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슬기 기자]
“이거 방탄유리야!” “58년 개띠야.” (‘아저씨’2010) “내가 울었냐?”(‘불한당’2017)
시간이 흘렀는데도 그를 따라다니는 대사들이 있다. 그와 관련된 기사의 댓글에는 대부분 저 대사들로 도배가 되어 있을 정도다. 많은 사람들이 대사로 배우를 기억한다는 것은 아마도 작품에서 그가 보여준 존재감 때문일 것이다. 최근 영화 ‘나를 기억해’와 관련해 만난 배우 김희원은 “댓글을 보면 나와 연기에 대한 평은 없다. 오로지 대사들만 있다. 참 신기하다“며 웃었다.
김희원은 지난 19일 개봉한 영화 ‘나를 기억해’에서 전직형사 오국철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번에는 아쉽게도(?) 악역이 아니라 선한 역할이다. 그는 “다들 반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착한 역할로 나온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서 김희원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됐다”며 “이유영 씨가 주연인데 내가 남자 배우 중에 분량이 많아서 주연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내가 주연이라고 해서, 조연이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어요. 연기도, 홍보도 똑같이 열심히 해요. 다른 게 있다면 포스터에 내 얼굴이 나오는 것과 사람들이 나에게 ‘주연’이라고 부르는 거죠.(웃음)”
김희원은 ‘나를 기억해’를 통해 처음으로 영화 포스터에 얼굴이 나왔다고 했다. “포스터 밑에 이름이 크게 쓰인 경우는 있었지만 얼굴이 나온 적은 없었다”며 “주연이라고 ‘이렇게 해주는 구나’ 싶었다”고 웃었다.
그동안 그는 영화 ‘불한당’ ‘아저씨’ 드라마 ‘미생’ 등 여러 작품에서 악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희원은 자신만의 악역 연기 비법을 공개했다.
“캐릭터를 만들어 나갈 때 선과 악의 기준을 만들지 않아요.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법적 기준에서 어긋나야만 잘못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쁜 사람이 더 나쁜 사람으로 보이려면 그냥 내 옆에 있는 사람, 혹은 있을 수도 있는 사람이면 되는 거죠. 예를 들면 ‘어벤저스’에서 악당이 지구를 통째로 위협에 빠트리는 장면이 있어요. 그런데 보는 관객은 현실성이 없기 때문에 위협을 못 느끼죠. 반면 누군가 교실에서 볼펜으로 목을 찔렀다고 하면 꽤 현실감이 있잖아요. 악의 기준은 ‘현실성이 있느냐 없느냐’인 것 같아요.”
김희원은 현실감 있는 연기를 위해 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끊임없이 관찰한다고 했다.
“악역은 멀리 있지 않아요. 주변이나 또는 같은 회사에 있어요. 우리가 연쇄 살인범을 어디서 만나겠어요.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 포인트를 연기에 옮기는 거죠. ‘미생’에서 제가 맡았던 박 과장 역은 어이가 없을 정도로 황당한 것들을 시키고, 갑질을 해요. 말이 안 돼서 웃기는 상황인데 시청자들은 웃지 못해요. 이유는 실제로 그런 상사들을 겪고 있어서예요. 어떤 연기든 멀리서 찾을 필요 없죠.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만큼 실제에 가까운 연기도 없는 것 같아요.”
김희원은오는 5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제71회 칸 영화제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해 ‘불한당’으로 한 차례 칸에 다녀온 그는 여전히 여운을 간직한 듯했다.
“사실 막상 가면 할 것도 없는데 가보니까 또 가고 싶어요. 먼저 가본사람들이 칸에서 커피를 마시다 보면 로버트 드니로가 지나간다고 했는데 그냥 사람만 많더라고요. 하하. 그런데도 또 가고 싶네요.(웃음)”
박슬기 기자 psg@tenasia.co.kr
시간이 흘렀는데도 그를 따라다니는 대사들이 있다. 그와 관련된 기사의 댓글에는 대부분 저 대사들로 도배가 되어 있을 정도다. 많은 사람들이 대사로 배우를 기억한다는 것은 아마도 작품에서 그가 보여준 존재감 때문일 것이다. 최근 영화 ‘나를 기억해’와 관련해 만난 배우 김희원은 “댓글을 보면 나와 연기에 대한 평은 없다. 오로지 대사들만 있다. 참 신기하다“며 웃었다.
김희원은 지난 19일 개봉한 영화 ‘나를 기억해’에서 전직형사 오국철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번에는 아쉽게도(?) 악역이 아니라 선한 역할이다. 그는 “다들 반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착한 역할로 나온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서 김희원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본의 아니게 그렇게 됐다”며 “이유영 씨가 주연인데 내가 남자 배우 중에 분량이 많아서 주연이 된 것 같다”고 했다.
“내가 주연이라고 해서, 조연이라고 해서 다를 것은 없어요. 연기도, 홍보도 똑같이 열심히 해요. 다른 게 있다면 포스터에 내 얼굴이 나오는 것과 사람들이 나에게 ‘주연’이라고 부르는 거죠.(웃음)”
김희원은 ‘나를 기억해’를 통해 처음으로 영화 포스터에 얼굴이 나왔다고 했다. “포스터 밑에 이름이 크게 쓰인 경우는 있었지만 얼굴이 나온 적은 없었다”며 “주연이라고 ‘이렇게 해주는 구나’ 싶었다”고 웃었다.
“캐릭터를 만들어 나갈 때 선과 악의 기준을 만들지 않아요.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법적 기준에서 어긋나야만 잘못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나쁜 사람이 더 나쁜 사람으로 보이려면 그냥 내 옆에 있는 사람, 혹은 있을 수도 있는 사람이면 되는 거죠. 예를 들면 ‘어벤저스’에서 악당이 지구를 통째로 위협에 빠트리는 장면이 있어요. 그런데 보는 관객은 현실성이 없기 때문에 위협을 못 느끼죠. 반면 누군가 교실에서 볼펜으로 목을 찔렀다고 하면 꽤 현실감이 있잖아요. 악의 기준은 ‘현실성이 있느냐 없느냐’인 것 같아요.”
김희원은 현실감 있는 연기를 위해 주변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도 끊임없이 관찰한다고 했다.
“악역은 멀리 있지 않아요. 주변이나 또는 같은 회사에 있어요. 우리가 연쇄 살인범을 어디서 만나겠어요.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 포인트를 연기에 옮기는 거죠. ‘미생’에서 제가 맡았던 박 과장 역은 어이가 없을 정도로 황당한 것들을 시키고, 갑질을 해요. 말이 안 돼서 웃기는 상황인데 시청자들은 웃지 못해요. 이유는 실제로 그런 상사들을 겪고 있어서예요. 어떤 연기든 멀리서 찾을 필요 없죠.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는 것만큼 실제에 가까운 연기도 없는 것 같아요.”
김희원은오는 5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제71회 칸 영화제 이야기를 꺼냈다. 지난해 ‘불한당’으로 한 차례 칸에 다녀온 그는 여전히 여운을 간직한 듯했다.
“사실 막상 가면 할 것도 없는데 가보니까 또 가고 싶어요. 먼저 가본사람들이 칸에서 커피를 마시다 보면 로버트 드니로가 지나간다고 했는데 그냥 사람만 많더라고요. 하하. 그런데도 또 가고 싶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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