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이시우 대표/사진제공=리메즈엔터테인먼트
이시우 대표/사진제공=리메즈엔터테인먼트
가수 닐로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지나오다’가 최근 주요 온라인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차지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음원 사재기 의혹과 꼼수 마케팅 의혹이 삽시간에 번졌다. 닐로가 소속된 리메즈엔터테인먼트(이하 리메즈)의 이시우 대표는 “불법 혹은 편법 마케팅은 전혀 없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대표는 “닐로의 1위는 노래의 힘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리메즈는 공정한 음악 시장 생태계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0. ‘지나오다’ 1위를 둘러싸고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습니다. 리메즈에서 분석한 차트 상승 요인은 무엇입니까.
이시우: 원천 콘텐츠, 즉 음악의 힘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처음 의혹이 보도됐을 당시 리메즈 측에서 ‘노하우가 있다’는 입장이 발표돼 오해가 생겼습니다. 그 때 말한 ‘노하우’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에 대한 것이지, 차트 순위를 높일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을 알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10. ‘지나오다’는 지난 12일 오전 1시 멜론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아이돌 팬덤의 스트리밍과 다운로드가 집중되는 시간대에 그룹 트와이스, 위너, 엑소 첸백시를 꺾은 것입니다. 사재기 의혹이 시작된 것도 이 때문인데, 어떻게 ‘지나오다’가 새벽 차트에서 강세를 보일 수 있었다고 봅니까.
이시우: 저희도 결과를 놓고 추측을 할 뿐입니다. 한 연예 정보 프로그램에서 제가 ‘발라드곡이기 때문에 새벽 시간대에 많이 청취하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 이 또한 추측 중 하나이고 정확한 이유는 저희도 파악할 수 없습니다. 차트 순위 변동 그래프를 분석하면서 음악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50대 청취자들을 상대로 한 차트에서도 닐로가 1위를 했다고 하는데, 저희는 연령별 차트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조차 잘 몰랐습니다.

10. 명확한 답변이 나오지 않는 한 사재기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을 텐데요.
이시우: 사재기는 결코 아닙니다. 공정거래위원회나 문화체육관광부, 어느 단체에서라도 조사에 착수한다면 적극적으로 임할 용의가 있습니다. 저희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서 저희 또한 답답합니다.

10. 음원사이트 측에 의뢰해 스트리밍 아이디를 추적, 공개할 수는 없는 겁니까.
이시우: 말씀드렸다시피 저희 혼자서 판단하고 실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10. 의혹이 제기되자 지난 13일 허위 사실 유포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이시우: 아이돌 팬덤을 고소하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리메즈가 ‘그날처럼002’, ‘그날처럼003’ 일부 유령 아이디를 만들어 음원 사재기를 했다는 내용, 리메즈의 댓글 알바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합성사진을 걸고 타 가수를 비방했다는 내용, 리메즈 소속 가수들의 영정사진을 만들어 유포한 점, 장덕철 팬카페를 해킹해 성희롱 의도가 있는 사진을 게재한 점 등에 대해 고소한 것입니다.

가수 닐로 / 사진제공=리메즈엔터테인먼트
가수 닐로 / 사진제공=리메즈엔터테인먼트
10. 사재기 의혹 외에도 ‘스텔스 마케팅'(소비자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방식)에 대한 반감이 상당합니다. 한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리메즈가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SNS 채널과 제휴 관계에 있는 SNS 채널이 있다고 하는데 이 채널들의 정체는 무엇입니까.
이시우: 저희가 직접 운영하는 페이지는 ‘너를 위한 뮤직차트’ ‘감성플레이어’ 등이고, 제휴 페이지 중에는 ‘요즘 핫하다는 노래’ ‘역대급 노래 동영상’ 등이 있습니다. 다만 이 제휴 페이지가 저희에게만 독점적인 혜택이나 홍보를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누구나 이 페이지와 제휴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자신의 콘텐츠를 홍보할 수 있습니다.

10. 리메즈가 운영 중인 페이지에는 리메즈의 이름 등이 표기돼 있습니까.
이시우: 그렇지는 않습니다.

10. 보유·제휴 페이지 모두 리메즈와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해당 페이지에서 ‘여론’인 것처럼 소개한 인기 콘텐츠들이 사실 소속사의 ‘홍보’였다는 점이 속임수처럼 보인다는 지적입니다.
이시우: 저희가 SNS상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만약 콘텐츠 유포 시 광고임을 표기해야 한다는 지침 등 SNS 마케팅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제시된다면 기꺼이 따를 것입니다. 안타까운 것은 닐로가 1위를 하면서부터 이미 불법이나 편법을 저질렀다는 부정적인 프레임이 씌워져, 저희의 모든 마케팅이 그 안에서 분석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10. 많은 SNS 페이지에서 비슷한 코멘트와 함께 닐로의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유포했던 정황이 누리꾼들에 의해 발견됐습니다. 이것은 해당 페이지의 자체적인 움직임입니까, 리메즈의 요구에 따른 것입니까.
이시우: 경우에 따라 다릅니다. (동석한 리메즈 홍보 관계자는 닐로와 같이 하나의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홍보하는 사례가 흔하다고 덧붙였다.)

10. 일반인이 부른 ‘지나오다’ 라이브 영상의 주인공이 리메즈 직원이라는 제보도 있었습니다.
이시우: 매니저 친구가 부른 영상인데 실제로 해당 영상에 출연하는 매니저가 가수 지망생입니다. 순수한 의도에서 제작한 것이지 꼼수나 편법을 쓴 것은 아닙니다.

10. 한 가요 제작자가 리메즈의 마케팅을 ‘어뷰징’이라고 비판했는데요.
이시우: 만약 저희가 ‘좋아요’나 공유를 강요했거나 음원 청취를 강요했다면 어뷰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영상에 대한 감상이나 음원 청취는 이용자들의 자율에 의해 발생한 일들입니다.

10. 대중이 체감하는 ‘지나오다’의 인기와 차트 순위 사이에 간극이 존재합니다. 쉽게 말해 ‘누가 듣기에 이 노래가 1위를 하느냐’는 반발심이 있다는 건데요.
이시우: ‘내가 들은 적 없는 노래가 1위를 한다’는 건 개인적인 경험입니다. 아이돌 그룹의 1위곡도 일반 대중은 생소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아이돌 그룹의 노래는 팬덤이라는 소비 주체가 명확하다”고 하자) ‘지나오다’의 대중적 인기에 대한 체감은 사람마다 다를 것입니다.

10. 닐로에 대한 의혹이 장덕철, 40 등 리메즈 소속가수 전반에게 번져 나가는 양상입니다.
이시우: 닐로가 무척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저나 회사를 향한 비난은 차치하더라도 소속 가수들에 대한 폄훼는 멈춰주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10. 정리하자면 SNS를 통해 유입된 ‘지나오다’ 이용자 수가 음원 차트 순위를 바꿀 만큼 유의미했다고 보는 겁니까.
이시우: 그렇습니다. 과거 매니저들이 방송사 PD를 상대로 소속 가수를 홍보해 TV에 출연시켰듯이 저희는 SNS를 통해 소속 가수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한 것입니다. 과거 ‘일반인의 소름돋는 라이브’ 페이지(이 페이지는 현재 딩고가 보유하고 있다)를 운영하며 가수와 대중을 직접 연결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고 그것을 마케팅에 활용했을 뿐입니다. TV 출연 기회가 적은 인디 뮤지션에게는 진입 장벽이 낮은 SNS가 새로운 창구가 될 수 있고, 이를 통해 뮤지션이 자생할 수 있는 시장 생태계를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리메즈는 건강한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이은호 기자 wild37@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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