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지난 5월 열린 제71회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을 받았던 영화 ‘공작’은 실제 남북 사이 벌어졌던 첩보전을 바탕으로 한 영화다. 1990년대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 요원이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의 바탕이 된 ‘흑금성 사건’은 1997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당시 김대중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안기부가 주도한 북풍 공작 중 하나였다.
3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영화 ‘공작’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윤종빈 감독,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이 참석했다.
윤종빈 감독은 안기부에 관한 영화를 조사하다가 흑금성이라는 스파이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남북 관계를 다룬 영화는 많았지만 실제 남북의 첩보전를 모티브로 삼은 영화는 처음이다. 윤 감독은 “우리나라도 이런 첩보 활동을 한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랐다. 그런 호기심에서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영화의 스토리를 마음대로 바꾸기는 어려웠다고 한다. 특히 액션이 그랬다. 첩보물이라고 하면 관객들은 자연스레 액션을 떠올린다. 액션 장면이 관객으로 하여금 영화에 더 몰입하게 해주기 때문. 윤 감독은 “실화이기 때문에 액션을 넣을 수 없어서 영화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부담감이 컸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정공법을 택했다. 관객들이 캐릭터들의 대화에서 액션을 느낄 수 있도록 찍었다”고 설명했다.
황정민은 북으로 간 스파이, 암호명 ‘흑금성’의 박석영 역을 맡았다. 황정민은 “‘공작’은 상대와 속고 속이는 ‘구강 액션’으로 긴장감을 유발한다”며 기존 첩보물과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어 “’구강 액션’이라고 하는 이유는 말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상대방에게 거짓을 진실인 것처럼 말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관객들에게는 캐릭터의 속내를 알게 해야 했다. 이런 중첩된 감정들이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 또한 흑금성이라는 존재에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설마 이런 일이 있었던 거야?’라고 생각했다. 이 시대를 지나오면서 모르고 있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겠나. 이런 얘기를 전하며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었다”고 했다.
‘공작’에는 황정민 외에도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등 탄탄한 연기력으로 존재감을 발산하는 네 배우가 출연한다. 윤종빈 감독에 대한 믿음과 이야기의 힘이 이들을 영화에 출연케 했다.
조진웅은 ‘공작’에서 안기부 해외실장 최학성 역을 맡았다. 윤 감독과는 ‘범죄와의 전쟁’ ‘군도’에 이어 세 번째 작품이다. 그는 “윤 감독의 세계관은 언제나 매력적”이라며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안기부 해외실장으로서 부하 직원들에게 보고를 받는 느낌이었다. 그 정도로 시나리오가 탄탄해 소름 끼쳤다”고 말했다.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 과장 정무택 역을 맡은 주지훈은 “이제 젊은 세대들은 잘 모르는 이야기다. 안기부 같은 말도 낯설다. 하지만 내가 잘 모르는 부분도 대본을 봤을 때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며 섬세하게 표현된 시나리오에 대해 칭찬했다.
북한 대외경제위원회 리명운 처장 역을 맡은 이성민은 “특정 직업군이나 인물을 연기할 때에는 통상 그 분야 사람들을 만나보는데 (이번에는) 북으로 가서 만나볼 수도 없었고 자료도 부족했다. 자문해주시는 분을 통해서 그 분들의 말투, 생각, 사상, 정서 등에 대해 조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촬영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연기를 할 때 나와 닮은 부분이 있는 캐릭터를 선호한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을 활용해서 연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리명운은 나와 많이 다른 캐릭터여서 연기할 때 극심하게 힘들었다”고 했다. 이성민은 “촬영이 끝나고 숙소에 가서 끙끙 앓았다. 다른 배우들도 다 그랬다고 해서 그나마 위안이 됐다”고 덧붙였다.
‘공작’에 대해 티에리 프리모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강렬하고 대단했다”며 극찬을 보냈다. 이성민은 “아시아 밖으로 처음 가봤다. 백인을 그렇게 많이 본 건 난생 처음”이라며 “‘공작’ 팀이 칸의 계단을 올라갈 때 제작사 대표님과 스태프들이 밑에서 우리를 바라봤다. 계단 위에 올라서서 손을 흔드는 데 뭉클했다. 엄청나게 높은 곳에서 아래를 보는 느낌이었다. 기회가 되면 또 가면 좋겠다”며 칸을 방문했던 감동을 전했다.
윤 감독은 공작을 꼭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 “지난 20년간 남북관계를 반추해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작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존과 화해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윤 감독은 그래서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영화”라고 힘주어 말했다.
‘공작’은 오는 8월 8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3일 오전 서울 신사동 CGV 압구정에서 영화 ‘공작’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윤종빈 감독,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이 참석했다.
윤종빈 감독은 안기부에 관한 영화를 조사하다가 흑금성이라는 스파이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남북 관계를 다룬 영화는 많았지만 실제 남북의 첩보전를 모티브로 삼은 영화는 처음이다. 윤 감독은 “우리나라도 이런 첩보 활동을 한다는 사실에 굉장히 놀랐다. 그런 호기심에서 영화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황정민은 북으로 간 스파이, 암호명 ‘흑금성’의 박석영 역을 맡았다. 황정민은 “‘공작’은 상대와 속고 속이는 ‘구강 액션’으로 긴장감을 유발한다”며 기존 첩보물과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이어 “’구강 액션’이라고 하는 이유는 말하는 것이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상대방에게 거짓을 진실인 것처럼 말해야 했다. 그러면서도 관객들에게는 캐릭터의 속내를 알게 해야 했다. 이런 중첩된 감정들이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 또한 흑금성이라는 존재에 놀랐다고 밝혔다. 그는 “‘설마 이런 일이 있었던 거야?’라고 생각했다. 이 시대를 지나오면서 모르고 있던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겠나. 이런 얘기를 전하며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었다”고 했다.
조진웅은 ‘공작’에서 안기부 해외실장 최학성 역을 맡았다. 윤 감독과는 ‘범죄와의 전쟁’ ‘군도’에 이어 세 번째 작품이다. 그는 “윤 감독의 세계관은 언제나 매력적”이라며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안기부 해외실장으로서 부하 직원들에게 보고를 받는 느낌이었다. 그 정도로 시나리오가 탄탄해 소름 끼쳤다”고 말했다.
북한의 국가안전보위부 과장 정무택 역을 맡은 주지훈은 “이제 젊은 세대들은 잘 모르는 이야기다. 안기부 같은 말도 낯설다. 하지만 내가 잘 모르는 부분도 대본을 봤을 때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었다”며 섬세하게 표현된 시나리오에 대해 칭찬했다.
북한 대외경제위원회 리명운 처장 역을 맡은 이성민은 “특정 직업군이나 인물을 연기할 때에는 통상 그 분야 사람들을 만나보는데 (이번에는) 북으로 가서 만나볼 수도 없었고 자료도 부족했다. 자문해주시는 분을 통해서 그 분들의 말투, 생각, 사상, 정서 등에 대해 조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촬영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연기를 할 때 나와 닮은 부분이 있는 캐릭터를 선호한다. 내가 갖고 있는 것을 활용해서 연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리명운은 나와 많이 다른 캐릭터여서 연기할 때 극심하게 힘들었다”고 했다. 이성민은 “촬영이 끝나고 숙소에 가서 끙끙 앓았다. 다른 배우들도 다 그랬다고 해서 그나마 위안이 됐다”고 덧붙였다.
윤 감독은 공작을 꼭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 “지난 20년간 남북관계를 반추해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작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공존과 화해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윤 감독은 그래서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영화”라고 힘주어 말했다.
‘공작’은 오는 8월 8일 개봉한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