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가수 펀치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연이은 대학축제 일정 때문이다. 5월에만 50여 곳의 대학축제에 초청됐다. 환호해주는 관객들을 보면서 팬이 얼마나 고맙고 대단한 존재인지 깨닫고 있단다. 그가 재학 중인 가천대에서도 초청받아 공연했다. 펀치는 “객석에서 같은 과 후배들도 많이 보였다”며 “학생들이 좋아해줘서 더욱 힘을 내서 공연할 수 있었다”고 했다.
펀치는 어린이 뮤지컬에도 출연했을 만큼 일찍부터 음악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 하지만 실용음악을 전공하지 않아도 음악을 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고 생각해 미대(산업디자인)에 진학했다. 대학 생활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음악 활동을 병행할 수 없을 만큼 바쁜 나날이 이어졌다. 결국 1학년을 마치고 휴학했다. 작곡을 하는 친구들과 공연을 하다가 지금의 소속사 대표 눈에 띄었다. 펀치는 그렇게 가수가 됐다.
“휴학한 상태로 일 년 가까이 음악을 했어요. ‘이만하면 됐다. 한 번 해봤으니 됐다’고 생각해서 내려놓으려고 했는데, 그 때 대표님에게서 제안이 와서 오디션을 보게 됐죠. 얼떨떨할 겨를도 없었어요. 연습생 생활도 아예 안 했기 때문에 가요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몰랐거든요. 오히려 가수가 됐다는 걸 무덤덤하게 받아들였어요. 활동을 거듭하면서 ‘내가 좋은 환경에서 노래하고 있구나’라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친구들이 동요를 듣던 시절부터 펀치는 가수 장나라의 노래를 좋아했다. 학창시절에는 가수 린이나 그룹 가비앤제이의 노래를 즐겨 들었다. 그가 자신의 진짜 취향을 알게 된 건 20대가 되고나서다. 우연히 듣게 된 싱어송라이터 짙은의 ‘백야’가 그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말도 안 되게 좋더라고요. 전에는 인디 가수의 음악을 잘 몰랐는데, 스무 살이 넘어서는 그 쪽 음악도 찾아듣기 시작했어요.”
노래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 그룹 엑소 찬열·첸, 가수 윤미래, 김보경, 로꼬 등과 협업곡을 내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솔로곡을 내게 된 그는 “혼자 노래를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혹시라도 음원 성적이 좋지 않으면 ‘역시 혼자로는 부족한가’ 자책하게 될까봐 미리 걱정하기도 했다. 기우였다. 지난해 9월 내놓은 ‘밤이 되니까’는 두 달 뒤부터 음원 차트 역주행을 시작해 1위에까지 올랐다. 펀치는 “하고 싶은 일이 직업이 된 것만으로도 좋은데 성적까지 잘 나오고 있으니까 이 흐름을 잃고 싶지 않다”고 했다.
31일 오후 6시 발매되는 ‘이 밤의 끝’은 ‘밤이 되니까’ ‘오늘 밤도’를 잇는 ‘밤’ 3부작의 마지막 노래다. 작곡가 이승주가 멜로디를 만들고 프로듀서 손동운이 프로듀싱했다. 가수 헤이즈는 랩 메이킹에 참여해 힘을 보탰다. 펀치는 “곡의 분위기나 가사 내용이 앞선 노래들과는 다른 느낌”이라고 귀띔했다.
“헤어진 연인을 마음속에서 떠나보내는 밤에 느낄 법한 감정을 얘기한 노래에요. 처음 들었을 때부터 말도 안 되게 좋다고 느꼈죠. 작곡가님과 저, 모두 욕심을 많이 부렸어요. 가사도 많이 수정했고 녹음과 마스터링, 믹싱도 여러 번 했어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요. 연인을 후련하게 보내는 사람도 있을 테고 끝까지 마음 아파하는 사람도 있겠죠. ‘이별할 때 이런 마음일 거야’라고 제시하는 노래는 아닙니다.”
펀치는 낮보다 밤을 더 좋아한다.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는 “낮에는 해야 할 일을 처리하고 다니는 시간이지만 밤은 나 혼자서만 누릴 수 있는 시간”이라고 했다. 밤에는 잠을 자는 것조차 아깝다. 친구와 커피나 맥주를 마시며 수다를 떨거나 강아지를 산책시키기도 한다. 펀치는 “별 거 안 하는데도 정말 재밌다”며 웃었다.
요즘엔 독서에 재미를 붙였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고 히가시노 게이고에게 푹 빠졌다. 쉬고 싶어지면 펀치는 책을 읽는다. 그 안에서 발견한 신선한 표현이나 독특한 단어에게서 영감을 얻기도 한다. 음악 활등을 계속하려면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작곡도 배워보려고 한단다.
펀치는 시원시원하다. 고민이 생겨도 혼자 앓기보다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회의를 하며 해결책을 찾으려고 한다. 사소한 일에는 스트레스를 받아도 큰일을 눈앞에 뒀을 땐 오히려 의연해진다. 일도 열심히 하지만 노는 것도 열심히 하자는 주의다. 펀치는 “게임도 한 번 빠지면 미친 듯이 한다”며 웃었다.
“중학교를 중국에서 다녔어요. 그 때 경험 덕분에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아요. 너무 어렸을 때의 일이라 무엇이 달라졌다고 콕 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제 인생에 영향을 줬다는 건 분명해요. 하고 싶은 건 다 하면서 자랐는데, 중국에서의 경험 때문에 좀 더 자유분방해진 것 같아요.”
펀치는 스스로를 ‘행복 추구자’라고 부른다. ‘대박 곡’을 갖는 것보다는 꾸준히 롱런할 수 있는 가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물론 인기가 많으면 좋긴 하겠죠. 하하하.” 하지만 인기보다 중요한 건 사람들의 ‘공감’이다. 펀치는 “특별한 순간에 떠오르는 노래가 내 노래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가 음악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음악이 재밌기 때문이에요. 제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라야 다른 사람에게도 효과적으로 가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불행한 상태에서 부른 노래가 다른 사람을 위로해줄 수 있을까요? 제가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하길, 그리고 제 즐거움이 상대에게 느껴지길 바랍니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펀치는 어린이 뮤지컬에도 출연했을 만큼 일찍부터 음악에 대한 호기심이 컸다. 하지만 실용음악을 전공하지 않아도 음악을 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고 생각해 미대(산업디자인)에 진학했다. 대학 생활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음악 활동을 병행할 수 없을 만큼 바쁜 나날이 이어졌다. 결국 1학년을 마치고 휴학했다. 작곡을 하는 친구들과 공연을 하다가 지금의 소속사 대표 눈에 띄었다. 펀치는 그렇게 가수가 됐다.
“휴학한 상태로 일 년 가까이 음악을 했어요. ‘이만하면 됐다. 한 번 해봤으니 됐다’고 생각해서 내려놓으려고 했는데, 그 때 대표님에게서 제안이 와서 오디션을 보게 됐죠. 얼떨떨할 겨를도 없었어요. 연습생 생활도 아예 안 했기 때문에 가요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몰랐거든요. 오히려 가수가 됐다는 걸 무덤덤하게 받아들였어요. 활동을 거듭하면서 ‘내가 좋은 환경에서 노래하고 있구나’라는 걸 실감하고 있어요.”
노래는 하면 할수록 어렵다. 그룹 엑소 찬열·첸, 가수 윤미래, 김보경, 로꼬 등과 협업곡을 내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솔로곡을 내게 된 그는 “혼자 노래를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혹시라도 음원 성적이 좋지 않으면 ‘역시 혼자로는 부족한가’ 자책하게 될까봐 미리 걱정하기도 했다. 기우였다. 지난해 9월 내놓은 ‘밤이 되니까’는 두 달 뒤부터 음원 차트 역주행을 시작해 1위에까지 올랐다. 펀치는 “하고 싶은 일이 직업이 된 것만으로도 좋은데 성적까지 잘 나오고 있으니까 이 흐름을 잃고 싶지 않다”고 했다.
31일 오후 6시 발매되는 ‘이 밤의 끝’은 ‘밤이 되니까’ ‘오늘 밤도’를 잇는 ‘밤’ 3부작의 마지막 노래다. 작곡가 이승주가 멜로디를 만들고 프로듀서 손동운이 프로듀싱했다. 가수 헤이즈는 랩 메이킹에 참여해 힘을 보탰다. 펀치는 “곡의 분위기나 가사 내용이 앞선 노래들과는 다른 느낌”이라고 귀띔했다.
“헤어진 연인을 마음속에서 떠나보내는 밤에 느낄 법한 감정을 얘기한 노래에요. 처음 들었을 때부터 말도 안 되게 좋다고 느꼈죠. 작곡가님과 저, 모두 욕심을 많이 부렸어요. 가사도 많이 수정했고 녹음과 마스터링, 믹싱도 여러 번 했어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해요. 연인을 후련하게 보내는 사람도 있을 테고 끝까지 마음 아파하는 사람도 있겠죠. ‘이별할 때 이런 마음일 거야’라고 제시하는 노래는 아닙니다.”
펀치는 낮보다 밤을 더 좋아한다. 온전히 자신만을 위한 시간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는 “낮에는 해야 할 일을 처리하고 다니는 시간이지만 밤은 나 혼자서만 누릴 수 있는 시간”이라고 했다. 밤에는 잠을 자는 것조차 아깝다. 친구와 커피나 맥주를 마시며 수다를 떨거나 강아지를 산책시키기도 한다. 펀치는 “별 거 안 하는데도 정말 재밌다”며 웃었다.
요즘엔 독서에 재미를 붙였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고 히가시노 게이고에게 푹 빠졌다. 쉬고 싶어지면 펀치는 책을 읽는다. 그 안에서 발견한 신선한 표현이나 독특한 단어에게서 영감을 얻기도 한다. 음악 활등을 계속하려면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작곡도 배워보려고 한단다.
“중학교를 중국에서 다녔어요. 그 때 경험 덕분에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아요. 너무 어렸을 때의 일이라 무엇이 달라졌다고 콕 집어 말하긴 어렵지만 제 인생에 영향을 줬다는 건 분명해요. 하고 싶은 건 다 하면서 자랐는데, 중국에서의 경험 때문에 좀 더 자유분방해진 것 같아요.”
펀치는 스스로를 ‘행복 추구자’라고 부른다. ‘대박 곡’을 갖는 것보다는 꾸준히 롱런할 수 있는 가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 “물론 인기가 많으면 좋긴 하겠죠. 하하하.” 하지만 인기보다 중요한 건 사람들의 ‘공감’이다. 펀치는 “특별한 순간에 떠오르는 노래가 내 노래였으면 좋겠다”고 했다.
“제가 음악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음악이 재밌기 때문이에요. 제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라야 다른 사람에게도 효과적으로 가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가 불행한 상태에서 부른 노래가 다른 사람을 위로해줄 수 있을까요? 제가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하길, 그리고 제 즐거움이 상대에게 느껴지길 바랍니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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