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현지민 기자]
“불륜을 주제로 한 영화라 주변에서 걱정이 많던데 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회의 이면이나 불합리함, 불의 등을 끄집어내서 유머로 승화하는 블랙코미디의 일종이라고 생각했죠.”
배우 이성민이 오는 5일 개봉하는 영화 ‘바람 바람 바람’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이렇게 말했다. 영화는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둥이 석근(이성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한 봉수(신하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송지효) 앞에 치명적 매력의 제니(이엘)가 나타나면서 이들의 관계가 꼬이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성민은 과거 롤러코스터 디자이너였지만 현재 제주도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석근 역을 맡았다. 여러 여자와 불륜 관계를 유지하면서 아내에게는 다정하게 이벤트를 해주는 모습을 능청스럽게 연기한다. 일련의 사건으로 감정의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는 특유의 무게감 있는 연기로 영화에 힘을 싣는다.
“비호감이죠. 불륜 저지르는 걸 자랑하는 철부지에 허세만 가득한 인물입니다. 그가 영화 중후반부에 들어서며 변화해요. 초반의 가벼웠던 모습을 지우고 신뢰를 얻어야 했기에 고민을 했습니다. 근본적으론 바람둥이 기질이 있지만 그걸 자제하며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인물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영화에선 바람둥이지만 실제로는 사랑꾼인 그다. 결혼생활 19년 차인 그는 신뢰와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성향이 다른 사람을 만나면 잘 사는 것 같아요. 연애할 땐 비슷한 사람이 좋겠지만 결혼은 장기전이잖아요. 서로 보완해주는 역할이 좋은 것 같아요. 결혼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신뢰와 믿음이죠. 사랑은 기본이고요.”
영화의 재미 포인트는 이성민을 필두로 신하균·송지효·이엘의 찰떡 호흡이다. 특히 배우들은 입을 모아 “이성민 선배는 대장님”이라며 좋아했다. 이성민이 배우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주도하며 팀워크를 다졌다는 것.
“제가 위엄 있는 큰 오빠의 역할이었고 신하균은 공부는 잘하지만 차려주지 않으면 밥도 안 먹는 둘째였어요. 두 오빠들을 위해 밥을 해주고 치워주는 사람이 셋째 송지효, 늘 서울에 가고 싶어 하는 막내가 이엘이었죠. 이병헌 감독님은 서울 사는 사촌오빠 역할이었어요. 정말 잘 어울리지 않나요? 하하.”
이성민은 전작 ‘보안관’(2017) 이후 현장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고 했다. 당시 그는 김성균·조우진·배정남 등 동성의 배우들과 살을 맞대고 우정을 쌓았다. 그는 이런 분위기가 영화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덕분에 ‘바람 바람 바람’ 현장에서도 먼저 나서서 후배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고 했다.
“어둡고 무거운 영화라면 말이 달라지겠지만 즐거운 영화를 촬영할 땐 현장도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안 그래도 힘든 현장인데 서로 얼굴 붉히면 안 좋잖아요. 게다가 제가 나이가 많아서 먼저 다가가야 한답니다. 후배들은 불편해서 그런지 먼저 말을 안 붙이더라고요. 하하.”
이성민은 ‘보안관’ 개봉 당시 “이렇게 계속 연기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라며 주연의 무게감에 대해 토로한 적이 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초조한 마음에 힘들었다는 것. 이 과정에서 그는 내려놓는 법을배웠다며 웃었다.
“마냥 애쓴다고 흥행이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개봉할 때마다 힘들어하고 마음 줄이니까 고등학생 딸이 ‘이번 영화, 청소년 관람불가라며? 관객이 많이 안 드는 것 아니냐’며 걱정했어요. 마음을 비우기도 했고 이번 영화 자신 있어요.”
이성민은 ‘바람 바람 바람’뿐 아니라 올해 ‘목격자’ ‘공작’ ‘마약왕’까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스릴러·첩보극·범죄물 등 장르도 다양하다. 작품마다 배역에 몰입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 잡은 그이기에 변신이 기대된다. 이성민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어 힘들다고 했다.
“집에 있으면 배가 나와요. 운동도 너무 싫어하죠. 배 나온 아저씨 역할을 하고 싶지만, 그 이후에 또 다른 역할을 하려면 살을 빼야 하잖아요. 이 나이에 삼시세끼를 못 먹고 사는 게 힘들긴 하죠. 하지만 배우의 숙명이죠. 노출되는 이미지가 있으니 카메라 앞에선 배에 힘을 주고 턱을 당겨요.”
이성민은 올해 51세. 젊은 세대들이 ‘꼰대’라고 부르는 나이가 됐지만 그는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덜 꼰대’가 되는 것 같다며 여유롭게 웃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것을 구분하게 됐어요. 젊을 땐 ‘내가 못하는 게 어디 있어’라며 자신감이 넘쳤는데 나이가 드니 ‘나보다 다른 배우가 더 잘 어울릴 거야’라는 생각도 하죠. 돌아보면 예전에는 이기적이었어요. 제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거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요즘엔 절 많이 내려놓게 됐어요. 욕심도 줄이고요. 오히려 나이가 들면서 덜 꼰대가 되는 느낌이랄까. 하하.”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배우 이성민이 오는 5일 개봉하는 영화 ‘바람 바람 바람’에 대한 자신감과 함께 이렇게 말했다. 영화는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둥이 석근(이성민)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한 봉수(신하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송지효) 앞에 치명적 매력의 제니(이엘)가 나타나면서 이들의 관계가 꼬이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성민은 과거 롤러코스터 디자이너였지만 현재 제주도에서 택시를 운전하는 석근 역을 맡았다. 여러 여자와 불륜 관계를 유지하면서 아내에게는 다정하게 이벤트를 해주는 모습을 능청스럽게 연기한다. 일련의 사건으로 감정의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는 특유의 무게감 있는 연기로 영화에 힘을 싣는다.
“비호감이죠. 불륜 저지르는 걸 자랑하는 철부지에 허세만 가득한 인물입니다. 그가 영화 중후반부에 들어서며 변화해요. 초반의 가벼웠던 모습을 지우고 신뢰를 얻어야 했기에 고민을 했습니다. 근본적으론 바람둥이 기질이 있지만 그걸 자제하며 평범하게 살고자 하는 인물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영화에선 바람둥이지만 실제로는 사랑꾼인 그다. 결혼생활 19년 차인 그는 신뢰와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성향이 다른 사람을 만나면 잘 사는 것 같아요. 연애할 땐 비슷한 사람이 좋겠지만 결혼은 장기전이잖아요. 서로 보완해주는 역할이 좋은 것 같아요. 결혼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신뢰와 믿음이죠. 사랑은 기본이고요.”
“제가 위엄 있는 큰 오빠의 역할이었고 신하균은 공부는 잘하지만 차려주지 않으면 밥도 안 먹는 둘째였어요. 두 오빠들을 위해 밥을 해주고 치워주는 사람이 셋째 송지효, 늘 서울에 가고 싶어 하는 막내가 이엘이었죠. 이병헌 감독님은 서울 사는 사촌오빠 역할이었어요. 정말 잘 어울리지 않나요? 하하.”
이성민은 전작 ‘보안관’(2017) 이후 현장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다고 했다. 당시 그는 김성균·조우진·배정남 등 동성의 배우들과 살을 맞대고 우정을 쌓았다. 그는 이런 분위기가 영화에도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덕분에 ‘바람 바람 바람’ 현장에서도 먼저 나서서 후배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고 했다.
“어둡고 무거운 영화라면 말이 달라지겠지만 즐거운 영화를 촬영할 땐 현장도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안 그래도 힘든 현장인데 서로 얼굴 붉히면 안 좋잖아요. 게다가 제가 나이가 많아서 먼저 다가가야 한답니다. 후배들은 불편해서 그런지 먼저 말을 안 붙이더라고요. 하하.”
이성민은 ‘보안관’ 개봉 당시 “이렇게 계속 연기 생활을 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라며 주연의 무게감에 대해 토로한 적이 있다. 영화 개봉을 앞두고 초조한 마음에 힘들었다는 것. 이 과정에서 그는 내려놓는 법을배웠다며 웃었다.
“마냥 애쓴다고 흥행이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개봉할 때마다 힘들어하고 마음 줄이니까 고등학생 딸이 ‘이번 영화, 청소년 관람불가라며? 관객이 많이 안 드는 것 아니냐’며 걱정했어요. 마음을 비우기도 했고 이번 영화 자신 있어요.”
이성민은 ‘바람 바람 바람’뿐 아니라 올해 ‘목격자’ ‘공작’ ‘마약왕’까지 개봉을 앞두고 있다. 스릴러·첩보극·범죄물 등 장르도 다양하다. 작품마다 배역에 몰입하며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 잡은 그이기에 변신이 기대된다. 이성민은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어 힘들다고 했다.
“집에 있으면 배가 나와요. 운동도 너무 싫어하죠. 배 나온 아저씨 역할을 하고 싶지만, 그 이후에 또 다른 역할을 하려면 살을 빼야 하잖아요. 이 나이에 삼시세끼를 못 먹고 사는 게 힘들긴 하죠. 하지만 배우의 숙명이죠. 노출되는 이미지가 있으니 카메라 앞에선 배에 힘을 주고 턱을 당겨요.”
이성민은 올해 51세. 젊은 세대들이 ‘꼰대’라고 부르는 나이가 됐지만 그는 오히려 나이가 들수록 ‘덜 꼰대’가 되는 것 같다며 여유롭게 웃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것을 구분하게 됐어요. 젊을 땐 ‘내가 못하는 게 어디 있어’라며 자신감이 넘쳤는데 나이가 드니 ‘나보다 다른 배우가 더 잘 어울릴 거야’라는 생각도 하죠. 돌아보면 예전에는 이기적이었어요. 제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 거라는 것을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요즘엔 절 많이 내려놓게 됐어요. 욕심도 줄이고요. 오히려 나이가 들면서 덜 꼰대가 되는 느낌이랄까. 하하.”
현지민 기자 hhyun418@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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