으면서 철이 드는 과정일 수도 있다. 예전에는 흥행에 대한 욕심이 강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내려놓고 있으니까 마음이 편해졌다. 지금까지 내가 가진 능력 안에서 최대한 몸 사리지 않고 열심히 연기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10. 지난 일에 미련을 두지 않는 것 같다.
권상우: 지난 일에 신경 쓰지 않는다. 오점이든 영광이든 앞으로가 중요하다. 사람이 즐겁게 사는 건 미래에 대한 꿈 때문에 그렇다. 미래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10. 미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의 20년 후 미래는 어떨 것 같나?
권상우: 20년 후에는 연기를 하고 있지 않을 거 같다. 20대에는 인터뷰를 통해 30대까지만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근데 30대에 접어들었을 때는 40대까지만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하게 됐다. 어떤 목표가 있으면 정해진 기간 안에 달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직까지도 하고 싶은 작품이 너무 많다. 물리적으로 20년이라는 기간 동안 연기를 계속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서 10년 동안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10.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았던데.
권상우: 돌이켜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옛날에는 막연히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겁 없이 도전했다. 지금은 배우로 일하면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서 키우고 있다. 현장에서 중심이 돼 연기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10. 올해부터 시나리오를 쓸 계획이라고 들었다.
권상우: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 배우로서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선 후 써야 할 것 같다. 프로필에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쌓인 후 시나리오를 쓸 예정이다. 그렇게 급하진 않아서 천천히 준비할 생각이다.
10.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권상우: (영화 홍보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시기상 바로 차기작에 들어가긴 어렵다. 꾸준히 작품을 받아서 연기할 예정이다. 현재 웹툰이 원작인 액션 영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 ‘히트맨’을 찍은 후 큰 야망이 생겼다. 현재 CJ엔터테인먼트에서 ‘탐정’ 시리즈를 배급 중인데, ‘히트맨’의 배급사는 롯데엔터테인먼트다. ‘히트맨’이 시리즈로 제작돼 양대 배급사의 시리즈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
10. 영화를 볼 관객들에게 미리 한 마디 한다면?
권상우: ‘히트맨’은 건강한 웃음이 있는 영화다. 관객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게 많다. 무능력한 가장이지만, 가족들을 사랑하고 지키려 한다. 준은 항상 불편함을 안고 산다. 직장에서는 원고 마감에 쫓기면서 편집장에게 깨지기 일쑤다. 가정에서는 아빠를 가볍게 보는 딸과 남편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아내가 있다. 양쪽에서 쫓기는 삶이 어떻게 보면 현대인들의 모습일 수도 있다. 이 모습을 유쾌하게 표현했기 때문에 공감하면서 볼 수 있다. 꿈을 좇는 남자의 이야기인 만큼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코믹과 액션을 넘나드는 배우 권상우가 설 연휴 대전에 또 하나의 코믹액션물로 출사표를 던졌다. 술김에 일급기밀을 웹툰으로 그린 암살요원이 국정원과 테러리스트의 타깃이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히트맨’을 통해서다. 권상우는 극 중 암살요원 준을 연기했다. 짠내 나는 가장부터 강렬한 카리스마의 암살요원까지 반전 매력을 뽐내며 유쾌한 웃음과 따뜻한 공감을 선사한다. ‘탐정’에 이어 ‘히트맨’을 시리즈로 만들고 싶다는 권상우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10.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권상우: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이거 뭐지?’ 싶었다. 작품에 바로 출연하고 싶다기보다는 시나리오를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중에 듣기로는 정준호 선배님도 나와 똑같이 느꼈다고 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묘한 매력이 느껴져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
10. 최원섭 감독이 작품을 기획할 때부터 주인공으로 염두에 뒀다고 들었다.
권상우: 감독님이 함께 하자고 손편지를 줬다. 아무래도 손편지가 주는 의미는 남달랐다. 감독님의 딸이 3년 동안 입봉하지 못한 자신에게 ‘아빠는 잘될 거다. 타임머신 타고 가서 보고 왔다’고 했다더라. 거기서 감독님의 절박함을 느꼈다. 감독님이 이번 영화를 통해 딸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됐으면 좋겠다.
10. 감독과 촬영 현장에서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았나?
권상우: 현장에 투입되기 전에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감독님의 성향을 빨리 파악해서 연기하니까 현장에서 순조롭게 촬영했다.
10. 앞서 개봉한 ‘신의 한수: 귀수편’과 비교했을 때 차이점은?
권상우: 액션의 양으로 치면 이번 영화가 훨씬 많다. ‘신의 한수: 귀수편’은 무거운 분위기 때문에 액션이 많다고 느꼈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이번 영화는 암살 요원인 만큼 간결하게 방어하고 공격하는 액션이 많아서 몸이 고되고 힘들었다. 다행히 영화의 분위기가 가벼워서 중간 중간에 코믹한 설정을 넣어서 찍었다.
10. 준은 어떤 인물인 것 같나?
권상우: 웹툰 작가라는 꿈을 이뤘지만, 수입도 변변치않고 아내에게 부담을 주면서 살아가는, 삶이 각박한 가장이다. 가족에게 사주고 싶은 것이 있어도 사주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가족이 위험이 처했을 때 자신의 목숨을 내걸고 지킬 만큼 가정에 충실한 인물이다.
10. 준을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은?
권상우: 약속된 동작을 맞출 때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싶어서 신속하고 힘 있게 하려고 했다. 그래야 관객들에게 진짜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부딪힘은 감수해야 했다.
10. 액션 연기를 할 때 대역 없이 소화한다고 들었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랬나?
권상우: 웬만한 동작들은 다 소화했다. 내가 안 한 동작은 책상을 딛고 공중회전하는 것 말고는 없다. 한번은 베란다 난간에서 몸을 밖으로 내미는 위험한 촬영을 한 적도 있다. 촬영 준비를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2시간 동안 촬영이 지연됐다. 스태프에게 ‘무슨 일 있나?’라고 물었더니, 와이어를 설치하느라 늦어지는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저 장면은 와이어 없이도 할 수 있다’고 한 뒤 오로지 복근의 힘으로 동작을 소화했다. 카메라 앵글 문제로 다섯 번 정도 촬영했는데 스태프들이 깜짝 놀라더라. ‘명색이 암살요원인데, 이 정도는 해야 되는 거 아니냐’고 웃어 넘겼다.
권상우: 말을 나누지 않아도 통하는 무언가가 있었고, 호흡이 자연스럽게 잘 맞아떨어졌다. 코미디 특성상 선배님이 많은 부분을 내려놓고 연기했다. 내가 액션 연기를 하느라 정신없어서 신경 쓰지 못한 부분을 선배님이 잘 챙겨줘서 의지가 됐다.
10. ‘신의 한수: 귀수편’이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만큼 이번 영화 흥행에 대해 각오도 남다를 것 같다.
권상우: ‘신의 한수: 귀수편’은 다른 관점으로 인정받았다. (관객들의) 괜찮았다는 평이 많았기 때문에 절반은 성공했다. 텔레비전을 켰을 때 VOD 1위에 내 얼굴이 떠 있는 것에 그나마 위안을 받았다. 이번 영화는 시기도 그렇고 장르도 부담 없어서 잘될 거라고 생각한다.
10. 극 중 아쉬웠던 장면은?
권상우: 아내 역의 황우슬혜와 대학 시절 갤러리아 전시회에서 만나는 장면이 있다. 두 사람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나오는 장면인데 삭제됐다. 아무래도 나보다 황우슬혜가 더 아쉬울 것 같다. 혹여나 2탄을 만들게 된다면 우리가 만나고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려도 괜찮을 것 같다.
10. 2탄의 제작 가능성은?
권상우: 아직까지 배우들은 조심스럽다. 제작사는 성적만 괜찮다면 2편을 만들겠다고 했다. 나올 이야기들은 무궁무진한 거 같다.
10. 액션 배우로서 자부심이 대단한 것 같다.
권상우: 자부심을 갖고 있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운동을 하러 간다. 되도록 오후 운동은 피하고 있는데, 지인과의 만남이나 스케줄 등으로 사람이 쉽게 포기하게 돼서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오전 운동에 열중하고 있다. 내가 열심히 관리하면 나이를 먹었을 때 장점이 될 수 있다. 나이에 맞는 설정에 따라 액션을 잘하는 배우로 인정받으면서 작품을 하고 싶다. 배우 생활을 하면서 몸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10. 나이를 먹을수록 몸이 둔해지지는 않나?
권상우: 아직까지는 그렇지 않다. 담배를 배운 적이 없어서 폐활량이 남들과 다르다. 술을 즐기기는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 마실까 싶을 정도로 많이 마시지도 않는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등 규칙적인 생활이 도움이 되고 있다.
권상우: 시나리오가 좋아야 한다. 죽은 시나리오에서는 캐릭터가 돋보일 수는 없기 때문에 완성도에 따라 작품을 고른다. 완성도 높은 작품에는 장르를 불문하고 출연하고 싶다.
10. 배우로 활동하면서 슬럼프가 온 적 있나?
권상우: 나 스스로를 슬럼프라고 생각한 적 없다. 어떤 작품을 해도 안 되는 시기가 있다. 신이 아닌 이상 정상에 계속 있을 순 없다. 다른 배우들도 삶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겪는다. 나중에 지나고 보니 ‘그게 슬럼프였구나’ 싶었다.
10. 마음이 단단한 것 같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
권상우: 나이를 먹으면서 철이 드는 과정일 수도 있다. 예전에는 흥행에 대한 욕심이 강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내려놓고 있으니까 마음이 편해졌다. 지금까지 내가 가진 능력 안에서 최대한 몸 사리지 않고 열심히 연기했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
10. 지난 일에 미련을 두지 않는 것 같다.
권상우: 지난 일에 신경 쓰지 않는다. 오점이든 영광이든 앞으로가 중요하다. 사람이 즐겁게 사는 건 미래에 대한 꿈 때문에 그렇다. 미래를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살고 있다.
10. 미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의 20년 후 미래는 어떨 것 같나?
권상우: 20년 후에는 연기를 하고 있지 않을 거 같다. 20대에는 인터뷰를 통해 30대까지만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근데 30대에 접어들었을 때는 40대까지만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하게 됐다. 어떤 목표가 있으면 정해진 기간 안에 달성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아직까지도 하고 싶은 작품이 너무 많다. 물리적으로 20년이라는 기간 동안 연기를 계속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래서 10년 동안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10.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았던데.
권상우: 돌이켜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옛날에는 막연히 배우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겁 없이 도전했다. 지금은 배우로 일하면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서 키우고 있다. 현장에서 중심이 돼 연기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10. 올해부터 시나리오를 쓸 계획이라고 들었다.
권상우: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 배우로서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어선 후 써야 할 것 같다. 프로필에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쌓인 후 시나리오를 쓸 예정이다. 그렇게 급하진 않아서 천천히 준비할 생각이다.
10.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권상우: (영화 홍보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시기상 바로 차기작에 들어가긴 어렵다. 꾸준히 작품을 받아서 연기할 예정이다. 현재 웹툰이 원작인 액션 영화를 염두에 두고 있다. ‘히트맨’을 찍은 후 큰 야망이 생겼다. 현재 CJ엔터테인먼트에서 ‘탐정’ 시리즈를 배급 중인데, ‘히트맨’의 배급사는 롯데엔터테인먼트다. ‘히트맨’이 시리즈로 제작돼 양대 배급사의 시리즈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
10. 영화를 볼 관객들에게 미리 한 마디 한다면?
권상우: ‘히트맨’은 건강한 웃음이 있는 영화다. 관객의 입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게 많다. 무능력한 가장이지만, 가족들을 사랑하고 지키려 한다. 준은 항상 불편함을 안고 산다. 직장에서는 원고 마감에 쫓기면서 편집장에게 깨지기 일쑤다. 가정에서는 아빠를 가볍게 보는 딸과 남편을 못마땅하게 바라보는 아내가 있다. 양쪽에서 쫓기는 삶이 어떻게 보면 현대인들의 모습일 수도 있다. 이 모습을 유쾌하게 표현했기 때문에 공감하면서 볼 수 있다. 꿈을 좇는 남자의 이야기인 만큼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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