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싱어송라이터 빌런(Villain)이 지난 1일 데뷔 후 첫 미니 앨범 ‘Bank Robber’(뱅크 로버)를 공개했다. ‘뱅크 로버’는 그간 싱글 ‘비가 내리는 밤에’‘요정’ 등을 통해 팬층을 서서히 형성해 온 빌런이 자신의 음악 세계를 탄탄하고 매력적으로 펼쳐 보인 앨범이다.
곡마다 예측할 수 없는 구성이 돋보이며 독특하면서 중독적인 멜로디가 여섯 트랙을 따라 유연하게 흐른다. 빌런의 큰 장점인 상상력이 빛을 발한 덕이다. 빌런은 “대중 앞에 선보이는 포트폴리오 같은 앨범 ‘뱅크 로버’를 통해 사랑스러운 악당으로 다가가고 싶다”고 했다.
“올해 초 미니 앨범 ‘PLANETARIUM CASE#1, #2’(플라네타리움 케이스 #1, #2)를 발매한 뒤부터 ‘뱅크 로버’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중학생 때 쓴 노래도 있고 한두 달 전에 쓴 노래도 들어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소질을 보여온 그가 중학생 때 만들었다는 곡은 5번 트랙 ‘밉상’이다. ‘뱅크 로버’의 유일한 피아노 발라드로,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마음을 ‘빌런’이라는 그의 캐릭터처럼 거칠게 표현했다. 빌런은 “그때만의 순수하고 풋풋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첫 미니 앨범은 정말 다채로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미니 앨범인데도 여섯 곡을 수록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힙합, 알앤비라는 틀 안에서도 음악이 여러 가지 장르로 뻗쳐 나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곡마다 BPM(Beats Per Minute, 분당 박자 수)도 다르고, 메인 악기도 다 달라요.”
빌런의 말대로 ‘뱅크 로버’에 수록된 곡들은 고유의 분위기를 갖고 있다. 동시에 하나의 결을 가진 트랙리스트에 따라 촘촘히 연결돼 있어 빌런의 세심함을 느낄 수 있다. 빌런은 “멤버들이 플라네타리움에서 나온 앨범 중 가장 완성도 있는 앨범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고 밝혔다.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진 여섯 개의 곡들을 하나로 이어준 건 제 목소리 같아요. 앨범은 전제적으로 영화처럼 기승전결로 전개됩니다. 다만 절정이 마지막에 있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서 터지고, 서서히 감정이 가라앉도록 구성했어요. 3번 트랙 ‘Luhvin It’에서 절정으로 치닫죠.”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핸콕’에서 알 수 있듯, 빌런은 이번 앨범의 영감을 ‘핸콕’‘베테랑’ 등의 영화에서 많이 얻었다. ‘Luhvin It’도 그 중 하나다. 빌런은 “얼마 전 뉴욕행 비행기에서 ‘베테랑’을 봤다. 조태오 역을 맡은 유아인을 보면서 진짜 멋있는 악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의 호텔에 도착해 유아인의 조태오를 떠올리며 쓴 곡이 ‘Luhvin It’”이라고 설명했다. 모두 영어로 쓰여진 ‘Luhvin It’에서는 유일한 한국어 가사인 ‘잘한다’가 귀를 사로잡는다.
“좋은 음악은 언젠가는 수면 위로 떠오른다고 생각합니다. ‘Luhvin It’도 그런 생각으로 만든 곡이에요. 나중에 이 곡이 외국 팬들에게도 사랑받게 됐을 때 한국어 표현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잘한다’를 넣었어요. 해외 팬들을 위한 헌정의 곡이기도 한 이유에요.”
앨범 제목을 ‘뱅크 로버’라고 지은 이유는 무엇일까. 빌런은 “미국 래퍼 YG의 곡 ‘My Nigga’에서 YG가 친구들과의 우정을 말하며 ‘네가 은행을 턴다면 내가 운전을 해줄게’라는 구절을 인상 깊게 들었다”고 했다. 이어 “‘너를 위해 내가 마니또가 돼 줄게’라는 뜻으로 더블 타이틀곡 제목도 ‘마니또’로 지었다”고 덧붙였다.
빌런은 한 곡당 믹싱만 50번을 하며 좋은 사운드를 완성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그 중에서도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곡은 1번 트랙인 ‘구해(Prod. by Ownr)’다. 가장 좋아하는 가사도 이 곡에 수록됐다.
“‘구해’는 주인공이 외계인인데 한국에 불시착하는 내용이에요. 영화 ‘핸콕’에서도 외계인이 땅바닥에 앉으면서 아스팔트가 부서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 속 BGM(배경음악)도 좋아해요. 또 이 곡엔 ‘더 커야 세상을 구해’라는 가사가 있어요. 세상을 혐오하다가 구하겠다고 나서는 부분이죠. 마치 제가 음악으로든, 어떤 방식으로든 세상을 구할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물론 아직 더 많이 성장해야 하지만요.”
결국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영웅이 되는 ‘핸콕’의 주인공처럼, 독해도 미워할 수 없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는 빌런은 더 많은 공연장에서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단다. 오는 11일에는 플라네타리움 레코드의 뮤지션들(정진우, 준, 가호, 모티)과 함께 레이블 첫 단독 콘서트 ‘POPPIN DOME’(팝핀 돔)도 연다.
“‘뱅크 로버’는 클럽에서 틀기에도 좋고, 한강에서 듣기에도 좋아요. 복잡한 곳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차에서 들으면 그 공간이 바로 자신만의 클럽이 되죠. 저는 샤워할 때 자주 듣습니다. 새 계절에 어울리는 싱글도 준비 중이니 그때까지 ‘뱅크 로버’를 각자의 방법으로 즐겨주세요.”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곡마다 예측할 수 없는 구성이 돋보이며 독특하면서 중독적인 멜로디가 여섯 트랙을 따라 유연하게 흐른다. 빌런의 큰 장점인 상상력이 빛을 발한 덕이다. 빌런은 “대중 앞에 선보이는 포트폴리오 같은 앨범 ‘뱅크 로버’를 통해 사랑스러운 악당으로 다가가고 싶다”고 했다.
“올해 초 미니 앨범 ‘PLANETARIUM CASE#1, #2’(플라네타리움 케이스 #1, #2)를 발매한 뒤부터 ‘뱅크 로버’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중학생 때 쓴 노래도 있고 한두 달 전에 쓴 노래도 들어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음악에 소질을 보여온 그가 중학생 때 만들었다는 곡은 5번 트랙 ‘밉상’이다. ‘뱅크 로버’의 유일한 피아노 발라드로, 사랑하는 대상에 대한 마음을 ‘빌런’이라는 그의 캐릭터처럼 거칠게 표현했다. 빌런은 “그때만의 순수하고 풋풋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곡”이라고 설명했다.
“첫 미니 앨범은 정말 다채로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미니 앨범인데도 여섯 곡을 수록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힙합, 알앤비라는 틀 안에서도 음악이 여러 가지 장르로 뻗쳐 나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곡마다 BPM(Beats Per Minute, 분당 박자 수)도 다르고, 메인 악기도 다 달라요.”
빌런의 말대로 ‘뱅크 로버’에 수록된 곡들은 고유의 분위기를 갖고 있다. 동시에 하나의 결을 가진 트랙리스트에 따라 촘촘히 연결돼 있어 빌런의 세심함을 느낄 수 있다. 빌런은 “멤버들이 플라네타리움에서 나온 앨범 중 가장 완성도 있는 앨범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고 밝혔다.
“저마다의 이야기를 가진 여섯 개의 곡들을 하나로 이어준 건 제 목소리 같아요. 앨범은 전제적으로 영화처럼 기승전결로 전개됩니다. 다만 절정이 마지막에 있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서 터지고, 서서히 감정이 가라앉도록 구성했어요. 3번 트랙 ‘Luhvin It’에서 절정으로 치닫죠.”
“좋은 음악은 언젠가는 수면 위로 떠오른다고 생각합니다. ‘Luhvin It’도 그런 생각으로 만든 곡이에요. 나중에 이 곡이 외국 팬들에게도 사랑받게 됐을 때 한국어 표현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잘한다’를 넣었어요. 해외 팬들을 위한 헌정의 곡이기도 한 이유에요.”
앨범 제목을 ‘뱅크 로버’라고 지은 이유는 무엇일까. 빌런은 “미국 래퍼 YG의 곡 ‘My Nigga’에서 YG가 친구들과의 우정을 말하며 ‘네가 은행을 턴다면 내가 운전을 해줄게’라는 구절을 인상 깊게 들었다”고 했다. 이어 “‘너를 위해 내가 마니또가 돼 줄게’라는 뜻으로 더블 타이틀곡 제목도 ‘마니또’로 지었다”고 덧붙였다.
“‘구해’는 주인공이 외계인인데 한국에 불시착하는 내용이에요. 영화 ‘핸콕’에서도 외계인이 땅바닥에 앉으면서 아스팔트가 부서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장면 속 BGM(배경음악)도 좋아해요. 또 이 곡엔 ‘더 커야 세상을 구해’라는 가사가 있어요. 세상을 혐오하다가 구하겠다고 나서는 부분이죠. 마치 제가 음악으로든, 어떤 방식으로든 세상을 구할 것이라는 당찬 포부를 보여주는 것 같아요. 물론 아직 더 많이 성장해야 하지만요.”
결국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영웅이 되는 ‘핸콕’의 주인공처럼, 독해도 미워할 수 없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는 빌런은 더 많은 공연장에서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단다. 오는 11일에는 플라네타리움 레코드의 뮤지션들(정진우, 준, 가호, 모티)과 함께 레이블 첫 단독 콘서트 ‘POPPIN DOME’(팝핀 돔)도 연다.
“‘뱅크 로버’는 클럽에서 틀기에도 좋고, 한강에서 듣기에도 좋아요. 복잡한 곳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차에서 들으면 그 공간이 바로 자신만의 클럽이 되죠. 저는 샤워할 때 자주 듣습니다. 새 계절에 어울리는 싱글도 준비 중이니 그때까지 ‘뱅크 로버’를 각자의 방법으로 즐겨주세요.”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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