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전문 미디어 텐아시아가 ‘영평(영화평론가협회)이 추천하는 이 작품’이라는 코너를 통해 영화를 소개합니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나 곧 개봉할 영화를 영화평론가의 날카로운 시선을 담아 선보입니다. [편집자주]
린슈웨이(등육개)는 학급비를 훔쳤다는 누명을 쓰고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한다. 그러다 자신을 괴롭히는 런하오(채범희) 일당과 함께 치매 걸린 노인의 금고를 훔치려다 괴물 자매를 만난다. 런하오 일당은 괴물을 자신의 아지트에 납치해오고 잔인한 방법으로 괴물을 학대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구파도 감독의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감성을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영화는 학원 폭력과 그것을 방관하는 선생, 지독한 가난 속에 사는 독거노인 문제 속으로 괴물을 끌어들인다. 그리고 생존을 위해 살육하는 괴물과 살아남기 위해 런하오 일당의 악행에 가담하고야 마는 린슈웨이를 통해 괴물과 인간 사이의 경계를 지운다. 자매가 괴물이 되어버린 과정을 추리하는 과정이나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방법 등이 감독의 전작들과 달리 섬세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목표점 하나 찍어놓고 쉴 틈 없이 달리는 통에 숨 돌릴 틈 없는 시간을 약속한다.
극 중 런하오의 여자친구는 린슈웨이를 비난하며 이런 말을 한다. ‘좋은 사람은 되고 싶은데 배짱은 없고, 왜 그렇게 살아?’ 구파도 감독은 이 대사를 통해 ‘몬몬몬 몬스터’가 지향했던 이야기를 한번 정리한다. 린슈웨이는 선량하지만, 또한 나약해서 악행을 저지하지 못하고 어영부영 또 나쁜 짓을 하고야 마는 우리 자신의 모습과 가장 많이 닮아 있다. 결국 우리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배짱이 필요한 시대를 살고 있다는 말이다.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은 순간에 다시 이야기가 이어진다. 그 마지막 장면, 린슈웨이는 크게 배짱을 한번 부린다. 그 장면이 통쾌한데, 참 쓸쓸하기도 하다.
최재훈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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