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5일 서울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단독콘서트 ‘레드메어(REDMARE)’를 연 그룹 레드벨벳 웬디(왼쪽부터), 슬기, 조이, 예리, 아이린./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5일 서울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단독콘서트 ‘레드메어(REDMARE)’를 연 그룹 레드벨벳 웬디(왼쪽부터), 슬기, 조이, 예리, 아이린./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예리는 그룹 레드벨벳의 ‘레드메어(REDMARE)’ 콘서트를 준비하며 어학사전을 열심히 뒤적였다. 콘서트에 사용될 로봇의 이름을 짓기 위해서였다. 예리가 찾아낸 이름은 ‘리브(reve)’, 불어로 꿈·몽상·환상 따위를 뜻하는 단어다. 리브의 초안을 직접 그린 슬기는 “덕분에 김 작가가 됐다”며 웃었다. 5일 서울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레드벨벳의 단독 콘서트 ‘레드메어’에서다.

콘서트는 놀이공원을 콘셉트로 구성됐다. 환상 모험, 아마존, 퍼레이드, 공포 모험, 현실 세계 등 놀이공원에서 볼 수 있는 테마에서 영감을 얻어 무대를 완성했다. 표는 일찌감치 매진됐다. 팬들의 요청에 따라 연 시야제한석도 모두 팔렸다. 이틀 동안 1만 명의 관객들이 모여 들었다. 냉방장치를 풀 가동했지만 관객들의 더운 숨결에 공연장은 금세 후텁지근해졌다.

레드벨벳은 이번 콘서트에서 오는 6일 발매되는 새 음반 수록곡을 미리 공개했다.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레드벨벳은 이번 콘서트에서 오는 6일 발매되는 새 음반 수록곡을 미리 공개했다.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레드벨벳은 22곡을 쉴 틈 없이 선보이며 2시간 30여 분 동안 무대에서 관객들과 호흡했다. 환상을 테마로 한 섹션에선 ‘러시안 룰렛’이나 ‘봐(Look)’, ‘#쿠키 자(Cookies Jar)’처럼 실험적인 분위기의 노래들이 이어졌다. ‘주(Zoo)’와 ‘행복’처럼 역동적인 노래들은 아마존 테마로 분류됐다. ‘럭키(Lucky)’ ‘배드 드라큘라(Bad Dracula)’ ‘어바웃 러브(About Love)’ 등 밝고 긍정적인 톤의 노래들은 퍼레이드에서 영감을 얻은 무대로 완성됐다.

오는 6일 발매되는 새 미니음반의 수록곡도 이날 콘서트에서 미리 들려줬다. 타이틀곡 ‘파워 업(Power Up)’은 물론 ‘모스퀴토(Mosquito)’ ‘미스터 이(Mr. E)’ ‘힛 댓 드럼(Hit That Druam)’ ‘블루 레모네이드(Blue Lemonade)’ 등 수록곡들도 대거 선곡됐다. 조이가 “대박 예감이 드나요?”라고 묻자 관객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다음 콘서트 때는 더 성장해 있을 것”이라는 레드벨벳.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다음 콘서트 때는 더 성장해 있을 것”이라는 레드벨벳.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팬서비스도 곳곳에 녹아들었다. 아마존 테마에선 멤버들이 병아리(조이), 유니콘(예리), 곰(슬기), 토끼(아이린), 강아지(웬디) 등 동물을 흉내 낸 의상으로 보는 재미를 더했다. 퍼레이드 섹션에선 이동 무대를 타고 관객들의 틈으로 다가섰다.

‘배드 보이(Bad Boy)’ ‘피카부(Peek-A-Boo)’ ‘빨간 맛’ ‘덤덤(Dumb Dumb)’ 등 히트곡이 대거 몰린 공포 테마 무대를 지나면서 열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제대로 ‘필’ 받은 객석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레드벨벳은 ‘루키(Rookie)’를 마지막으로 모습을 감췄다. 관객들은 레드벨벳의 ‘캔디(Candy)’를 합창해 멤버들을 다시 무대로 불러들였다.

‘현실 세계’를 테마로 한 앙코르 무대에서 레드벨벳은 ‘아이스크림 케이크(Ice Cream Cake)’와 ‘데이원(Day 1)’을 들려줬다. 각각 첫 번째 미니음반과 첫 번째 정규음반에 수록된 노래다. 무대로 돌아온 레드벨벳은 환상이 아닌 그들의 ‘지금’을 노래했다. 사랑 노래는 어느새 레드벨벳과 팬들의 이야기로 다시 쓰였다. ‘혼자 외롭지 않게 / 둘이 슬프지 않게 / 네 옆에 붙어있을게’라는 약속으로 내려앉았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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