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미영 기자]
영화 ‘안시성’에서 영화를 열고 닫는 내레이션은 태학도의 수장 ‘사물(남주혁)’이 책임진다. 관객은 관찰자인 사물의 시점을 통해 양만춘을, 안시성 전투를 차츰차츰 받아들이게 된다. 드넓은 세상을 꿈꿀 나이에 사물은 곁에 있는 사람의 눈길에 더 마음이 쓰이는, 천진한 고구려의 청년이다. 사물의 입장에서만 보면 ‘안시성’은 전쟁영화가 아니라 성장영화다. 남주혁은 이번 작품으로 스크린 데뷔를 하면서 꽉 채워지지 않는, 여백이 그려지는 연기를 한다. 정형화된, 굳어진 연기를 하지 않기에 그 여백은 가능성으로 그려진다. ‘하하핫’ 소년의 웃음소리를 가진 남주혁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0. 완성된 영화는 어떻게 보았는지?
남주혁: 기술시사, 언론배급 시사까지 두 번을 봤다. 처음에는 영화를 보려고 했지만 나밖에 안 보이는 상황이 찾아왔다. 사소한 표정부터 부족한, 아쉬웠던 부분들이 보였다. 두 번째로 볼 때는 영화를 보려고 노력했다. 전쟁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의 입장으로 다양한 전쟁신들을 보면서 ‘와, 뭐지? 대박이다!’ 이런 느낌을 받았다.
10. ‘안시성’의 뚜껑을 열어보니 액션 사극이 아니라 액션 블록버스터였다. 첫 스크린 데뷔로 여러모로 부담이 컸을 것 같다.
남주혁: 현장에 가기 직전까지 너무 큰 부담감이 있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그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형님들이 너무 편하게 대해주시는 거다. 그런 형님들 앞에서 그냥 연기를 한다는 건 말이 안 됐다. 늘 열심히 준비했지만, 더 더 열심히 준비해서 현장에 나가려고 했다. 작품을 만드는 모든 사람에게 폐 끼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10. 양만춘(조인성) 이하 안시성의 형님들 연기는 어떠했는지?
남주혁: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새로운 연기를 보는 느낌이었다. 옆에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함께 연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10. ‘안시성’에서 가장 매력적인 무기를 꼽자면?
남주혁: 추수지(배성우) 형님의 창. 굉장히 멋있었다. 삼국지의 조자룡 느낌. 파워가 느껴진달까.
10. 전쟁영화이다 보니 남성들로 넘쳐나는 작품이다. 그 안에서 ‘사물’은 유독 눈물이 많은, 풍부한 감수성이 도드라지는 캐릭터다.
남주혁: 맞다. 눈물 많은 캐릭터다.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 대로, 나이 어린 학도병이다. 전쟁도 아마 주필산 전투가 처음일 거라고 생각했다. 첫 전투에서 너무나 뼈아픈 패배를 겪고, 눈앞에서 죽어가는 동료들을 보면서 그 충격이 어마어마했을 것이다. 너무도 참혹한 전장을 봤기 때문에, 이 전쟁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클 거라고 생각했다. 사물은 이야기 속에서 성장해 가는 캐릭터였다. 참 매력적이지 않나 싶다.
10. 같이 출연한 아름다운 여배우들을 제치고, ‘안시성’에서 가장 출중한 외모였다.
남주혁: 좀 여성스러웠나…?
10. 그렇지는 않았다. 그런데 스크린에 등장하면 ‘시선 고정’이 되는, 돋보이는 미모이긴 했다.
남주혁: 정말 감사하다. (웃음) 긴 머리가 처음에는 많이 어색하고 그랬는데 어느 순간 적응이 됐다. 적응이 되고 나서부터는 뭐랄까 그렇게 어색하지는 않았다.
10. 영화에서 말을 타는 모습이 굉장히 자연스러웠는데.
남주혁: 베테랑 말이어서 “레디”하면 고개를 든다. “액션”하면 뛰고. 너무 신기했다. 솔직히 말하면, 말을 타는 것이 무섭다. 안 떨어지려고 붙잡고 있었다고 해야 할까. 정말 좋은 말을 만나서 참 다행이었다.
10. 후반부의 벌판을 달리는 신에서는 말과 혼연일체이지 않았나?
남주혁: 그때는 대역 없이 했다. 후반 막판이라서 말을 타는 것이 조금 재미있어진 상태였다.
10. 전쟁영화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특별히 선호하는 장르가 있는지?
남주혁: 액션 장르도 좋아하다. 스릴러는 좀 못 보는 편이다. 무섭다. 공포영화는 아예 못 본다.
10. 만약 공포영화에서 연기를 해야 한다면?
남주혁: 무서울 거 같다. 자…자신이 없다.
10. 방금 말을 더듬거렸다. (웃음)
남주혁: 나는 감성적인 영화를 많이 좋아한다.
10. 드라마 ‘치즈인더트랩’에서 맡았던 은택이란 역은 감성적인 연하남이었다. 은택의 팬으로서, 홍설(김고은)이 학교에 가면 은택이 한번 나오지 않을까 해서 은근 기대를 하며 봤다. 사실 남주혁과는 굉장히 잘 맞는 캐릭터였다. 이런 역할이 또 들어온다면?
남주혁: (웃음) 잘 소화하는구나 싶은 역을 굳이 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10. 익숙한 드라마 현장과 처음 겪어본 영화 현장의 가장 큰 차이점은?
남주혁: 일단 배우가 캐릭터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많다는 점이다. 드라마는 아무래도 진행이 빨리빨리 돼야 하니까.
10. 부산 출신인데 진한 사투리 연기를 해보고 싶지는 않은지?
남주혁: 부산 사람이다 보니까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역할은 한 번쯤 해보고 싶다. 굳이 편하게 사투리를 써서가 아니라, 사투리를 쓰는 사람의 역할이 매력적일 때가 많다. 좀 맛깔나고. 지금도 집에 가면, 서울말은 안 쓴다.
10. 방금 표준말이 아닌 서울말이라고 했다.
남주혁: (웃음) 이렇게 티가 난다.
10. 배우가 아닌 인간 남주혁의 일상도 궁금하다.
남주혁: 요즘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한강에서 자전거를 탄다.
10. 사람들이 많이들 알아보지 않을까?
남주혁: 자전거의 좋은 점은, ‘어’하는 순간 이미 지나간다. 혼자도 타고,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같이 탈 때도 있다. 압구정에서 여의도까지. 여의도에 도착하면 버스킹하는 분들이 있어서 서너 곡 듣고 다시 돌아간다.
10. ‘안시성’을 본 지인들의 반응은?
남주혁: 시사회때 친구들을 초대했다. 고등학교 친구들로 오래된 친구들이다. 그 친구들이 나한테 굉장히 엄격하다. 드라마로 치면 첫 회를 보고 재미없다며 끈다. “넌 안 돼 안 돼” 막 이러면서. 이번에 “괜찮은데” “좋은데” 란 말을 처음으로 들었다. 울컥했다. 유독 날카로운 평을 하는 친구마저도 자기가 댓글 달아주겠다면서 칭찬을 했다.
10. ‘안시성’에서의 연기는 칭찬받을 만하다, 충분히!
남주혁: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연기’이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크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매일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연기가 더 나아질까, 더 괜찮아질까에 대해서.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
10. 완성된 영화는 어떻게 보았는지?
남주혁: 기술시사, 언론배급 시사까지 두 번을 봤다. 처음에는 영화를 보려고 했지만 나밖에 안 보이는 상황이 찾아왔다. 사소한 표정부터 부족한, 아쉬웠던 부분들이 보였다. 두 번째로 볼 때는 영화를 보려고 노력했다. 전쟁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의 입장으로 다양한 전쟁신들을 보면서 ‘와, 뭐지? 대박이다!’ 이런 느낌을 받았다.
10. ‘안시성’의 뚜껑을 열어보니 액션 사극이 아니라 액션 블록버스터였다. 첫 스크린 데뷔로 여러모로 부담이 컸을 것 같다.
남주혁: 현장에 가기 직전까지 너무 큰 부담감이 있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그 부담감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형님들이 너무 편하게 대해주시는 거다. 그런 형님들 앞에서 그냥 연기를 한다는 건 말이 안 됐다. 늘 열심히 준비했지만, 더 더 열심히 준비해서 현장에 나가려고 했다. 작품을 만드는 모든 사람에게 폐 끼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했다.
10. 양만춘(조인성) 이하 안시성의 형님들 연기는 어떠했는지?
남주혁: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새로운 연기를 보는 느낌이었다. 옆에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함께 연기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10. ‘안시성’에서 가장 매력적인 무기를 꼽자면?
남주혁: 추수지(배성우) 형님의 창. 굉장히 멋있었다. 삼국지의 조자룡 느낌. 파워가 느껴진달까.
남주혁: 맞다. 눈물 많은 캐릭터다. 시나리오에 나와 있는 대로, 나이 어린 학도병이다. 전쟁도 아마 주필산 전투가 처음일 거라고 생각했다. 첫 전투에서 너무나 뼈아픈 패배를 겪고, 눈앞에서 죽어가는 동료들을 보면서 그 충격이 어마어마했을 것이다. 너무도 참혹한 전장을 봤기 때문에, 이 전쟁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클 거라고 생각했다. 사물은 이야기 속에서 성장해 가는 캐릭터였다. 참 매력적이지 않나 싶다.
10. 같이 출연한 아름다운 여배우들을 제치고, ‘안시성’에서 가장 출중한 외모였다.
남주혁: 좀 여성스러웠나…?
10. 그렇지는 않았다. 그런데 스크린에 등장하면 ‘시선 고정’이 되는, 돋보이는 미모이긴 했다.
남주혁: 정말 감사하다. (웃음) 긴 머리가 처음에는 많이 어색하고 그랬는데 어느 순간 적응이 됐다. 적응이 되고 나서부터는 뭐랄까 그렇게 어색하지는 않았다.
10. 영화에서 말을 타는 모습이 굉장히 자연스러웠는데.
남주혁: 베테랑 말이어서 “레디”하면 고개를 든다. “액션”하면 뛰고. 너무 신기했다. 솔직히 말하면, 말을 타는 것이 무섭다. 안 떨어지려고 붙잡고 있었다고 해야 할까. 정말 좋은 말을 만나서 참 다행이었다.
10. 후반부의 벌판을 달리는 신에서는 말과 혼연일체이지 않았나?
남주혁: 그때는 대역 없이 했다. 후반 막판이라서 말을 타는 것이 조금 재미있어진 상태였다.
10. 전쟁영화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특별히 선호하는 장르가 있는지?
남주혁: 액션 장르도 좋아하다. 스릴러는 좀 못 보는 편이다. 무섭다. 공포영화는 아예 못 본다.
10. 만약 공포영화에서 연기를 해야 한다면?
남주혁: 무서울 거 같다. 자…자신이 없다.
10. 방금 말을 더듬거렸다. (웃음)
남주혁: 나는 감성적인 영화를 많이 좋아한다.
남주혁: (웃음) 잘 소화하는구나 싶은 역을 굳이 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10. 익숙한 드라마 현장과 처음 겪어본 영화 현장의 가장 큰 차이점은?
남주혁: 일단 배우가 캐릭터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많다는 점이다. 드라마는 아무래도 진행이 빨리빨리 돼야 하니까.
10. 부산 출신인데 진한 사투리 연기를 해보고 싶지는 않은지?
남주혁: 부산 사람이다 보니까 경상도 사투리를 쓰는 역할은 한 번쯤 해보고 싶다. 굳이 편하게 사투리를 써서가 아니라, 사투리를 쓰는 사람의 역할이 매력적일 때가 많다. 좀 맛깔나고. 지금도 집에 가면, 서울말은 안 쓴다.
10. 방금 표준말이 아닌 서울말이라고 했다.
남주혁: (웃음) 이렇게 티가 난다.
10. 배우가 아닌 인간 남주혁의 일상도 궁금하다.
남주혁: 요즘은 날씨가 너무 좋아서 한강에서 자전거를 탄다.
10. 사람들이 많이들 알아보지 않을까?
남주혁: 자전거의 좋은 점은, ‘어’하는 순간 이미 지나간다. 혼자도 타고, 친구들이랑 어울려서 같이 탈 때도 있다. 압구정에서 여의도까지. 여의도에 도착하면 버스킹하는 분들이 있어서 서너 곡 듣고 다시 돌아간다.
10. ‘안시성’을 본 지인들의 반응은?
남주혁: 시사회때 친구들을 초대했다. 고등학교 친구들로 오래된 친구들이다. 그 친구들이 나한테 굉장히 엄격하다. 드라마로 치면 첫 회를 보고 재미없다며 끈다. “넌 안 돼 안 돼” 막 이러면서. 이번에 “괜찮은데” “좋은데” 란 말을 처음으로 들었다. 울컥했다. 유독 날카로운 평을 하는 친구마저도 자기가 댓글 달아주겠다면서 칭찬을 했다.
10. ‘안시성’에서의 연기는 칭찬받을 만하다, 충분히!
남주혁: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연기’이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크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매일 고민한다. 어떻게 하면 연기가 더 나아질까, 더 괜찮아질까에 대해서.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렇게 행동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박미영 기자 stratus@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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