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서 무대미술을 전공했어요. 애초에 연기자를 꿈꾼 건 아니었습니다.”
박지수는 학교에서 연극 등의 작품을 만들 때 주로 의상, 소품 등을 담당했다. 그런 그가 어떻게 방향을 바꿔 연기를 하게 됐을까. 그는 “졸업할 때쯤 되니 연기에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적극적으로 단편영화에도 출연하고, 오디션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어느 날 ‘마이 라띠마’ 연출부에서 연락이 왔다. 박지수는 “감독님이 제가 다른 영화 오디션에 참여한 영상을 우연히 봤다고 했는데 그땐 ‘마이 라띠마’를 연출한 감독님이 그렇게 유명한 분인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마이 라띠마’는 배우 유지태가 연출한 영화다. 박지수는 단번에 유지태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는 “나름대로 많이 고민하고 연구해서 오디션을 봤다”며 “오디션을 마쳤는데 선배님이 밥을 먹고 가라고 했다. 얼떨떨했다. 제 생각엔 식사 자리가 2차 면접이 아니었을까 싶다”며 웃었다.
오디션에 합격했다.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됐다. “알겠다”는 한마디면 영화에 출연하는 건데 일단 생각부터 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단순한 관심과 재미 때문에 연기를 했지만, 진짜 배우가 됐을 때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다. 막상 붙었지만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고 했다. 영화 출연을 결심한 그는 “책임감과 부담감 때문에 두렵기도 했지만 배우는 연기를 통해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었다”고 설명했다.
“상업영화로 데뷔한 게 아니어서 많은 분들에게 연기를 보여드릴 기회가 적었어요.”
배우로서 첫맛은 달콤했다. 박지수는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으로 호명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예스”라고 외쳤다. 하지만 이후 배우로서의 걸음은 생각보다 더뎠다. 많은 작품에 출연하지 못했고 ‘신인여우상’을 기억하는 이들도 많지 않았다.
첫 영화가 나오고 3년 정도 됐을 때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도 했다. 매일 촬영 현장에 나가서 연기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힘들었다. 하지만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는 “당시에는 데뷔한 지 3년밖에 안 됐을 때였고, 지금은 5년밖에 안 됐다. 저 또한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는 큰 작품에 출연하고 싶지만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배우로 데뷔하는 것은 꿈처럼 어려운 일이에요. 저는 운이 좋았지만요. 더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게 진짜 배우가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큰 작품으로 시작하는 분들은 다음이 쉬울 것 같기도 하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여담이지만 제 친구인 배우 김고은도 ‘독립영화부터 시작하고 싶었다’고 하더라고요. 큰 무대가 오히려 무서웠나봐요.”
박지수는 음악을 좋아한다. 단아한 얼굴과는 달리 ‘흥’이 넘친단다. 어렸을 때는 아이돌 가수를 꿈꾸기도 했다. 최근에는 가족의 결혼식에서 박정현의 노래로 축가도 불렀다. 그는 “‘복면가왕’에서 연락이 오면 무조건 출연할 생각”이라며 자신 있는 표정을 지었다. ‘런닝맨’ 같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흔히 하는 댄스 신고식도 자신 있다고 했다.
먹는 걸 좋아해서 ‘수요미식회’나 ‘냉장고를 부탁해’ 같은 먹방 예능 프로그램도 오케이다. ‘인생술집’은 어떠냐고 물었더니 “술을 잘 못 마시지만 최근에 기록을 깼다. 소맥 석 잔을 마셨다”며 웃었다.
“액션 연기를 꼭 해보고 싶어요. 액션을 찍은 선배들 작품을 볼 때마다 자극을 받습니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면서 시뮬레이션도 해 봤고요. 동양 무술 같은 걸 제대로 배워보고 싶습니다. 진짜로 공중제비 같은 것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박지수는 이병헌과 김혜수를 롤모델로 꼽았다. “이병헌 선배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연기를 할 때 기술적인 부분에서 정말 훌륭한 분이다. 또 어떤 작품에서든 여유있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런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김혜수 선배님은 연기의 정석을 보여준다”며 “야구공을 던지면 스트라이크로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또 이준익 감독, 김대우 감독과 꼭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준익 감독에 대해서는 “잘은 모르지만 배우가 가진 것들을 그대로 끌어내 주는 분인 것 같다. ‘동주’ ‘박열’ 등 그분이 만든 작품을 보면 배우들의 연기가 정제되고 깎아서 만들어 진 게 아니라 자연스럽다”라고 평했다.
사극이나 시대극에 관심이 많다. 그는 “김대우 감독님은 이 분야에서 워낙 대단하신 분이다. 김 감독님이 연출하는 사극에 출연하고 싶다. 사실 좋아하는 감독님이 너무 많다. 최동훈 감독님, 박찬욱 감독님…”이라며 여러 감독들의 이름을 열거했다.
박지수는 지난 1년 동안 영어회화 공부에 매진했다. 요즘도 하루에 4시간씩 영어를 붙잡고 있단다. 미래를 위해서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연기로 팬들을 만나고 싶단다. 그는 “(출연작이 적은 데 대해)누군가 제게 작품을 고르느냐고 하던데 절대 아니다.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고, 가리지 않고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석 때면 늘 큰 집에 갔다가 외가집에 갔어요. 또래인 사촌들과 신나게 놀다가 돌아옵니다. 이번에는 저희 집에서 모일 것 같아요. 외할아버지와 같이 살고 있거든요. 이번 추석에도 새우전이 기대됩니다. 하하. 한가위 명절 행복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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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추석날 저희 집에선 새우전을 부쳐 먹어요. 집집마다 선호하는 전이 있더라고요. 아마 새우전을 부치는 집은 많지 않을 거예요. 새우 두 마리를 겹쳐서 동그랑땡처럼 만든 다음 달걀을 입히면 완성입니다.” 조곤조곤한 말투가 인상적이다. 단아한 얼굴은 사극을 하면 참 잘 어울릴 것 같다. 배우 박지수가 자신처럼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서울 중림동 한경텐아시아를 찾았다.박지수는 2013년 개봉한 저예산 장편 영화 ‘마이 라띠마’로 데뷔했다. 극 중 국제결혼을 한 태국 이주민 마이 라띠마를 맡아 열연했다. 혜성처럼 등장한 그는 그해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이후 tvN 드라마 ‘잉여공주’부터 영화 ‘사월의 끝’ ‘나는 아직도 당신이 궁금하여 자다가도 일어납니다’, 지난해 개봉한 ‘유리정원’까지 꾸준하게 작품에 출연하며 활동을 이어왔다. 2017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는 ‘사월의 끝’으로 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다작을 하진 않았지만 출연하는 작품마다 연기력을 인정받은 실력파 배우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에서 무대미술을 전공했어요. 애초에 연기자를 꿈꾼 건 아니었습니다.”
박지수는 학교에서 연극 등의 작품을 만들 때 주로 의상, 소품 등을 담당했다. 그런 그가 어떻게 방향을 바꿔 연기를 하게 됐을까. 그는 “졸업할 때쯤 되니 연기에 관심이 생겼다”고 했다. 적극적으로 단편영화에도 출연하고, 오디션을 보러 다니기 시작했다. 어느 날 ‘마이 라띠마’ 연출부에서 연락이 왔다. 박지수는 “감독님이 제가 다른 영화 오디션에 참여한 영상을 우연히 봤다고 했는데 그땐 ‘마이 라띠마’를 연출한 감독님이 그렇게 유명한 분인줄 몰랐다”고 털어놨다.
‘마이 라띠마’는 배우 유지태가 연출한 영화다. 박지수는 단번에 유지태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는 “나름대로 많이 고민하고 연구해서 오디션을 봤다”며 “오디션을 마쳤는데 선배님이 밥을 먹고 가라고 했다. 얼떨떨했다. 제 생각엔 식사 자리가 2차 면접이 아니었을까 싶다”며 웃었다.
오디션에 합격했다.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됐다. “알겠다”는 한마디면 영화에 출연하는 건데 일단 생각부터 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단순한 관심과 재미 때문에 연기를 했지만, 진짜 배우가 됐을 때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다. 막상 붙었지만 부담감이 컸던 것 같다”고 했다. 영화 출연을 결심한 그는 “책임감과 부담감 때문에 두렵기도 했지만 배우는 연기를 통해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었다”고 설명했다.
배우로서 첫맛은 달콤했다. 박지수는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으로 호명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예스”라고 외쳤다. 하지만 이후 배우로서의 걸음은 생각보다 더뎠다. 많은 작품에 출연하지 못했고 ‘신인여우상’을 기억하는 이들도 많지 않았다.
첫 영화가 나오고 3년 정도 됐을 때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도 했다. 매일 촬영 현장에 나가서 연기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힘들었다. 하지만 마음을 고쳐먹었다. 그는 “당시에는 데뷔한 지 3년밖에 안 됐을 때였고, 지금은 5년밖에 안 됐다. 저 또한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는 큰 작품에 출연하고 싶지만 조급해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했다.
“배우로 데뷔하는 것은 꿈처럼 어려운 일이에요. 저는 운이 좋았지만요. 더디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게 진짜 배우가 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큰 작품으로 시작하는 분들은 다음이 쉬울 것 같기도 하지만, 그것도 나름대로 장단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여담이지만 제 친구인 배우 김고은도 ‘독립영화부터 시작하고 싶었다’고 하더라고요. 큰 무대가 오히려 무서웠나봐요.”
박지수는 음악을 좋아한다. 단아한 얼굴과는 달리 ‘흥’이 넘친단다. 어렸을 때는 아이돌 가수를 꿈꾸기도 했다. 최근에는 가족의 결혼식에서 박정현의 노래로 축가도 불렀다. 그는 “‘복면가왕’에서 연락이 오면 무조건 출연할 생각”이라며 자신 있는 표정을 지었다. ‘런닝맨’ 같은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흔히 하는 댄스 신고식도 자신 있다고 했다.
먹는 걸 좋아해서 ‘수요미식회’나 ‘냉장고를 부탁해’ 같은 먹방 예능 프로그램도 오케이다. ‘인생술집’은 어떠냐고 물었더니 “술을 잘 못 마시지만 최근에 기록을 깼다. 소맥 석 잔을 마셨다”며 웃었다.
박지수는 이병헌과 김혜수를 롤모델로 꼽았다. “이병헌 선배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연기를 할 때 기술적인 부분에서 정말 훌륭한 분이다. 또 어떤 작품에서든 여유있게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저런 연기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김혜수 선배님은 연기의 정석을 보여준다”며 “야구공을 던지면 스트라이크로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또 이준익 감독, 김대우 감독과 꼭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이준익 감독에 대해서는 “잘은 모르지만 배우가 가진 것들을 그대로 끌어내 주는 분인 것 같다. ‘동주’ ‘박열’ 등 그분이 만든 작품을 보면 배우들의 연기가 정제되고 깎아서 만들어 진 게 아니라 자연스럽다”라고 평했다.
사극이나 시대극에 관심이 많다. 그는 “김대우 감독님은 이 분야에서 워낙 대단하신 분이다. 김 감독님이 연출하는 사극에 출연하고 싶다. 사실 좋아하는 감독님이 너무 많다. 최동훈 감독님, 박찬욱 감독님…”이라며 여러 감독들의 이름을 열거했다.
박지수는 지난 1년 동안 영어회화 공부에 매진했다. 요즘도 하루에 4시간씩 영어를 붙잡고 있단다. 미래를 위해서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연기로 팬들을 만나고 싶단다. 그는 “(출연작이 적은 데 대해)누군가 제게 작품을 고르느냐고 하던데 절대 아니다.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고, 가리지 않고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석 때면 늘 큰 집에 갔다가 외가집에 갔어요. 또래인 사촌들과 신나게 놀다가 돌아옵니다. 이번에는 저희 집에서 모일 것 같아요. 외할아버지와 같이 살고 있거든요. 이번 추석에도 새우전이 기대됩니다. 하하. 한가위 명절 행복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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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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