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21일 방송된 SBS ‘맨인 블랙박스’에서는 경사로 주·정차 사고의 위험성과 ‘하준이법’에 대해 알아봤다.
이날 방송에서 멀쩡하게 주차해둔 차가 사고가 난 채로 엉뚱한 곳에서 발견됐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블랙박스를 확인해 보니 제보자가 주차하고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차량이 서서히 후진을 하기 시작한 것. 무려 39km/h로 비탈길을 내려가던 제보자의 차량은 주차되어 있던 다른 차를 충격하고 나서야 겨우 멈춰 섰다. 사고는 제보자의 부주의에서 비롯됐다. 주차하면서 반드시 체크해야 할 기어와 사이드 브레이크 상태를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문제는 평지처럼 보이는 완만한 경사로일수록 운전자들이 방심하기 쉽다는 것이다. 포천의 한 삼거리. 제보자 앞으로 SUV 한 대가 도로를 가로지르며 지나갔다.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이 도로로 굴러 내려온 것이다. 결국 반대편 차로까지 넘어간 SUV는 직진하던 화물차와 충돌하고 말았다. 사고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또 다른 화물차가 사고를 피하고자 방향을 틀다가 중심을 잃고 전도되며 제보자 옆에 서 있던 화물차 운전석을 정면충돌한 것. 화물차 운전자가 자칫 소중한 목숨을 잃을 뻔했던 대형 사고였다.
사고가 발생한 주차장은 눈으로 봤을 때는 평지처럼 느껴지지만, 수평계로 확인하자 약간의 경사가 확인됐다. 이곳에서 기어를 중립에 두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기지 않은 채 주차를 하면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9월 28일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시행됐다. 경사로 주·정차 시에는 바퀴에 고임목을 괴거나 핸들을 트는 등의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한 아이의 안타까운 죽음이 있었다. 지난해, 가족과 함께 놀이동산에 놀러 갔다가 굴러 내려오는 주차 차량에 사고를 당한 하준이. 이 사고로 안전조치 없이 세워놓는 주·정차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고, 관련법이 개정 되면서 이른바 ‘하준이법’이 시행됐다.
그런데 법이 시행된 지 불과 4일 만에 부산에서 또 다른 주·정차 사고가 발생했다. 건물 주차장에 서 있던 화물차가 미끄러져 내려오면서 도로에 정차해 있던 차들을 충격한 것이다. 당시 시동이 켜져 있던 화물차는 사이드 브레이크조차 채워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담당 경찰은 주차장 같은 ‘도로 외 구역’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 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하준이법’에 대한 운전자들의 인식을 확인해보기 위해 현장 점검에 나섰다. 그 결과, 대부분의 운전자 역시 개정된 법을 잘 모르거나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전문가는 운전자들의 안일한 태도도 문제지만 개정된 법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맨 인 블랙박스’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8시 45분에 방송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이날 방송에서 멀쩡하게 주차해둔 차가 사고가 난 채로 엉뚱한 곳에서 발견됐다. 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블랙박스를 확인해 보니 제보자가 주차하고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차량이 서서히 후진을 하기 시작한 것. 무려 39km/h로 비탈길을 내려가던 제보자의 차량은 주차되어 있던 다른 차를 충격하고 나서야 겨우 멈춰 섰다. 사고는 제보자의 부주의에서 비롯됐다. 주차하면서 반드시 체크해야 할 기어와 사이드 브레이크 상태를 확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문제는 평지처럼 보이는 완만한 경사로일수록 운전자들이 방심하기 쉽다는 것이다. 포천의 한 삼거리. 제보자 앞으로 SUV 한 대가 도로를 가로지르며 지나갔다.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이 도로로 굴러 내려온 것이다. 결국 반대편 차로까지 넘어간 SUV는 직진하던 화물차와 충돌하고 말았다. 사고는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또 다른 화물차가 사고를 피하고자 방향을 틀다가 중심을 잃고 전도되며 제보자 옆에 서 있던 화물차 운전석을 정면충돌한 것. 화물차 운전자가 자칫 소중한 목숨을 잃을 뻔했던 대형 사고였다.
사고가 발생한 주차장은 눈으로 봤을 때는 평지처럼 느껴지지만, 수평계로 확인하자 약간의 경사가 확인됐다. 이곳에서 기어를 중립에 두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당기지 않은 채 주차를 하면 사고가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
이런 사고를 막기 위해 9월 28일부터 개정된 도로교통법이 시행됐다. 경사로 주·정차 시에는 바퀴에 고임목을 괴거나 핸들을 트는 등의 안전조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한 아이의 안타까운 죽음이 있었다. 지난해, 가족과 함께 놀이동산에 놀러 갔다가 굴러 내려오는 주차 차량에 사고를 당한 하준이. 이 사고로 안전조치 없이 세워놓는 주·정차 문제가 수면위로 떠올랐고, 관련법이 개정 되면서 이른바 ‘하준이법’이 시행됐다.
그런데 법이 시행된 지 불과 4일 만에 부산에서 또 다른 주·정차 사고가 발생했다. 건물 주차장에 서 있던 화물차가 미끄러져 내려오면서 도로에 정차해 있던 차들을 충격한 것이다. 당시 시동이 켜져 있던 화물차는 사이드 브레이크조차 채워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런데 담당 경찰은 주차장 같은 ‘도로 외 구역’에서 발생한 사고의 경우 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하준이법’에 대한 운전자들의 인식을 확인해보기 위해 현장 점검에 나섰다. 그 결과, 대부분의 운전자 역시 개정된 법을 잘 모르거나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전문가는 운전자들의 안일한 태도도 문제지만 개정된 법 자체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맨 인 블랙박스’는 매주 토, 일요일 오후 8시 45분에 방송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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