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사진=KBS2 ‘해피투게더3’ 방송화면 캡처 /
사진=KBS2 ‘해피투게더3’ 방송화면 캡처 /
봅슬레이 국가대표 김동현이 지난 19일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해피투게더3’에서 이 출연해 영화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감동을 선사했다.

‘해피투게더3’에는 김동현을 비롯해 스켈레톤 선수 윤성빈, 봅슬레이 국가대표 원윤종·전정린·서영우 등이 나왔다.

김동현은 자신이 봅슬레이 팀원을 모은 주역이라며 뒷 이야기를 꺼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처음 국가대표가 되고 벤쿠버 올림픽을 다녀온 다음에 선배들이 다 그만두고 홀로 남았다. 나까지 그만두면 봅슬레이의 수명이 다하는 것이었다”고 했다.

이어 “봅슬레이라는 종목에 자부심도 있고 재미있어서 같이할 파트너를 찾았다”고 회상했다. 처음 추천받은 선수가 원윤종, 서영우였다고 한다. 김동현은 “전정린 선수는 학교 후배였는데 세 번이나 차였다”며 웃었다.

그는 청각장애와 인공와우 수술에 대한 부분도 밝혔다. 김동현은 “태어나서 수술하기 전까지는 소리를 들은 기억이 없다. 초등학교를 입학할 때쯤 청각장애 3급 판정을 받았다”며 원인불명의 후천적 장애를 얻었고 했다. 이어 김동현은 “특수학교를 보내라며 일반학교에서 입학 거절을 많이 당했다. 어머니께서 ‘분명히 해낼 거니까 믿고 봐달라’고 매 학년 올라갈 때마다 설득하셨다”고 해 주위를 먹먹하게 했다.

김동현은 “구화술이라고 상대방의 입 모양을 보면서 대화했다. 좋은 점도 있는 게 가족오락관에서 ‘고요 속의 외침’ 게임을 하는데 왜 못 맞히는지 이해를 못하겠더라”며 “밤늦게 예능 프로그램을 볼 때는 음소거로 본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그는 시청자들에게 소리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일화를 밝혀 이목을 끌었다. “(청력 상태가) 현재 진행형이다. 지금도 약간 발음이 어눌하지만 당시에는 아예 기본이 없었다”면서 언어치료와 소리 방향 훈련 등 재활을 병행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수술 전 소원이 전화통화였다”며 “재활을 마치고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서 가장 듣고 싶었던 소리가 파도소리였다. 바로 월미도로 가서 파도소리를 들으면서 어머니께 전화를 했다. 태어나서 23년 만에 첫 통화였는데 어머니께서 펑펑 우시더라”고 떠올렸다. 그는 “일반 사람들이 소리의 소중함에 대해서 간과한다. 자동차 경적소리, 칠판 소리, 창문 끼익 거리는 소리가 사람들에게는 소음이겠지만 그것마저도 저한테는 아름다운 멜로디가 된다. 세상에 행복할 게 넘치기 때문에 서로 감사하며 살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김동현은 “우리가 이번 평창에서 낸 성과에 많은 이들이 ‘운이 좋았다’ ‘기적 같은 일’이라고 표현하는데 운도, 기적도 아닌 우리 땀으로 일궈낸 결실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다음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솔직한 그의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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