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방송화면 캡처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방송화면 캡처
JTBC 금토드라마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극본 최수영, 연출 최성범)이 지난 27일 베일을 벗었다. 성형수술로 얼굴이 확 달라진 강미래(임수향)의 대학 생활이 시작됐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같은 제목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성형수술을 받은 미래가 대학 입학 후 꿈꿔온 생활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성형미인에 대한 고찰과 외모지상주의를 날카롭게 바라보는 시선을 담을 예정. 최성범 PD는 방송 전 제작발표회에서 “성형수술로 인생 역전을 하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아니라, 성형수술을 했지만 여전히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운 주인공의 성장을 다룰 것”이라고 예고했다.

첫 회는 아버지 강태식(우현)에게도 성형수술 사실을 숨긴 채 대학에 입학한 미래를 중심으로 흘렀다. 평범하게 사랑받고 싶었으나 어릴 때부터 친구들에게 “못생겼다”고 놀림을 당해 외모 콤플렉스로 힘든 시간을 보낸 미래. 대학 입학을 앞두고 수술대에 올랐고, 얼굴과 삶이 180도 달라졌다. 하지만 성격은 변한 구석이 없었다. 여전히 소심하고 다른 이들의 시선을 무서워했다. 게다가 성형수술을 했다는 새로운 비밀이 생기면서 당당하지도 못했다. 그런 그의 앞에 도경석(차은우)이 나타나면서 이야기는 새 국면을 맞았다. 신입생 환영회에서 만난 경석과 미래는 중학교 동창이었고, 첫 회 말미 경석은 미래를 알아봤다.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방송화면 캡처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방송화면 캡처
◆ 군더더기 없는 빠른 전개

원작이 있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전체 구성과 핵심 줄거리는 정해져 있다. 웹툰에서는 미래와 경석, 두 사람 사이를 시샘하는 현수아(조우리)가 중심이다. 하지만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제작진은 16부작의 드라마로 만들기 위해 주인공의 가족 관계, 친구 등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메웠다. 원작자인 기맹기 작가가 드라마 대본 검수 작업에 참여했다고 한다. 원작 팬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첫 회의 전개는 빨랐다. 미래의 성형수술을 전 상황을 장황하게 늘어놓지 않아서 시청자들을 더 몰입하게 만들었다. 부족한 설명은 미래의 내레이션으로 충분히 전달됐다. 이어진 캠퍼스 생활과 신입생 환영회 등은 전체적으로 풋풋하고 밝은 느낌이었다.

이 과정에서 얼굴은 변했지만 소심한 성격은 그대로이며, 다른 이들의 관심과 시선에 금세 의기소침해지는 미래의 모습이 드러났다. 과거 용기를 내 고백을 한 뒤에도 못생겼다는 이유로 “나한테 고백했다는 소리 하지 말라”는 모욕적인 말을 들어야 했던 미래였다. 그는 얼굴이 달라진 뒤에도 캠퍼스에서 “내 이상형이다.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남학생의 고백에 어쩔 줄 몰라 했다. 생애 처음 있는 일이었기 때문. 신입생 환영회 때는 조 대표로 장기자랑을 나가 신나게 춤을 추며 환호를 한 몸에 받았다. 이 역시 처음 겪는 일이어서 좋으면서도 어색했다.

여기서 끝났다면 성형수술로 인생 역전을 하는 이야기로 비치겠지만, 이후 미래는 엄마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사람들이 나 좋아해”라며 눈물을 흘렸다. 평범하게 사랑받고 싶었던 그의 속내가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은 계속해서 미래의 내면을 들여다봤다. 자기소개를 하면서도 “실제로 강남미인을 본 건 처음”이라며 수군거리는 남학생들의 시선에 미래의 어깨는 움츠러들었다.

경석이 미래를 알아보는 것도 질질 끌지 않아서 좋았다. 중학교 동창이라는 것을 눈치 챈 경석의 시선과 깜짝 놀라 당황한 미래의 얼굴로 막을 내리면서 다음 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방송화면 캡처
JTBC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방송화면 캡처
◆ 제 옷 입은 임수향·연기 합격점 차은우

2011년 드라마 ‘신기생뎐’으로 데뷔한 임수향은 이후 꾸준히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경력을 쌓았다. 킬러, 탈북자, 순경 등 어느 하나 비슷한 역할이 없을 만큼 도전을 거듭했다. 이번엔 ‘성형미인’이다. 연기자로서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설정인데도 임수향은 제작발표회에서 “여러 사람의 인생을 살아볼 수 있어서 좋다”며 환하게 웃었다.

임수향은 제 옷을 입은 듯 잘 어울렸다. 우선 원작의 미래와 헤어스타일과 분위기를 비슷하게 만들어, 원작 팬들에게도 어설프지 않게 다가갔다. 밝은 미소 뒤에 가려진 어둠도 무겁지 않게 표현했다. 계속 주위의 눈치를 살피고 다른 사람들의 눈길을 부담스러워하는 행동과 표정으로 미래의 성격을 나타냈다. 엄마와 통화를 하면서 울 때는 보는 이들도 뭉클하게 만들었다.

경석 역의 차은우도 “기대 이상”이라는 반응을 얻었다. 지난해 그룹 아스트로 멤버로 가요계에 데뷔한 그는 이 드라마로 데뷔 후 첫 주연을 맡았다. 부담과 책임감이 컸겠지만, 첫 회에서 원작 팬들과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연기를 보여줬다. 일부 네티즌들은 차은우의 연기에 “웹툰의 차가운 도경석을 잘 표현했다” “원작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며 호응했다.

빠른 전개와 배우들의 과장되지 않은 연기로 문을 연 ‘내 아이디는 강남미인’. 제작진이 거듭 “청춘들의 성장 이야기”라고 강조한 만큼, 어떤 울림을 전달할지 관심이 쏠린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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