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지난 1일 방영된 tvN 수목드라마 ‘아는 와이프’ 방송화면 캡처.
지난 1일 방영된 tvN 수목드라마 ‘아는 와이프’ 방송화면 캡처.
tvN 새 수목드라마 ‘아는 와이프’가 지난 1일 베일을 벗었다. 1시간 30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내내 배우들의 명연기가 시선을 붙들었다.

‘아는 와이프’ 첫 회는 길에서 급하게 운전을 하다 사고를 당한 차주혁(지성)의 아침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으로 시작했다. 결혼 5년 차에 은행의 6년차 대리인 차주혁은 아내 서우진(한지민), 두 아이와 함께 살고 있다. 차주혁과 서우진은 새벽 내내 우는 아이 때문에 잠도 제대로 못 자며 정신없는 아침을 보냈고, 차주혁은 결국 지각을 하고 말았다.

고단한 건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차주혁은 상사 뿐만 아니라 후임에게도 치이면서 살았다. 차 사고가 난 것도 중국어 회화 수업을 들어야 한다며 먼저 퇴근해 버린 후임(차학연)의 실수를 처리해주다가 당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느라 서우진의 연락을 한 통도 받지 못했고, 집에 들어가자마자 쫓겨났다.

차주혁은 입사 동기 윤종후(장승조)를 불러내 “나 이혼하고 싶다. 걔(서우진)가 변하는 게 무섭다. 웬 괴물 하나랑 침대를 같이 쓰고 있다”고 한탄했다. 이어 서우진이 분노조절 장애가 있다며 토로했다.

자신이 낸 사고 때문에 상사로부터 은행의 전단지를 돌리는 아르바이트 업무를 받은 차주혁. 그는 아르바이트 도중 뜻밖의 인물이자 자신의 대학 시절 첫사랑이었던 이혜원(강한나)를 만난다. 이혜원은 차주혁과 같이 갈비탕을 먹으며 “예전에 내가 선배 좋아했잖아. 알지?”라는 말로 차주혁을 멍하게 만들어 놓는다. 하루 종일 이혜원의 생각에 집중할 수 없었고, 집에 돌아가서는 과거 곤경에 빠진 아내를 구해주기 위해 이혜원과의 첫 데이트에 늦고 만 자신을 자책한다.

차주혁은 장례식에 다녀오던 길에 우연히 한 도로로 들어선다. 차주혁은 그 도로를 통해 이혜원과의 첫 데이트 전날의 과거로 돌아가게 됐다. ‘아는 와이프’ 첫 회는 이처럼 우여곡절 끝에 10여년 전인 2006년으로 되돌아 간 지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끝이 났다.

부부와 타임슬립은 이미 낯익은 소재다. 부부의 지리멸렬한 일상을 보여주며 그들이 결혼하기 전의 시간으로 되돌아간다는 설정은 웹툰 ‘한번 더해요’ 때부터 있었다. 이후에 비슷한 설정의 KBS2 드라마 ‘고백부부’가 이미 방영됐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이런 점을 지적하고 있다.

또 독박육아에 함께 맞벌이를 하는 아내를 도와주지는 못해 ‘아저씨”괴물”부랑배’ 취급을 하고 신세한탄을 하는 그를 “대한민국 남자들 다 그러고 살아. 요즘 30대 대한민국 가장이 단군 이래로 가장 불쌍하다잖냐”라며 위로하는 부분은 공감보다는 젠더 감수성에 의문을 품게 만들었다. 마트에서 줄을 기다리는 시간이 늦어졌다며 서우진의 분노조절장애가 폭발하는 부분도 지나쳐 보였다.

진부함과 공감대 결여 등의 허점을 덮은 것은 배우들의 연기였다. 지성은 가장의 애환을 섬세하게 그려냈고, 한지민은 ‘예쁨’을 내려놓은 채 결혼 5년차에 접어든 워킹맘의 고충을 현실적으로 표현해 몰입도를 높였다. 강한나는 환상 속의 첫사랑 모습 그 자체였다. 지성의 후배이자 강남 건물주의 아들 차학연도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는 와이프’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된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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